최형옥/환경부 수도정책과


정화된 수돗물 그대로 마셔

수도운영 효율화 위해 소규모 수도시설.수도사업자 통합 관리

환경부 수도정책과 최용철 과장을 비롯해 지자체 물 담당 간부공무원 등 16명은 지난 5월 18~26일까지 9일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 4개국의 상수도 시설을 둘러보았다.
이번 선진 4개국의 상수도 시설 견학은 △지방자치단체 물 담당 간부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유럽 선진국의 상수도 시설을 견학함으로써 자기 업무 개발과 능력 향상의 기회 제공 △상수도 시설의 선진기술 동향을 파악, 국내 적용가능성을 검토하여 국내 상수도 기술의 발전 도모 △수도사업(물) 시장 개방에 대비한 외국의 물 산업 민영화 현황 등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Amsterdam Water Supply) 정수장, 독일 비스바덴(Wiesdaden Water Supply) 정수장, 독일 뒤셀돌프 건설부 주택국(상수도관 관리 및 부식방지 실태), 프랑스 파리 CME 및 리옹 Call Center(통합 감시 시스템 구축.운영), 프랑스 파리 메리스와즈(MERY-SUR-OISE) 정수장 등을 방문하여 이들 국가.도시의 상수도 정책과  첨단 상수도 시설 등을 견학했다.

   
▲ 환경부 수도정책과 최용철 과장을 비롯해 지자체 물 담당 간부공무원 등 16명은 지난 5월 18∼26일까지 9일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 4개국의 상수도 시설을 둘러보았다.

■  암스테르담 정수장 방문(5. 19) 

우리 일행이 유럽에 도착하여 제일먼저 찾은 곳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Amsterdam Water Supply) 정수장이다. 네덜란드는 물은 많지만 수자원이 취약한 나라이다. 에스코강과 뫼즈강은 벨기에를 통해 프랑스로부터 흘러오고 엠스강은 독일에서 흘러온다. 특히 라인강은 스위스와 독일의 넓은 지역과 알사스와 로렌 지방의 물을 흡수하고 이곳으로 흘러 들어와 거대한 삼각주를 이룬다. 그만큼 주변국들에게 의존도가 높아 상류에서의 오염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네덜란드가 취수 지역을 매우 엄격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을 해변 근처 사구 지하에 저장하는 것과 같은 자원절약형 정책을 개발한 것도 이 같은 자연 여건 때문이다.

실제로 잔드부르트와 노드바이커하우트 사이에 있는 암스테르담 서쪽의 해안 모래언덕에 위치한 암스테르담 정수장은 3천400ha에 달하는 하나의 거대한 인공 자연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과 인근 위성도시 100만 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이 정수장은 내륙에 있는 우트레흐트에서 55km의 파이프를 통해 끌어온 더러운 라인강 물을 예전에 호숫물 등을 끌어쓰는데 사용했던 40여 km의 인공 운하를 통해 86ha에 달하는 모래밭 지대를 통과시켜 그대로 마실 수 있도록 자연정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물은 사구를 통과해 다시 지하수로 유입되어 취수되는데 2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모래밭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필터와 2개월 분의 물을 저장하는 탱크 등의 기능을 한다. 라인강 물에는 침전물이 20.1mg이 포함되어 있지만 모래밭 지대를 통과하면 0.1mg으로 줄어든다. 라인강 원수는 몇 개국을 거쳐 흐르는 동안 심하게 오염되지만 암스테르담 시민들은 이렇게 정화된 상태의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

  네덜란드 수도사업 현황

․ 연간 생산량 : 1,200백만㎥
․ 수 원 : 지하수 2/3, 지표수 1/3
․ 정수장 수 : 238개
․ 관로 길이 : 110,000㎞
․ 종사자 수 : 6,800명
․ 평균 물값 : 1.35EUR/㎥(약 1,900원/㎥)
․ 1인 1일 평균사용량 : 130pcd(최근 123pcd)
․ 급수보급률 : 98%
․ 총매출액: 1,570백만 EUR(약 2,조1980억원)

네덜란드의 수도 사업은 시설 자동화로 종사 인력이 감소 추세에 있다. 급수 사용량 130ℓ의 80%를 차지하는 사용량이 세탁수, 샤워수 등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인구 감소 추세는 없으나 절수기기 및 세탁수 등의 감소로 소비량은 감소 추세에 있다. 국가의 수도사업 관리 형태는 △중앙정부(주택환경부․교통부) △12개 주 △486개 시 △26개 지역 물 관리 water board 등으로 되어 있다.

레지오넬라 병원균 관리 ‘엄격’

네덜란드 주택환경부(VROM)는 적은 국토이며 인구밀도가 높은 네덜란드의 토지, 주택 및 환경에 관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부서이다. 주택환경부의 직원은 4천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은 네덜란드의 국토와 환경문제에 대하여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부서는 크게 토지, 주택 및 환경의 3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 외에도 정부청사의 계획, 건설 및 관리에 관한 책임도 지고 있다.

주택환경부의 주요 정책방향은 관련된 사회적 요인, 기술적 요인 및 정치적 요인의 조화를 통한 정책 결정뿐만 아니라 타 부처, 지방정부, 사회조직 및 NGO 등과도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국토 관련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주택환경부는 수돗물 생산과 급수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상수도 사업의 효율화를 위하여 1984년 National Drinking Water Directive를 만들어 급수인구 10만 명 이상을 기준으로 수도사업자를 합병 시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수도사업자 수는 1930년~1940년대 230여 개나 되는 다양한 형태의 상수도 사업자가 존재했으나, 국가와 주가 지속적으로 사업자간의 자발적인 통합을 유도하여 2005년 현재 급수인구 10만 명 이상을 기준으로 한 13개 수도사업자로 축소되었다.

네덜란드는 또 정부에서 관리하는 Limited liability company를 설립했다. 이 회사에서 관리하는 상수도 시설의 소유는 주(洲), 시(市)이며, 상수도 공급시설의 운영․관리는 민간 사업자가 위탁을 받아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1977년 이후 수질관리, 서비스, 비용, 환경 등 벤치마킹에 의한 운영효율화로 약 9%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네덜란드의 주요 먹는 물 정책의 이슈는 △먹는 물 공급의 안전성 △레지오넬라 병원균 관리 △운영효율화를 위한 벤치마킹 △농업을 위한 농약 사용 문제 △수자원 보호 △수도 예산관리의 투명성 등이다.

또 물 산업을 위한 법 체제로는 1975년 ‘Water Supply Act’를 제정했으며, 2000년 수정법을 발효하여 △먹는 물의 수질기준, 수질보증, 관리 강제사항을 규정 △먹는 물 산업 분야의 재편 △수도 생산 시설의 자원, 업무의 계획 △먹는 물 시설의 보호 △먹는 물의 레지오넬라균으로부터의 보호 규정 △수질 Guide lines의 조사 △수도사업자 관리 등을 해오고 있다.

네덜란드의 상수도 시설 소유자는 시 또는 주 정부이며, 공업용수 시장은 시장 경제의 원리에 따라 완전 자유화되어 있고, 수돗물 요금의 가격에 관한 규정은 영국 모델을 참고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먹는 물을 소독하지 않고 공급하여 맛(정수의 좋은 맛), 건강(THM 등 소독부산물, 농약, 질산염 미포함), 위생(염소투입 없이 생물학적으로 안전성 유지), 경제성(수돗물이 먹는 물임) 등에서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워터저널 창간 1주년특집호(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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