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관 연계…기술혁신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

“물산업 클러스터, 세계적 물산업 메카로”


산·학·연·관 연계…기술혁신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
수자원 풍부·IT·BT·ET 등 연관산업 발달…대구시 ‘적합’


▲ 정호진 / 계명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지구촌과 우리나라 물 사정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인구가 2억 명 정도인 2천 년 전이나 60억 명이 넘는 현재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은 아래 [표 1]과 같은데 이 중 우리가 사용 가능한 담수는 0.77% 정도뿐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정해져 있어 인구가 증가할수록 물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명이 발달하면서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증가해 현재 60억 인구가 전체 수자원의 54%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다 보면 세계 인구가 100억 명 정도가 되는 2050년에는 수자원의 75% 이상의 물을 사용하여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리라 예상된다.
또한 2011년에 발행된 유엔보고서에 의하면 8억 8천만 명이 더러운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2/3가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지구촌의 물 부족은 심각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표 2]에서 보듯이 1천277㎜ 정도로 세계 평균 강수량(807㎜)의 1.6배이며, 1인당 강수량은 2천629㎥/년인데 이는 세계 평균의 약 1/6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2/3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수자원의 양이 계절별로 크게 다르며, 지역별 편중까지 심하여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활용 가능한 수자원은 630억㎥인데 이를 국민 한 사람 양으로 환산하면 1천452㎥이다. 이는 물 부족 국가로 판단하는 기준인 1천700㎥보다 적어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게 한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전국에 16개의 보가 설치되어 많은 양의 수자원이 확보되었으나 여전히 물 부족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물산업의 필요성

예전에는 물을 국가가 관리하여 전 국민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인식했었으나 다국적 기업들이 물 시장에 진입한 이후로는 물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20세기에는 석유를 ‘Black Gold(블랙골드)’라 칭하며 석유 중심의 산업이 발전하였으나, 21세기에는 물이 ‘Blue Gold(블루골드)’라 인식되어 석유와 더불어 산업 발전의 주축이 될 것이다. [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 기관인 GWI에 의하면, 세계 물산업 시장은 2010년 4천828억 달러 규모인데 매년 4.9%씩 증가하여 2025년에는 8천650억 달러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물산업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상수도가 43.3%이고, 하수도가 33.5%, 생수가 12.2%, 수처리 시설이 5.8%, 기타가 5.2%이다. 2010년 우리나라의 물산업 규모는 113억 달러(약 12조 3천억 원)이다.

 
물산업은 수자원을 발굴하거나 공급하는 일, 사용한 물을 처리하는 일, 또한 처리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생산하고 약품을 제조하는 일 등 하드웨어적인 산업과 유역조사, 설계, 물 관련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적인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표적인 물 산업으로는 상하수도 관련 산업, 해수담수화, 생수 제조업 등이 있다.

이에 관한 2013년도의 세계 물산업 규모는 약 530조 원인데 [표 4]에서 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물산업은 인구가 증가하고, 산업이 고도화되고, 기상이변에 따른 물 부족이 심화될수록 미래의 선도 산업으로 부각된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물 산업을 육성하고 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물산업 현황

우리나라의 물산업 시장은 정부의 육성의지, 용수 부족현상의 심화, 좋은 물에 대한 기대수준의 상승 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정부에서는 2006년에는 ‘물산업 육성 방안’, 2007년에는 ‘물산업 육성 5개년 추진계획’을 발표하였고, 2010년에는 ‘물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 정부에서는 미래 17개 신성장동력을 지정하면서 고도 수처리 산업을 녹색기술산업 분야에 포함시켰는데 이에는 해외 물산업 진출, 해수담수화 상용화 기술개발,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물 산업은 상하수도, 폐수, 생수, 정수 등에 관한 사업으로 나뉘는데 그 규모가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약 16조 6천억 원에 이른다.

 

 
[표 5]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물산업별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상하수도 분야가 전체의 76%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금액으로는 약 12조 6천억 원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수자원, 정수, 생수의 순이다.

물산업 중 해수담수화 기술이나 수처리 공법 및 플랜트 설비, 수처리 관련 기기 및 제품에 관한 산업은 국내보다는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물산업의 해외 진출은 1968년 베트남 사이공의 상수도 공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포함하여 중동 지역에서 많은 물 산업 건설을 함으로써 크게 발전하게 되었고, 현재도 지구촌 곳곳에서 물 산업 관련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표 6]에서 우리나라의 물산업의 해외진출 규모는 약 1조 6천억 원 정도이다. 그 중 상수도 분야가 64%, 해수담수화 분야가 36%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멤브레인과 같은 고부가 가치의 수처리 소재로 대외경쟁력을 키우기 위하여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세계 물산업 현황

세계의 물산업은 19세기 말 유럽에 상하수도가 보급되면서 시작되어 인구 증가와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의 물 시장은 서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향후에는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남미나 동유럽 지역에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물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의 경우 싱가포르와 일본이 물 산업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인구가 밀집된 중국과 인도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상하수도 설비의 수요가 증가되어 물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자원의 개발을 필요로 하는 중동지역 역시 세계 물 산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세계 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은 수출산업화와 해외진출 확대 정책을 마련하는 등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1999년에는 70여 개에 불과하던 민간 물 전문 기업 수는 중국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2010년에는 164개에 이른다.

현재는 세계 물 시장의 76.8%를 상하수도 분야가 차지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해수담수화와 재이용수 분야가 각각 7.5%, 18.4%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2025년에는 세계 물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 물시장 전망
물산업 클러스터 구축

산업 클러스터(cluster)란 상호간에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자 일정 지역에 어떤 산업과 상호관련성이 높은 기업과 기관들이 모인 특정 산업 집적 단지를 말한다. 따라서 어떤 특정 산업의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그 분야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물산업 클러스터를 활용한 NEWater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되는 물의 의존도를 크게 낮춘 예가 있다. 또한 이스라엘에서는 17개 부처와 관련기관을 참여시킨 물산업 클러스터를 활용한 NEWTech(Novel Efficient Water Technologies) 프로그램을 구축함으로써 신기술 개발 및 마케팅, 자금 알선 업무 등을 지원하여 물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수도, 하수도, 정수, 생수 등과 관련된 기업과 연구소 및 대학 등 핵심주체들이 모여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함으로써 물산업을 미래의 선도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물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기술혁신을 위한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산·학·연·관이 연계하여 물 산업 발전에 필요한 연구개발 및 교육훈련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 물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물산업의 시장 규모는 엄청나고 성장 가능성 또한 무한하다. 따라서 제대로 구축된 물산업 클러스터는 우리에게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대구는 낙동강, 금호강 등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수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IT(정보기술)·BT(생명공학 기술)·ET(환경기술) 등 연관 산업이 발달되어 있고 지역에 있는 대학으로부터의 전문인력 확보가 용이하다. 따라서 대구는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구시는 2015년에 개최되는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물산업과 관련된 지역 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물산업육성추진단 및 물산업육성자문단을 이미 구성했다. 또한 2017년까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총 사업비 3천519억 원을 투자하여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단지 내에 물산업진흥지원시설과 종합 수처리 실증단지, 물 기업 전용집적단지를 둘 계획이라고 한다.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물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2017년 말에는 대구가 낙동강 페놀사건 등으로 인한 물 오염의 도시에서 물산업과 관련된 신기술을 탄생시키는 ‘맑은 물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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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저널』 2014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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