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여과기 진출 적기…파트너십 통해 시장 확대 모색

유럽의 대표적 물 부족 국가로 꼽히는 스페인이 수처리기술 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전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으로 가까운 미래에 수처리산업이 신성장산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큰 해수담수화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스페인 해수담수화 기업은 막(Membrane)을 이용한 역삼투(Reverse Omosis) 기술을 주로 사용했으며 이에 필요한 여과기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수입해 왔다. 그러나 대체로 공공기업이 운영하는 스페인 수처리 플랜트는 최근 정부의 긴축재정 여파로 비용 절감을 위해 일본산 또는 미국산 여과기의 대체상품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시점이 우리나라 기업의 스페인 시장 진출 적기로 판단되는 만큼 국내 기업은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및 운영분야에 있어 선두에 있는 스페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스페인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강수량이 655㎜로 EU에서 가장 건조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 스페인의 강수량은 세계 강수량 연평균치인 880㎜에도 못 미치며 1천245㎜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스페인 환경부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도 강수량이 가장 적은 지역은 지중해 연안에 있는 안달루시아, 무르시아, 발렌시아 등이며, 이들 지방의 지난 10년간 평균 댐 수위는 43%, 13%, 28%로 물 부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페인은 오래 전부터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는 물론 수질개선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수처리산업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특히, 스페인 정부의 수처리 플랜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에 힘입어 Agbar, FCC(Aqualia), OHL 그룹 등 수처리 시설관리 및 플랜트 관련 유수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유럽 수도·수처리서비스연합협회(EUREAU, European Federation of National Associations of Water & Wastewater Services)에 따르면 스페인의 상수도 및 수처리 서비스산업은 지난 2008년 기준 연간 약 40억 유로 규모이고, 종사자 수도 2만3천700명에 육박했다. 특히, 스페인 내 수처리 플랜트가 전국적으로 1천720여 개로 집계됐으며 수처리 관련 기업은 총 1천75개 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72%가 공기업, 13%가 민간기업, 15%가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혼합형태로 운영된다.

스페인의 상수도 취수량은 연간 370억㎥에 달하며, 1인당 연간 취수량은 2천267L이다. 현재 총 취수량의 82%는 강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15%는 지하수, 3%는 바닷물을 담수화해 조달하고 있다. 상수도 소비는 농업용이 65%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며, 그 다음으로는 냉각수용 16%, 가정용 9%, 기업용 4% 순으로 이용된다.
 
스페인은 물의 양적·질적 향상을 위한 수질 개선, 수 자원 개발 등 수처리 전반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해수담수화 산업을 선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인은 이미 1964년 유럽에서 최초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Canaria섬에 설치한 바 있으며, EU 국가 중 전체 취수량 대비 해수담수화 비중이 섬나라인 키프로스와 몰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현재 스페인에는 700여 개가 넘는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설치돼 운영 중이며, 해수 담수화를 통한 취수량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3.4h㎥/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지속된 물 부족현상으로 스페인 정부는 총 39억 규모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Pragrama A.G.U.A(물 프로젝트)를 실시했으며 지난 2004∼2008년에 걸쳐 Canaria군도 중심으로 설치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지중해 연안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증설을 통해 해수담수화의 취수량은 지난 2000년 0.7h㎥/일에서 2009년 3.4h㎥/일로 급증했다. 

▲ 스페인 연도별 해수담수화 공급추이

MIT가 발간하는 과학저널 『Technology Reivew』에 따르면, 스페인은 수처리 관련 세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보다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및 운영 기술에 있다고 밝혔다.

해수담수화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스페인 기업으로는 Pridesa(2006년 Acciona Agua에 합병), Inima(OHL의 자회사), Befesa(Abengoa의 자회사), Cadagua(Ferrovial의 자회사), Sadyt(Sacyr의 자회사), Aqualia(FCC의 자회사), Grupo Seta 등이 있다.

▲ 대표적인 스페인 해수담수화 기업 현황(자료원 : KBC 자체조사)

스페인 담수화 및 수자원재활용협회(AEDYR)에 따르면, 스페인 주요 해수담수화 기업의 해수담수화를 통한 일일 취수량은 세계 전체 6천280만㎥ 중에서 2천3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페인 기업들은 새로운 플랜트의 건설과 운영뿐만 아니라 이미 건설된 플랜트를 유지·보수하는 기술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5년 미국의 대형 담수화 플랜트인 Tampa Bay의 개보수 공사를 스페인 기업인 Pridesa사가 미국의 American Water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수주한 바 있다. <이지희 기자>

[자료제공= 홍정아 KOTRA 마드리드KBC/clara@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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