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 호 / KICT 수자원'환경연구본부 수석연구원


“국제표준화로 물 재이용 활성화해야”

일본, 하수처리수 재이용률 1.3%…조경·하천유지용수로 60% 활용
재생수 이용 목적 따라 대장균·탁도·잔류염소 등 수질기준 설정


Part 03. 일본의 하수처리수 재이용 계획 및 주요사례

 

▲ 김 일 호 / KICT 수자원'환경연구본부 수석연구원
일본의 도쿄(Tokyo)는 서울과 비교해 인구, 강수량은 거의 비슷하나 면적이 다르기 때문에 1인당 연강수량은 서울보다 많고 부산이나 인천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표 1]은 도쿄의 23구와 한국의 주요 도시의 1인당 연강수량을 비교한 표이다. 도쿄 인구가 많기는 하지만 근처의 댐을 비롯해 많은 수원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최근 갈수로 인한 피해는 적은 실정이다.
지난 100년간 일본의 강수량 수치를 살펴보면,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수량이 많은 해도 있지만, 극단적으로 적은 해도 증가하고 있다.

[그림 1]은 지역에 따라 과거 20년 동안 물 부족이 몇 년 발생했는 지를 나타내고 있다.
빨간 지역과 노란 지역이 물 부족이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예를 들면 후쿠오카(Fukuoka)나 시코쿠(Shikoku) 지역은 일본에서도 갈수(渴水)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과거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하수처리수 재이용에 있어 적극적이다. 
 

 


일본은 연간 140억8천만㎥의 하수처리수 중 1억8천700만㎥, 약 1.3%정도가 재이용되고 있다. 그 중 60%는 조경용수나 하천유지용수 등의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북해도와 같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 있는데 이러한 지역에서 비교적 따뜻한 재생수를 눈을 녹이는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사용되는 재생수의 양이 약 2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 농업용수 8%, 화장실 용수로 4% 정도 이용되고 있다.

재이용수 목적 따라 수질기준 설정

대도시의 물 재이용 사례로 도쿄를 들 수 있다. 도쿄 중심부의 빌딩들의 화장실 용수, 하천수량 확보를 위한 하천유지용수, 레크레이션 용수 등으로 재생수가 이용되고 있다. 또한 철도차량의 세정에도 재생수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도쿄외 일부 대도시에서도 재생수가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도시의 재생수 이용사례로는 가가오현의 다도쓰(Tadotsu) 타운이 대표적이다. 시코쿠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다도쓰 타운은 일본에서도 수자원이 굉장히 적은 편이다. 갈수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이기에 다도쓰 타운에서는 적극적으로 재생수의 이용이 추진되고 있다.

다도쓰 타운에서는 농업용 저수지, 공원 용수, 지하수의 보충수로 재생수를 이용하고 있다. 지하수로 보충되는 재생수는 수도시설에 의해 취수가 되어서 역삼투막에 의해 처리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처리된 물은 다도쓰 타운의 수도수로 활용이 되고 있다.

[표 2]는 일본의 재생수의 수질 기준을 나타낸 표이다. 화장실 용수, 살수용수, 조경용수, 레이레이션 용수 등 각각의 목적에 대해서 기준치를 설정하고 있다. 재생수 이용에 필요한 항목으로 대장균, 탁도, pH, 외관, 색도, 악취 등에 대해서 각각 기준치를 설정하고 있다.

조경용수의 잔류 염소에 대해서는 사람이 접촉하지 않는 경우를 산정해서 다른 항목들과 다른 값을 설정하고 있다. 일본은 재생수에 대해 이와 같은 기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처리해오고 있다.

재생수의 기준 항목에는 대장균의 수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일본의 환경성에서는 대장균과 유사한 세균을 나타내는 대장균군의 수에서 대장균 자체의 수를 측정하는 것으로 수질항목을 변경하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토기술정책종합연구소에서도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기준에 대해서 대장균군 수에서 대장균 수로 변경될 경우를 예상해 현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처리수 중의 대장균 수의 실태, 대장균군의 수와 대장균 수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오고 있다. 
 

