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평균 21톤의 상수 대체 매월 72만원 절약 효과

산성비·냄새·중금속에 의한 영향 없어…화장실 용수로 적합



UNEP-SNU 빗물연구센터 한무영 소장과 김영완(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석사과정), 김용인씨(서울대 시설관리국) 등 3명은 서울대 기숙사에 설치된 빗물 이용시설의 최근 2개월간의 운전 자료와 경험을 공학적으로 분석, 앞으로 빗물이용시설의 설계나 운전시 제언이나 물 정책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를 발표했다. 실제 빗물 이용장소에서 수량 및 수질모니터링 결과와 빗물 이용시설 설치상 및 유지관리상의 문제점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designtimesp=10201>



2003년 11월에 준공된 서울대학교 기숙사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빗물 이용시설을 만들어 화장실과 조경에 사용하는 시스템을 선택하여 가동에 들어갔다. 설계 당시에는 중수도를 계획하여 화장실 용수로 공급하고자 하였으나 빗물 이용시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공 중에 설계를 변경하여 건물 4동 중 2동은 빗물을, 나머지 2동은 중수를 이용하는 것으로 하였다.



4월부터 2개월간 모니터링

지난 4월에 내린 빗물을 받아서 4월 27일 빗물 이용시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빗물 이용시설 2동의 수용가능 인원은 420명, 수세변기수는 70개이었고, 중수 이용시설 2동의 경우 수용가능 인원은 582명, 수세변기수는 97개이었다.
서울대 기숙사 빗물 이용 시스템은 상수 사용량의 절감, 홍수방지, 비상시의 수원확보, 교육 및 연구에 목적이 있으며, 실제 주거지역에서 처음으로 빗물을 화장실 용수로 이용된다는 점, 중수와 계곡수까지 연계되어 있다는 점, 신·증축되는 빗물 이용시설의 설치에 좋은 예가 될 수 있어 의의가 깊다.

서울대 기숙사의 빗물 이용시설은 집수시설, 운반시설, 처리시설, 저류시설, 펌프시설, 모니터링시설과 수세변기로 구성되어 있다. 집수 면적은 A동 547㎡, B동 762㎡, C·D동 789㎡이었으며, 계곡수 운반시설은 65A DC관 및 65A 스테인리스 스틸과 기숙사 건물의 운반시설 100A PVC 및 250A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하였다. 또 처리시설(Voumenfilter VF6)의 경우 연결관 구경은 250mm, 필터 그물망 크기는 0.55mm, 유입수의 90%만 필터 통과하고 나머지 10%는 배수되게 설계되었다. 펌프시설은 빗물 저장조 내 펌프 2대와 화장실 공급펌프 3대를 설치하였으며, Cross Connection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고 빗물이 부족할 경우에는 상수를 공급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모니터링시설은 빗물 저류조 및 중수조의 low 및 high alarm 제어와 시상수도, 빗물, 중수에 설치된 meter기의 유량감시(6개소)를 모니터링 했다.

수량 모니터링 결과 세면 용수로는 하루평균 1인당 170ℓ(89%)를 사용하고 화장실 용수로는 21ℓ(11%)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세변기 1회 사용량이 6ℓ를 감안하여 하루 평균 3.5회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절수형 수세변기 사용과 주간 옥외생활로 인하여 일반가정의 1인 급수 사용량 362ℓ 중 세면 및 화장실 용수 사용량 비율이 각각 32%와 18%와 비교하여 화장실 용수 사용량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름방학 중에는 학기 중보다 세면 및 화장실 용수 사용량이 하루평균 3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용수 중 세탁, 화장실 용수, 세차 및 조경 용수 등 인체와 접촉이 없는 용도에 한하여 빗물을 사용할 수 있다. 서울대 기숙사에서는 2004년 4월 27일부터 C, D동 화장실 용수로 빗물을 공급하기 시작하여 2개월 동안 360톤, 하루평균 6톤의 빗물이 상수를 대체하고 있고 최대 30∼40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전체 공급량의 7.3%를 대체한 것으로 상·하수도 요금과 물이용부담금 1천100원을 감안하면 매달 20만원을 절감한 효과를 나타낸다.


