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길순 / ㈜한라 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생태복원·수질정화 가능한 복합적 친환경 기술

독립 개체로 구성된 하안 유도시설, 하천 굴곡 유도 가능
친환경 재료로 선택적 침식·퇴적 가능…역동적 하천 형성

Part 08. 수생태계의 역동성과 다양한 복원 위한 공법

▲ 황길순 / ㈜한라 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기존의 하천정비에서는 방틀계와 망틀계, 블록계, 식생계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공법을 적용했을 때 유상과 수역을 단절하고 수면을 완만하게 만들어서 하천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복원하는데 문제점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하안지역에 대부분의 공법을 적용하는 반면, 해외는 하천 설계도면은 유로안에 지대가 높은 부분과 고수부지 높낮이를 표시하여 복단면의 정형화된 틀에서 하천바닥의 높낮이를 형성하고 굴곡의 복잡도가 높은 하천 모양을 설계한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반듯한 하천 단면을 여러 가지 곡선과 지형이 있는 환경으로 설계하고 하상과 고수부지, 제방영역, 유역변경까지 다룰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

21개 하천 구분 식생구조·습지 DB화

하천의 굴곡도와 훼손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자연적 하천과 인공·정비된 하천을 평면으로 도식화해서 비교한 결과, 과거에는 물길의 유도선이 불규칙한 곡선으로 형성되어 있다. 반면, 정비된 하천은 좌우가 똑같이 배분된 형태를 갖는다. 또한 두 도식에 유로의 중심선과 하천을 표시해 본 결과, 자연적인 하천은 2개의 중심선의 거리가 멀고 정비된 하천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도시화율이 낮은 가평천, 도시화율이 보통인 경안천, 도시화율인 높은 오산천에 적용하여 분석했다. 도시화율이 높을수록 하천중심선과 유로선의 차이가 적게 나타나고 하천 훼손도가 높았다. 하천·유로의 굴곡과 생태적인 여유공간인 생태적볼륨 비율이 상당히 낮게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서무척추동물과 어류, 양서·파충류에 대한 DB를 만들고 상대모형처럼 모형화했다. 저서무척추동물은 74종, 어류 60종, 양서·파충류 22종의 DB를 구축했다. 서식지가 구조·형태적 부분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특히, 하천 식생의 횡적인 구조와 종적인 평면인자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하천의 유형을 21가지로 구분하고 21가지 유형에 대한 횡단 식생구조를 DB화, 홍수터에 형성되는 습지를 DB로 구축했다. 
 
하천 주변의 습지를 크게 물길과 연결되어 있는 습지, 육지 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인 굼치와 물길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육지의 웅덩이인 둠벙으로 구분했다. 2가지 습지를 입구가 넓고 길이가 짧은 형태, 입구가 좁고 안이 넓은 형태, 물길이 흐르는 방향 형태, 넓이 요소로 분류해서 4대강에 좁은 하천에서 하구까지 1㎞ 단위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1㎞ 범위 안에 항상 일정한 계수의 습지가 분포하고 있으며 하천이 평탄해지는 지형과 완곡부가 많은 구간에 비교적 많이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하천이 넓을수록 습지 분포가 많이 분포됐다.
 

▲ 생태지형 유도시설 설치

하천 굴곡도·생물상 평가 복원지 선정

복원대상이 결정되면 구축된 DB를 활용해서 하천의 하폭이나 유로폭, 차수의 특징과 수계의 위치에 따라서 적절한 강의 값을 대입하고 복원 계획을 수립한다. 먼저 하천 굴곡도·훼손도, 생물상 평가를 통해서 복원 대상지를 선정하고 생물 서식 DB를 활용하여 수변식생과 생물종을 통해 복원 목표를 선정한다. 마지막으로 여울, 소, 수변습지와 같은 지형적 요소를 고려하여 세부계획을 설정한다.

직선으로 흐르는 하천의 수변을 복잡하게 만들어 다양한 지형을 형성하고 평평한 하천바닥을 험준하게 만들어 물 흐름을 다양하게 하는 기술·공법을 개발하기 위해서 직선수로가 곡선수로를 실험했다.
직선수로의 경우, 사면이 깎이고 하상 바닥에 퇴적되어 수질에 경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하안 바닥 사면에 마름모꼴과 직사각형의 틀을 설치한 경우 깎이는 면이 감소했다. 수리적으로 하안과 제방 사면의 영향을 적게 주면서 미세 지형을 유도해서 서식지 기능을 갖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세분화해서 실험한 결과, 하상에 많이 퇴적되어 수질을 악화시키는 퇴적물을 절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 하안의 굴곡 유도

둠벙·굼치 등 자연적 습지 형성

기술의 미세지형과 식물증식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평창강 금당계곡에 기술을 적용했다. 금당계곡은 과거 태풍에 의한 큰 피해를 입어 재해복구사업으로 하천 수변의 도로를 확대하고 옹벽을 설치했다. 그 결과, 수변 구조의 변형에 의한 정체구간 발생으로 부착 조류가 번성했다.

