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호진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장

농업용 퇴비·인공어초 재료 등 활용방법 다양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가 웰빙(well-being)이다보니 웰빙식품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크다. 수산물 가운데 웰빙식품으로 굴을 빼놓을 수 없다. 단백질 함량이 우유보다 2배나 많고, 비타민촵글리코겐 등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큼한 바다 향과 맛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사랑받는 굴의 이면에는 좋지 않은 모습이 있다. 굴 껍질 처리 때문이다. 통상 어촌의 경우 굴을 까낸 후 그 껍질을 해안가에 마구 버리고 있다.

이에 굴 껍질에 달라붙은 해조류 등 이물질이 썩어 악취가 나고 흉물스런 패각더미로 어촌 경관을 훼손시키는가 하면 심지어는 어업인과 지역주민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 굴 껍질에 달라붙은 해조류 등 이물질이 썩어 악취가 나고 흉물스런 패각더미로 어촌 경관을 훼손시키는가 하면 심지어는 어업인과 지역주민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27만톤 중 8만여톤 바닷가 방치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굴 껍질은 연간 27만 톤 정도로 이 중 19만 톤은 잘게 분쇄하여 산성토지를 개량하는 비료로 사용되거나 굴 종묘 생산에 재활용되고 있다. 반면 나머지 8만여 톤은 바닷가 또는 적치장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경남 통영, 전남 고흥 등 굴 양식장이 집중된 지역의 바닷가 등에 주로 방치(경남 78%, 전남 22%)하고 있어 어촌지역의 정주환경은 물론 어촌 관광산업 발전에도 장애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굴 껍질은 탄산칼슘 94%, 석고 등 기타 성분이 6%로 구성되어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골칫거리인 굴 껍질을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이에 해양수산부는 다음 몇 가지 새로운 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첫째, 굴 껍질에 함유된 염분 등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이를 적당한 입자의 크기로 분쇄하여 농업용 퇴비로 사용한다는 방안이다. 이는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이용되어 왔던 전통농법을 활용한 것으로 수산업과 농업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지역 현안을 풀어나가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건설 공사 모래 대체재로도 사용 가능

둘째, 굴 껍질을 분쇄하여 이를 항만 및 어항 건설공사 때 모래 대체재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굴 껍질 혼합 콘크리트, 연약지반 개량공사에의 고화제 및 모래다짐 말뚝공사에 모래 대체제로 일부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건설현장의 모래부족 현상과 폐기물인 굴 껍질 처리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셋째, 굴 껍질을 인공 어초의 재료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부산물로 발생하는 굴 껍질을 황폐화되어 가는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활용하는 윈-윈 전략의 하나로 폐기물 처리와 함께 수산자원 조성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넷째, 굴 껍질을 가공하여 양계농가에서 사용하는 칼슘보강제로 적극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양계용 칼슘보강제로 사용하기 위해 이물질의 세척과 적당한 크기로 분쇄하면 값 싸고 질 좋은 양계용 칼슘제로 보급할 수 있을 것이다.
 
새집 증후군 예방 친환경 벽지 개발도

또한 굴 껍질을 고농도 칼슘영양제, 상수도 PH 순화제, 새집 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벽지나 오·폐수 정화제 등으로 개발,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이 밖에 산성토지 개량용으로 석회석 비료가 사용되는데, 석회석은 대부분 백두대간 광산에서 채굴해야 한다. 그러나 굴 껍질은 자연순화 과정에서 발생하므로 굴 껍질로 석회석 비료를 만들면 우리의 자연환경도 보전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자원빈국이다. 산업 폐기물을 해양투기나 매립의 방법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작은 투자로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굴 껍질을 이용해 재활용품을 개발, 보급하면 훨씬 경제적이고 환경적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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