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외국에서는 어떤 물을 마실까?


미국인, 대부분 수돗물 그대로 마셔

갓난아이에게도 수돗물로 분유 타 먹일 정도
영국도 86%가 수돗물 음용…한국 1% 불과


국제적인 상하수도 전문가인 미국 위스콘신대학 박재광 교수는 최근 ‘먹는 물 바로

   
알리기’홈페이지(http://homepages.cae.wisc.edu/∼park/water/)를 구축했다. 박 교수는 수돗물·먹는 샘물·정수기·기능수 등의 장단점 등 먹는 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본지는 먹는 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기 위해 박 교수 홈페이지 내용을 인용, 이번 호부터 연재한다.    <편집자 주>

어릴 때부터 수돗물 그냥 마시는 것 익숙

현재 한국 국민 중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약 1%로 매우 낮다. 환경부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응답이 2000년에 2.5%, 2003년도 1.0%, 2005년 1.7%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수기 이용자는 2000년의 13.7%에서 2003년 33.6%, 2005년 38.9%로 약 2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약 1% 내외의 매우 낮은 비율이고 최근에는 정수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2005년 환경부가 국정호보처를 통해 전문적인 여론조사기관인 (주)월드리서치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지 않는 이유로는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43.9%, ‘냄새’26.3%, ‘부적합하다는 언론보도’가 6.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03년 조사에서는‘수돗물을 그대로 마실 경우에 건강에 악영향이 높을 것(매우 높거나 높다)’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3.7%로서, ‘낮다(매우 낮거나 낮다)’는 비율인 20%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히 나쁜 영향 정도가 아니라 급성질병이나 만성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응답도 약 35∼37% 수준으로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비율인 약 28∼30%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즉, 시민들이 수돗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부제와 심미적인 요인으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무척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1993년 미국의 위스콘신주 밀워키주에서는 ‘크립토스포리디움 사고’로 인하여 40만 명이 설사, 구토 등으로 고생하였으며, 그 중 노약자나 에이즈(AIDS)환자 약 100명이 사망하는 20세기 말 최대의 수돗물 사고가 났었다. 시 당국은 이후 정수장 시설 개선을 하였으며, 현재는 시민들도 수돗물을 신뢰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심지어 갓난아이에게도 끓이지 않은 수돗물로 우유를 타서 먹일 정도로 신뢰하고 있으며, 공원에서 수돗물을 마시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외국의 음용률 통계와 수돗물 안전도에 대한 인식을 보면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

미국에서는 먹는 샘물이나 정수기보다 수돗물을 더 신뢰하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엄격한 수질기준을 선정하고 철저한 과정을 거쳐 수돗물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미국 소비자들이 정부의 신속한 조치나 예방책에 대한 신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시민의 70%는 수도꼭지에서 나온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 필라델피아의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높은 이유는 녹물에 대한 바른 인식 때문이다. 즉, 건강상의 이유나 장거리 여행 또는 재해 준비물로 사용할 목적이 아니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먹는 샘물은 원수의 수질을 알 수 없으며, 수질도 1년에 두 번만 검사하면 되지만 수돗물은 24시간 감시체제 아래에서 계속적으로 수질 검사를 한다. 이 사실이 일반인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로 홍보가 많이 되어 있다.

2000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영국인들은 86%가 수돗물을 마시며, 수돗물 수질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69%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그런데,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 46%는 단순히 수돗물의 냄새나 맛이 싫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미국에서도 2000년 여론조사를 하였는데 국민의 82%가 수돗물을 마시고 있는데, 이 중 56%는 직접 수도꼭지에서, 37%는 정수기로 처리한 물을, 20%는 먹는 샘물만 마신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는 학교나 회사에서는 정수기 물을 먹고 집에서는 수돗물을 먹는 등의 경우 중복하여 답할 수 있게 하여 합계가 100% 이상이 되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정수기는 대부분이 전여과 필터나 활성탄 필터 등 단순한 여과 기능을 갖춘 50달러 미만의 것들이고, 나머지가 100달러 이상의 역삼투압 정수기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같이 조직적인 정수기 판매망이 없으며, 주로 동부와 서부의 대도시에서만 정수기를 설치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같이 정기적으로 필터를 교환해 주는 서비스도 거의 없다. 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것이 익숙해져 있어, 어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마시고 있는 것이다.


 
■  박재광 교수 ■
 
·연세대 도시공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공학(환경공학) 석사
·영국 뉴캐슬업틴대 도시공학(공중보건학)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위생공학 및 환경위해연구소 협력연구원
·2005년 Brain Pool 프로그램 초청 KAIST 방문교수
·미국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현)
·미국 수도협회·국제수질협회·수질환경연맹 회원(현)
·「워터저널」 해외리포터 겸 자문위원(현)
·국제과학연맹 및 미 환경청(EPA) 등의 연구프로젝트 다수 수행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