이러한 환경에 방틀을 설치하기 위해 수리모형실험을 실시했다. 물에 드러난 부분과 완전히 잠긴 부분의 수리적 패턴을 평가하고 수리분석을 통해 영향이 크고 지역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갈수량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방틀을 지그재그로 설치했다. 또한, 하천의 하상 변동이 크기 때문에 설치하는 기준과 수위적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결과를 조합해서 방틀을 조립하는 한편, 수변을 훼손하지 않고 안쪽 지역에 배치했다.

기존의 나무틀을 설치하거나 호환공법을 사용하면 육상하고 수면이 차단됐지만, 기존 방틀과 다르게 독립적 단위개체로 구성하면 수변의 침식 및 퇴적을 조절하고 자연하안의 굴곡과 친수 공간 등 다양한 형태의 선형 유도가 가능해졌다. 또한, 완만한 유선형의 하안에 복잡한 굴곡이 형성되면서 생물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출현하고 계절별로 다양한 식생이 확인됐다. 즉, 유도틀에 의해 형성된 굼치 및 둠벙 등 소십지와 습지 수변의 식생대로 생물서식 환경조건이 유지되고 수서 생물들에게 서식 장소를 제공했다.

복원 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결과 유도틀 내부 자갈이나 어소블럭 등 생물서식기능을 갖는 소재로 충진하여, 자연스러운 서식처 제공을 통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종수가 1.5∼2배 증가하고 개체수가 대폭 증가했다.  또한, 어류의 산란공간이 형성되면서 천연기념물 및 보호종이 계속 채집되고 일부 종은 개체수가 증가했다. 풍부해진 어류를 먹이자원으로 하는 수달의 먹이 흔적을 통해 수달의 사냥터로 이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다양한 서식지 형성

환경 훼손 않는 자연적 하천 복원

실험을 통해 공법의 효과를 확인하고 실험 결과를 몇 차례 현장 적용했다. 평창강을 시작으로 춘천시 팔미천, 홍천군 간성천, 성남시 탄천에 기술을 적용했다. 사업으로 실시한 홍천군 간성천 개발 당시 복원 개념을 변경했다. 하천물이 닿은 부분에는 돌형태의 방틀을 사용하고 나무방틀은 식생을 유도하기 위해 사면부에 설치, 사면 안전성을 도모하고 횡·단구조를 변경했다.

또한 사면보호와 물고기 서식지 위주로 방틀을 설치했다. 팔미천은 일부 구간에 유도시설을 배치해서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는 유로를 확보하고 공간적이 구조를 유도했다. 물고기 서식지 제공으로 새코미꾸리, 꺽지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하천공사를 하면 전체가 공사 부지가 된다. 하지만, 배치가 되어야 하는 부분만 공사를 실시, 공사가 끝난 후 지형적 형태를 유지하고 비가 온 후에도 물길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복원공사로 여울, 작은 웅덩이에 소가 형성되는 등 다양한 지역이 형성되고 방틀 주변에 갈풀이 자라면서 경관적인 훼손을 완화했다.

성남의 탄천의 경우, 복원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기존의 하안을 거둬내고 일정부분의 기본적인 하천의 물길을 형성하는 기초단면작업을 실시했다. 아랫단에는 돌로 형성된 유도틀을 설치하고 윗단에는 나무로 만든 유도틀을 설치해서 각각의 기여하는 부분과 지형을 유도하는 부분, 생물을 유도하는 부분을 각기 다르게 배치했다. 또한, 고수부지에 습지를 형성하면, 인위적으로 물을 채우는 인공습지와 다르게 자연적으로 하천수위에 따라 물이 채워지며 연중 습지의 기능을 유지한다.

지금까지 많은 공법이 호환에 집중적으로 적용되어 왔지만, 굴곡·훼손도를 진단하여 복원대상을 선정하고 생물상을 통해 복원 목표를 수립하고자 했다. 유도폭과 하폭의 변동 비율과 같은 하천 서식지 구조, 서식지DB 및 수변습지 구간의 비교를 통해 세부복원목표, 설계과정에 반영해 복원계획을 수립하고 설계로 진행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며 자연적인 하천으로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워터저널』 2014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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