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을 비롯한 전국 해안의 모래가 파도에 휩쓸려 나가는 해안침식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 강릉의 한 중소업체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블록을 개발, 관심을 끌고 있다.

강릉에서 철근콘크리트, 레미콘 등을 생산하는 강원실업㈜은 최근 너울성 파도인 파랑(波浪)을 줄이면서도 모래가 쓸려나가지 않고 바닷물 교환까지 가능한 해안침식 방지블록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마쳤다고 1월26일 밝혔다.

해안도로와 해안 건축물 등으로 말미암아 모두 20곳에서 해안 침식이 발생하고 있는 강원 동해안의 경우 강릉 소돌해변은 1년6개월 사이 백사장의 폭이 21.37m에서 6.61m로 감소하는 등 해안침식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이 업체가 개발한 블록은 그동안 해안침식 방지에 사용한 일명 ‘삼발이’로 불리는 테트라포드(TTP)와 달리, 가로 3.4m, 세로 2.4m, 높이 1.7m, 중량 28.8t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어 아래와 위, 옆 등 블록 간 결합이 손쉽다.

또한 구조물이 바닷물 밖으로 나오지 않아 해수면의 조망권 확보가 가능하고 삼발이 공법보다 경제성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바닷물과 물고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구조물에 구멍이 뚫려 있고 가로로 된 긴 홈도 있어 파도의 유속을 현격히 줄이면서도 파도에 밀려 들어온 모래가 다시 휩쓸려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해안해양공학회에서도 구조물을 설치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해안선의 침식을 줄이거나 완화하고 세굴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삼발이와 달리 10% 이상 경제성이 있고 모래가 90% 이상 유지되는 등 입증을 마쳤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파랑의 반사율과 전달율도 삼발이보다 평균 24%와 20%의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는 “비록 좋은 제품을 개발했지만 중소업체인데다 실제 현장에 사용한 사례가 없어 해안침식 현장에서 아직은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해안침식 현장에서 실제 실험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권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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