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브라운 소장의 신간
원제: World on the Edge : How to Prevent Environmental and Economic Collapse 

▲ 레스터 브라운 | 역자 : 이한음 | 출판사 : 도요새 | 248쪽 | 값 15,000원

2009년 초, 영국 정부의 수석 과학 자문관인 존 베딩턴은 세계가 2030년이면 식량 부족, 물 부족, 석유값 폭등이라는 ‘최악의 폭풍(perfect storm)’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뒤 영국 지속 발전 위원회의 전직 의장인 조너선 포리트는 『가디언(Guardian)』지에 베딩턴의 분석에 동의하지만 시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위기가 2030년이 아니라 훨씬 이른 2020년에 닥칠 것이며 그것이 결코 돌이킬 수 없을 ‘궁극적인 퇴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딩턴과 포리트의 이런 평가는 두 가지 주요 의문을 낳았다.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살아간다면, 세계 문명이 해체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문명을 구할 수 있을까? 이다.
『앵그리 플래닛』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 저자는 ‘완벽한 폭풍’이나 ‘궁극적인 퇴보’가 어느 때라도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작물을 말라비틀어지게 하는 열파와 대수층 고갈에 따른 물 부족이 결합되어 일어나는 유례없는 수확량 감소로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곡물 생산량 감소로 식량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고, 곡물 수출국은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게 될 것이며, 각국은 자국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에만 몰두할 것이다. 그런 세계에서는 국제 경제 체제와 금융 시스템의 토대인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앵그리 플래닛』은 이렇게 세계 경제를 잠식하고 있는 많은 환경 추세를 역전시킬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늦지 않게 경제를 재편함으로써 쇠퇴를 피하려면 전시(戰時)에 맞먹는 속도로 대규모 동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이 대규모 재편을 ‘플랜 B(Plan B)’라고 부르며 플랜 B 전환의 토대가 되는 정책적 주춧돌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소득세를 낮추고 기후변화와 공기오염 같은 화석연료 연소의 간접비용을 화석연료 가격에 포함시켜서 탄소 배출에 따른 세금을 높이는 쪽으로 세제를 재편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21세기의 안보를 재정의하는 것이다. 
그는 이제 우리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이 무장 침략이 아니라 기후변화, 인구 증가, 물 부족, 빈곤, 식량 가격 상승, 국가 파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과제는 안보를 개념 측면에서 재정의하는 것만이 아니라, 플랜 B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옮길 수 있도록 재정 우선 순위를 재할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림 복원, 토양 보전, 어장 복원, 보편적인 초등 교육, 전 세계 여성을 위한 생식 보건(reproductive health) 및 가족계획 사업 등이 이런 플랜 B의 목표에 포함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상 유지를 원하는 화석연료와 방위 산업 분야의 기득권자들은 강한 힘을 발휘하겠지만, 위험에 처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미래’라며 플랜 B의의 실현을 위해 각자가 엄청난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워터저널』 2011.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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