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플랜트 기술력과 싱가포르의 금융이 만나 해외 플랜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금융강국인 싱가포르와의 협력으로 플랜트 사업 금융난을 타계하고 싱가포르 플랜트 업체에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장관 최중경) 김정관 차관은 지난 9월7일 싱가포르 국제기업청 부청장(CHUA Taik Him)과 ‘제3국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공동 협력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은 싱가포르 플랜트 기업들에게 세계적인 한국의 플랜트(EPC) 업체들과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싱가포르는 우리 금융기관들과 함께 한국의 플랜트 프로젝트에 투·융자하는 것이 이번 협력의 골자다. 이를 통해 우리 정부는 플랜트 기업들의 금융난에 물꼬를 트고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 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의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OU 체결에 앞서 김정관 차관은 “우리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은 엔화의 저리융자 혜택을, 독일·프랑스는 유럽계 은행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플랜트 실물과 금융을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되, 단기적으로는 싱가포르와 같은 금융강국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양국은 ‘한·싱 플랜트·금융협력 위원회(MKE-IE Singapore Roundtable)’를 구성하고, 한국과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양국의 플랜트 업계 및 금융업계가 연 4회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MOU 체결과 함께 개최된 1차 회의(Roundtable)는 양국의 플랜트업계·금융기관에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우리 측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두산중공업, 코오롱워터, STX중공업 등 건설사와 산업은행, 하나은행, 대우증권 등 금융사가 참여하고 싱가포르 측에서는 싱가포르개발은행과 HSBC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GS건설과 STX중공업 등 우리측 플랜트 기업들은 양국간 협력이 유망한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뒤이어 양국의 플랜트 업체·금융기관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비즈니스 매칭세션을 가졌다.

이에 따라 2∼3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양국 업계가 참여하는 T/F가 구성될 예정이며 양국 정부는 중매인(Matchmaker) 역할과 해결사(Trouble Shooter) 역할을 통해 프로젝트의 성공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STX중공업 박병도 상무는 “오늘 축적한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싱가포르 금융기관 및 플랜트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플랜트 금융난의 물꼬를 터보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오세일 부행장은 “국내 시중은행들이 IB(Investment Bank)로의 성장을 꾀하는 현 시점에 테마섹(Temasek) 등 세계 유수의 싱가포르 금융기관들과의 협력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산업자원협력실을 중심으로 우리기업들의 해외 플랜트·자원 프로젝트 및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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