 

 

 

 

기존시설 활용 고도처리…전력소비 절감

일본은 수질기준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고, 동시에 재생수를 얻기 위한 수처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09년~ 2010년에 걸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정부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하수처리장을 개축할 때 막분리활성슬러지법(MBR)을 도입한 경우, 그리고 중개펌프장의 부지를 활용해서 MBR시설을 Satellite 처리시설로 새롭게 도입한 경우로 분류해, 비용, 유지관리 등에 대해 연구를 실시했다.

재생수 이용을 위해 하수처리장으로 들어가기 전 하수관으로부터 하수를 빼내서 처리하는 형태이다. 일본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A-JUMP 프로젝트’라고 부르고 있다. ‘A-JUMP 프로젝트’의 연구 성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하수처리장을 개축할 경우, MBR을 도입했을 때, 비용과 유지관리 등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는 먼저 시설의 확장을 하지 않고 기존 시설을 활용한 고도처리가 가능했다. 그 결과 전력소비량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MBR은 막여과에 의해 재생수가 얻어 지기 때문에 최종침전지가 불필요하게 되며 시설이 콤팩트해지게 된다.

MBR 이용한 하수처리장 증가 추세

두 번째 건에 대해서는 재이용이 가능한 수질기준을 달성할 수 있었고, 펌프장 등의 작은 부지를 활용하는 것으로도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했다. Satellite MBR 도입에 의해서 하수처리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중간에 있는 부지를 활용해서 그 지역을 흘러가는 하수를 처리함으로써 재생수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MBR은 침전지에서 활성슬러지를 분리하지 않기 때문에 활성슬러지의 농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생물반응조의 용량이 표준활성슬러지법보다도 콤팩트(compact)해지게 된다. 또한, 생물학적 질소제거나 인 제거를 도입하는 것이 쉬워지게 된다. 2가지 모두 생물학적 질산화, 탈질산화법을 채용하고 있다.

[그림 3]은 ‘A-JUMP 프로젝트’에서 설치한 설비와 멤브레인 사진이다. 이들 시설에 이용된 여과막은 소재는 다르지만 모두 공경이 1㎛이하의 정밀한 막이다. 향후 MBR을 이용한 하수처리장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수처리수 재이용 물 부족 해결 기여

▲ 후쿠오카 지역은 갈수가 자주 일어나 과거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하수처리수 재이용에 있어 적극적이다. 사진은 후쿠오카 미카사가와 하수처리장.

물 부족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인구증가, 공업화로 인해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시아의 많은 도시에서는 공중위생 향상과 수환경 보전을 위해서 하수도 정비를 추진해오고 있으며, 하수처리수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수원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물의 재이용 기술에 관한 국제기준을 한국, 일본, 중국의 주도로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개국의 주도하에 물 재이용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3개국이 협력해서 동북아시아의 기준을 작성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재이용수에 관한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회의에는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과 일본의 국토교통성 등이 참가하여 도쿄와 부산 등에서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회의에서의 성과는 향후 ISO에서 재생수의 국제기준을 작성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국제표준을 만들어서 물재이용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은 막처리 기술 등 자국이 보유한 재생수 기술과 관련된 국제표준화규격을 주도적으로 책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의 재이용에 대한 기준 작성을 위해서 지난 2013년 6월에는 물 재이용에 관한 ISO 전문위원회(TC282)를 설치했다.

중국, 한국, 일본 3개국을 포함한 18개국이 참가를 해서 올해부터 회의가 열리고 있다. 제1회 회의는 지난 1월 동경에서 개최됐다.

위원회를 통해 국제표준화를 기대하고 있는 막처리기술은 하수를 막에 투과시켜 처리하는 막분리활성오염법(MBR)으로 양질의 재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막처리 기술이 ISO 회의에서 앞으로 논의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준화, 물의 재이용에 대한 기술은 세계 물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일본 국토기술정책종합연구소 츠야코 후지이(Tsuyako Fujii)연구원이 '2014 국제 물 재이용 워크숍'에 참석하여 발표하기로 한 원고를 부득이 참석을 하지 못해 한국 건설기술연구원(KICT)수자원'환경연구본부 김일호 수석연구원이 대신 발표한 내용을 요약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워터저널』 2014.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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