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화제의 책

『꽃 따라 구름 따라』

 
신세림출판사 / 263쪽 / 값 18,000원


박대문 시인, 세 번째 꽃 시집  발간
사진으로 시를 쓰고, 시로 그림을 그려

 

 
환경부 환경정책국장·대기보전국장과 청와대 환경비서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역임한 박대문 시인은 사진으로 시를 쓰고, 시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깊은 계곡 맑은 물 속에 비치는 시간과 바람의 꽃의 잔영처럼 그의 시는 아름답다. 그는 꽃을 소재로 한 시와 사진으로 2009년 『꽃 벌판 저 너머로』, 2011년 『꽃 사진 한 장』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시집인 『꽃 따라 구름 따라』를 최근 발간했다.

문학과 사진예술이란 두 가지 장르를 접목시킨 그의 작품들은 천상의 고운 하모니를 이루며 꽃과 생명을 위한 장엄한 이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시인을 끊임없는 방랑의 길로 인도하는 그의 꽃 사랑, 생명 사랑은 남다른 것이어서, 이번엔 그의 행동반경이 더욱 넓어졌다.

백두산에서 히말라야로, 섬진강에서 다뉴브 강으로, 독도에서 촘롱의 다랑논으로, 전에 출간된 두 작품집이 대관령을 비롯한 주로 국내의 야생화를 다룬 반면, 『꽃 따라 구름 따라』에 실린 작품들은 너른 세상을 누비고 다닌 그의 땀과 발자취의 빛나는 결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행동반경이 넓어진 만큼 그의 사유의 폭도 더욱 넓고 깊어졌다.

박대문의 꽃의 탐구는 인간의 탐구로 이어지고, 꽃 하나 하나의 단편적 초상화는 결국 식물생태계 전반에 걸친 총체적 탐색으로 발전된다. 더 나아가 그는 이를 통해 인생의 단편만이 아닌 인생의 총화를 거시적인 안목으로 조명하기에 이른다. 박대문 시인의 방랑의 원천은 그리움이다. 끝없는 유랑에의 유혹은 그리움에서 비롯된다.

박대문 문학세계의 괄목할만한 특징 중 하나는 생명존중사상이다. 엄동설한에서도 자신의 체온으로 스스로 얼음을 녹이고 나와 꽃을 피워 올리며 생명이란 가느다란 꿈을 안고 사투를 벌이는 식물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전편의 시집보다 카메라 초첨의 눈높이가 낮아졌다. 자신의 눈높이가 낮아야 꽃이 진정으로 아름다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박대문의 문체는 너무 간결하고 투명하다. 꽃병에 꽂힌 화려한 장미보다는 깊은 산속에 숨어 피는 애잔한 야생화를 더 사랑하는 박대문 시인다운 문체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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