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범 산업부장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를 위해 애써 주신 모든 지역주민 여러분!

어제 경주, 군산, 영덕, 포항 4개 지역에서 실시된 주민투표결과, 지난 19년간 표류해 왔던 원전수거물센터, 소위 방폐장 후보부지가 마침내 경주시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먼저 후보지역으로 선정된 경주시민 여러분은 물론 그동안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합을 벌여온 군산, 영덕, 포항지역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축하, 그리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송웅재 군산시장대행, 김병목 영덕군수, 정장식 포항시장, 백상승 경주시장, 그리고 강현욱 전북지사님과 이의근 경북지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부지선정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동의와 지역주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이에 따라 금년에는 방사성폐기물을 고준위와 중저준위로 분리하여 안전성을 확보하였고, 주민투표 제도를 도입하여 절차적 민주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였으며, 특별법을 제정하여 경제적 지원을 보장하였습니다.

국가의 미래와 지역발전이 걸린 중요한 국책사업을 주민투표를 통하여 결정하는 데 대해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가적 난제를 국민과 정부가 하나되어 오랫동안 묶여있던 매듭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과 갈등해결의 모범적인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중요한 뜻이 있다고 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많은 국가에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끊임없는 외풍과 민족분단 그리고 전쟁 속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짧은 기간 동안 실질적 민주화를 이룩한 것은 어려운 고비마다 현명하게 판단해 온 우리 국민들의 저력에 힘입은 바 큽니다.

이번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역시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민투표를 통해 지역주민 스스로 국책사업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민자치 10주년」을 맞아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전기를 마련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주민투표 과정에서 지역 간, 그리고 견해를 달리하는 주민들 간의 오해와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기에 겪었던 갈등은 보다 안전한 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진통이자 교훈이었으며,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해 나가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찬성과 반대로 대립해 왔던 주민들과 각종 단체가 반목과 갈등을 털어버리고 밝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하나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부지가 주민들의 손으로 최종 선택된 만큼 다수의 민의가 부정되거나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부는 흔들림 없이 특별법에 보장된 대로 더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시설로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와 함께 국가적 난제 해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군산, 영덕, 포항, 경주지역의 발전을 위한 우리 모두의 지혜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국가 균형발전의 틀내에서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의 개발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이번 방폐장 부지선정을 거울삼아 앞으로 모든 후속사업도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리하여 훗날 후손들에게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오늘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던 일들이 최선의 길이었다고 평가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유치를 위해 노력해주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공정한 주민투표 관리와 질서유지를 위해 애써주신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청,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 주신 부지선정위원회, 그리고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 11. 3
산업자원부장관 이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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