황사·분진·꽃가루도 쉽게 제거

또한 중수 대신 상수를 공급하고 있는 A, B동 화장실에 빗물을 공급하면 하루평균 21톤, 전체 공급량의 11%를 대체할 수 있고 최대 9∼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달 72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양이다. 4월부터 현재까지 전체 동에 빗물만으로 화장실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9월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기숙사의 빗물 이용 시스템은 관악산 계곡수와 연계되어 있어 비가 그친 후에도 얼마동안 빗물이 저장조에 유입하여 빗물이용 효율을 증대시키고자 하였으며, 만수가 되어 하수도를 통하여 버려지는 빗물을 A, B동 화장실 용수로 공급하는 중수조로 보내어 빗물 이용효율을 증대시키는 한편 중수 시스템의 유지관리 비용을 저감코자 하였다. 현재는 연구목적으로 지붕면만을 집수하여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 두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상수를 대체할 수 있는 빗물양은 훨씬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빗물 저장조로 유입되는 물질은 매년 5∼10월까지 약 6개월 동안에 나타나는 꽃가루, 3∼5월 사이 동안의 황사, 대기 중에 부유하면서 우기시 빗물에 함유되어 떨어지는 분진이 있다. 특히 5월에 다량 유입되는 송홧가루는 저장조에 유입되자마자 수면으로 부상한다. 그러나 저장조 바닥면 부근에 위치한 취수구를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용수의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한 본 기숙사의 빗물 저장조는 두 개의 지로 나누어져 있다.

한 쪽에는 유입구, 다른 쪽에는 유출구가 있어 저장조 바닥면의 수중 오리피스를 통해 유출구 쪽으로 빗물이 이동한다. 유입된 송홧가루는 부상하게 되고 수위가 오리피스의 높이보다 높아 부상된 송홧가루는 유출구 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유입구에만 머무르게 되어 두 개 지로 나누는 것은 송홧가루 확산 방지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황사입자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1∼10㎛이고 분진은 0.01∼1백㎛이다. 황사와 분진의 경우 빗물과 함께 저장조로 유입되면 12㎛ 이상의 입자들은 침전을 통하여 빨리 제거되고 이하의 입자들은 저장조 내에 부유상태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개지에서의 부유상태 입자수를 비교해 볼 때 왼쪽지에 비해 오른쪽지에서 극히 감소하는 것으로부터 입자들이 부유상태에 있기 때문에 바닥면에 위치한 오리피스를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대 기숙사의 빗물 이용 시스템 모니터링 결과 산성비는 지붕면과 배관을 지나면서 pH가 증가하여 저장조에 유입되기 전 pH 범위는 6.5∼9.0이고 저장조에 저장된 빗물의 pH 범위는 6.8∼8.4이었다. 빗물의 pH가 증가하여 주로 약알칼리성을 띄는 이유는 학교가 관악산에 위치하여 서울 도심부보다 대기 중에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이 적고 대기 중과 옥상면, 배관의 분진과 혼합되어 pH를 높일 뿐만 아니라 저장조에 유입되기 전 콘크리트 맨홀을 거치면서 콘크리트에서 CaCO3 성분이 용출되어 알칼리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뀐 약알칼리성 빗물은 저장조에 저장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중성화가 되어 pH 7.0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빗물을 이용하는데 산성비로 인한 영향은 전혀 없다.


신축 건물 설계시부터 반영해야

빗물 이용에 있어서 색과 냄새는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민감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배관을 타고 내려오는 오염물질은 꽃가루, 황사, 분진 외에도 나뭇잎, 학생들이 옥상에서 버린 쓰레기들이 있지만 0.55mm 이상의 오염물질들은 저장조로 유입되기 전 필터를 통해 제거되기 때문에 이하의 입자들 즉, 꽃가루, 황사, 분진만이 저장조 안으로 유입된다.

받은 빗물의 탁도는 10.6∼207 NTU로 넓은 범위를 갖지만 저장조에 모아진 빗물의 경우 1.35∼2.35 NTU로 일정한 범위로 나타났다. 5월 한달 받은 빗물의 탁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꽃가루의 유입에서 기인된 것이며, 나머지 달의 탁도는 분진과 황사의 영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입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상 및 침전을 통해 제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빗물이 화장실 용수로 공급되는 가구에서 거주하는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냄새 문제는 없었으며 장기간 사용했을 때 스케일 발생 문제는 36.7%였고, 나머지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스케일은 우기에 발생되지만 1∼2주 간격의 주기적인 청소로 인해 쉽고 깨끗이 지워지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 용수는 음용수만큼 깨끗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빗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학생들의 의견이었다.

