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국내 물산업 발전 촉진


하수처리수 재이용, 미래 신성장 동력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국내 물산업 발전 촉진




▲ 김 선 필 한국환경공단 영남지역본부 환경시설처 공사관리2팀 차장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민간투자사업 공사주감독
한국, 물스트레스 높은 국가

전세계는 지금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빈발과 수질오염으로 사용 가능한 깨끗한 물이 줄어들고 있다. 향후 물부족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UN, 세계보건기구(WHO)등 여러 국제 기구가 지속적으로 물부족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1인당 연강수량이 2천591㎥로 세계 평균의 약 1/8 수준이다. 특히 하천 취수율이 36%로 물에 관한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군에 속하며 가뭄 시 물 이용에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지속가능한 물 재이용 활성화로 친환경 대체용수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며,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한 물을 재이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물부족이 심각한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국가와 이스라엘 등은 80% 이상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호주,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유럽의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도 수자원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들 지역은 가뭄 등으로 인한 물부족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10% 이상의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고 있다. 하수처리수의 재이용 용도를 보면 농업용수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호주의 경우는 관개용수로의 활용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하천유지용수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농업용수, 기타용수, 공업용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는 수요처의 개발을 통해 상대적으로 하천유지용수의 비율이 줄어들고 농업용수, 기타용수, 공업용수로의 하수처리수 재이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착공

포항시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메카로 포스코를 비롯해 400여 개의 철강기업이 공단에 입주해 철강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경북 최대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철강산업의 발전과 도시 성장으로 인해 이제는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은 하수처리장에서 매일 형산강으로 방류되는 방류수를 재처리해 포스코 및 철강공단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것으로, 철강공단의 물부족 해결을 위한 친환경 대체용수 확보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국내 최대 시설로 환경부가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지자체 민간투자사업(BTO)이다. ㈜P-WATERS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됐으며, 총 사업비 1천258억 원(국비 680억 원, 지방비 75억 원, 민자 503억 원)으로 지난 2009년 6월16일 민간투자사업 최초 제안서를 제출해 약 2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월1일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현장 모습.

재이용수 10만㎥/일 생산·공급 계획

오는 2014년 7월31일 준공예정인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전처리 분리막과 역삼투설비(R/O)로 1일 10만㎥의 재이용수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재이용수는 총 연장 11.71㎞의 관로를 이용, 포스코국가산업단지(8만㎥/일)와 공단 정수장(1만3천㎥/일), 동국산업/포스코강판(2천㎥/일) 등에 공급될 계획이다. 시설이 준공되면 현재 공단에 공급되는 공업용수의 가격보다 약 10%(1㎥당 408원) 저렴하게 공업용수를 공급함으로써 포항 철강공단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그동안 이용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하수처리수가 새로운 수자원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포항시 및 포스코국가산업단지 장래용수 수요량에 45%에 해당하는 3천650만㎥/년의 공업용수를 하수처리수로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이처럼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은 자원 재활용과 수자원 확보는 물론, 친환경 산업으로서 연간 약 1천667톤의 CO₂ 절감과 오염부하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환경공단, 해외시장 진출 위해 PPEP 가동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0년 4천828억 달러로 이는 반도체 2천800억 달러보다 훨씬 크다.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는 오는 2025년이면 물시장 규모가 8천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산업용수 시장은 오는 2016년 1조2천억 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됨에 따라 수처리 원천기술과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어느 국가이건 물은 매우 정치적인 재화이며 물산업은 공공성이 높아 대단히 폐쇄적인 시장이다. 이 때문에 개별 기업이 혼자서 해외 대형 사업을 수주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 정부, 공공기관, 연구소, 민간기업 등 물 관련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국가차원의 해외 진출 협의체를 만들기로 하는 등 물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환경공단은 전문성 및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해 기후대기, 물환경, 자원순환 등 환경 분야 사업실적 또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함께 해외시장을 공동 개척하는 ‘공공-민간 환경파트너십 프로그램(PPEP)’을 가동하고 있다. 

물 재이용 관련 기술 개발·보급 지원

현재 한국환경공단은 하수처리수 재이용 분야에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인가 전 기술검토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검토 시 재이용수 수질 및 공급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적정예산 집행을 유도하고 있으며 국내 물 재이용 관련 기술개발 및 보급 촉진을 위한 제도적 지원사업도 주도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수처리선진화사업단(단장 남궁은 명지대 교수)과 함께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수처리수 재이용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했으며 교육 참가자들은 하수처리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조감도.

선진국형 물 재이용 시스템 구축

끝으로 물 재이용 기술 현황과 산업 전망을 살펴보면 현재 국내외 물 재이용 관련 기술은 용도에 맞는 수질과 경제성에 따라 다양한 공정이 사용되고 있다. 2차 처리수는 간접식용 작물을 위한 제한된 농경관개와 식품공업을 제외한 냉각용수에 적용되고, 3차 처리수는 무제한적 농경관개, 공업용수로 사용된다.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현장에 도입될 역삼투막과 고도산화처리에 의해 생산되는 처리수는 생활용수 사용과 초고순도의 물을 필요로 하는 공업용수로 사용될 예정이다. 공업용수 및 위생용수로 사용하는 곳에 대해서는 대부분 R/O까지 처리해 공급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경우 섬유막에서 세라믹막으로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라믹막은 섬유막보다 시설비가 고가이나 유지관리비 및 교체비용이 저렴해 경쟁력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분리막에 세라믹 재질을 적용하는 선진기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선진국형 재이용 시스템을 구축해 수질 보증이 가능한 최신기술을 도입하고, 시설집약화로 부지 활용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5년 ‘대구 세계 물포럼’ 행사 대비 등 국제적 홍보시설로도 제 몫을 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물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포항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은 더욱 가치 있는 사업이며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터저널』 2012.9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