특히 황사나 분진에는 알루미늄(Al), 철(Fe), 칼륨(K), 나트륨(Na), 아연(Zn)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대기 중과 옥상면에서 빗물과 만나 함께 저장조로 유입된다. 우선 빗물의 용도가 음용수가 아닌 화장실용수로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빗물 저장조 내 빗물을 대상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알루미늄(Al), 비소(As), 크롬(Cr), 구리(Cu), 카드늄(Cd), 철(Fe), 망간(Mn), 납(Pb), 아연(Zn)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모든 항목에 대해서 음용수 수질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농도가 감소되는데 침전을 통하여 제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대 기숙사에서는 중수도 시스템만을 계획하여 화장실 용수로 공급하고자 하였지만 시공 중 설계를 변경하여 빗물 이용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철저한 현장조사를 하지 않아 월류 및 배수시 자연유하식 레벨을 맞추지 못하였다. 그래서 빗물이 저장조로 유입되기 전 맨홀을 두어 인위적으로 레벨을 맞춘 결과 공사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필터 박스에 모인 빗물을 인위적으로 배수시켜야 하는 등 유지관리측면에서도 어려운 점을 낳았다. 따라서 설계부터 빗물이용시설이 계획되어 철저하게 현장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이런 문제들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빗물 이용시설 기준 설정 필요


빗물 이용시설 설치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크기 및 재질의 배관을 설치해야 되는지 등의 빗물이용시설에 관한 기준 즉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로 서울대 기숙사 빗물 이용시설에 높은 안전율을 둔 배관 사용 및 필요 없는 배관설치로 공사비가 증가하였다. 또한 우기시 상황에 맞지 않는 자동밸브 설치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은 적도 있었으며 교체된 자동밸브의 오작동으로 과다 유입된 적도 있었다.

모든 건물에는 안테나가 있다. 새는 안테나를 휴식처로 사용하면서 빗물 집수구역인 옥상면에 분비물을 배출하여 빗물의 수질을 변화시킨다. 실제로 옥상에 분비물들이 관찰되면서 모은 빗물에서 대장균군과 분원성 대장균군이 잇따라 검출되었다. 빗물이 화장실 용수로 사용되기 때문에 대장균군이 검출되어도 무방하지만 미생물의 호흡으로 인하여 용존산소를 감소시켜 혐기성 상태로 전환시키는 2차적인 영향을 예방하기 위하여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모니터링 결과 용존산소가 감소하는 도중 강우로 인하여 증가하고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여 혐기성 상태로 전환되지 않았고 앞으로 상수가 공급되고 있는 중수조에 빗물을 공급하면 저장조에 모아진 빗물이 전부 사용되는 기간(최대 9∼10일)에 비해 용존산소가 감소하는 기간이 길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의 접근을 피해 빗물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 안테나의 형태를 고려하거나 안테나 부근에 떨어지는 빗물을 빗물 집수배관과는 따로 우회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빗물 이용시설이 설치된 건물의 용도는 대학원 기숙사이다. 그래서 다른 빗물 이용시설과는 달리 옥상은 학생들의 흡연 및 음주장소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오염물질인 꽃가루, 황사, 분진 외에도 쓰레기들이 옥상면을 오염시키고 강우시 저장조로 유입되지만 유입전 필터를 거치면서 0.55mm를 초과하는 물질들은 제거되고 이하의 물질들만 유입된다.

또한 저장조에 모아진 빗물에서 암모니아성질소와 질산성질소가 검출되었고 그 농도가 봄철에 높은 것은 학생들이 음주 후에 방뇨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질소농도는 자연적으로 제거되지만 이는 용존산소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고농도의 암모니아성질소가 유입된다면 용존산소 감소에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옥상면 관리 및 안내표지판 부착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와함께 서울대학교는 관악산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봄철에서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옥상면에 벌레들이 증가하였고 강우시 벌레들은 빗물과 함께 저장조에 유입되지만 필터를 거치면서 제거되었다. 제거된 벌레들은 필터초과 유출수와 함께 필터박스에 있는 배수관을 통하여 배수되는데 자연유하식 레벨을 맞추지 않아 필터박스에 어느 정도 양의 빗물이 차있게 되고 죽은 벌레들 또한 필터박스에 남게 되어 미관상태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는 필터박스에 밸브를 달아 강우 후 인위적으로 필터박스 안의 빗물을 배수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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