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이정학 교수팀

Global Issue & New Technology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이정학 교수팀

분리막 오염 예방기술 세계 최초 개발

미생물 간의 대화 차단

폐수처리 MBR 공정에 분자생물학 접목한 획기적인 기술
분리막 오염 원인인 미생물 신호교환 차단…정족수 감지 억제


세계적 학술지 『Nature』 7월 24일자 기술동향에 소개

▲ 이정학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이정학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폐수처리 공정에 분자생물학을 접목하여 고질적인 분리막 오염(membrane fouling) 문제를 획기적으로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네이처(Nature)』7월 24일자 기술동향(Technology Feature)란에 소개됐다.

이 기술은 폐수 중의 미생물이 분리막 표면에 미생물층(생물막)을 형성하여 분리막 세공이 막히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는 MBR 공정에서 분리막 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이다.미생물의 대화를 차단하기 위해 정족수 감지 억제(QuorumQuenching) 방법을 적용해 분리막의 오염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한다[그림 1]. 현재 가동 중인 하수처리장에서 실증 시험한 결과, 기존의 MBR 공정에 비하여 에너지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이정학 교수의 설명이다.


기존 MBR에 비해 에너지 비용 50% 절약

▲ [그림 2] 실제 하·폐수 처리장에서 생물막(미생물층)으로 오염된 분리막
폐수 처리공정인 MBR(Membrane Bioreactor : 생물학적 처리와 분리막을 결합한 공정)은 세계적인 물부족 문제와 맞물려 연평균 20%씩 성장을 거듭하여 2018년 세계시장 규모는 34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MBR 공정은 [그림 2]와 같이 미생물이 분리막 표면에 미생물층(생물막)을 형성하여 분리막 세공이 막히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는 이러한 분리막 오염을 해결하기 위하여 물리적으로 세척하거나 염소(chlorine)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데, 이에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이 MBR 운전비용의 약 60%를차지할 정도다.

▲ [그림 1]『 Nature』기술동향에 소개된 이정학 교수의 정족수 감지 억제 연구

이정학 교수 연구팀은 2002년부터 이러한 분리막 오염 문제를 원천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폐수 처리공학에 분자생물학을 접목시키는 연구를 시작하였다.최근까지 MBR 운전 중 분리막 표면에 형성되는 미생물층(생물막)은 분리막을 통과하는 유체의 흐름에 의해 쌓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본 연구팀의 분석 결과 생물막 형성의 주된 원인은 분리막에 부착된 미생물들이 정족수 감지(미생물 간의 대화) 메커니즘에 의한 미생물의 군집형성임을 알아냈다[그림 3]. 실증용 폐수처리 MBR에서 정족수 감지 억제를 한 결과, 기존MBR에 비해 에너지 비용을 절반 가까이 절약됨을 확인했다.

▲ [그림 3] MBR에서의 정족수 감지 메커니즘

미생물 대화 차단…정족수 감지 억제

정족수 감지(QS, Quorum Sensing)란 인간이 언어(말과 글씨)를 통해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하듯이 미생물도 미생물만의 독특한 화학언어(신호전달물질)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는데, 그 결과 특정 유전자발현(독소 방출, 발광, 포자형성, 생물막형성 등등)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정족수 감지 억제(QQ, Quorum Quenching)란 미생물들의 화학언어(신호전달물질)가 [그림 4]와 같이 존재하게 되는데, 효소를 이용하여 신호전달 물질을 분해시킴으로써 미생물들의 대화를 차단시켜 특정 유전자발현(특히 생물막 형성)을 억제시키는것을 말한다.

▲ [그림 4] 신호전달물질과 효소를 이용한 정족수 감지 억제의 원리

연구 초기에는 이러한 신호전달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Acylase, Lactonase)를 직접 투입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인간 정치사회에서도 여당과 야당이 있어 서로 견제하듯이 미생물 집단 내에도 여당과 야당처럼 신호전달물질을 이용하여 서로 대화를 하는 미생물과 반대로 신호전달물질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이 같은 집단 내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고, 배재대학교 이정기 교수팀(바이오·의생명공학과)과 협력연구를 통해 폐수에서 신호전달물질 분해효소를 생산하는 미생물 즉, 정족수 감지 억제 능력이있는 미생물을 발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발굴된 정족수 감지 억제 효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MBR에 적용하기 위해서 MBR의 하·폐수에서 오랫동안 사용가능한 유동성 담체(Bead)를 개발, 생장에 필요한 영양물질이 담체 내부로 자유롭게 이동되기 때문에 잘 생장할 수 있다.

공초점 레이저 주사 현미경(CLSM,Confocal Laser Scaning Microscope)을 통해 정족수 감지 억제 미생물들이 담체 내부에 잘 고정화 되어서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그림 5]. 개발된 정족수 감지 억제 미생물이 고정화된 유동성담체는『Nature』에 소개된 [그림 1]과 같이 신호전달물질이 정족수 감지 억제 미생물들이 위치한 유동성 담체 내부로 이동되어 분해됨으로써 분리막에 부착된 미생물들의 정족수 감지를 억제시켜 생물막 오염을 방지한다.

▲ [그림 5] 유동성 담체(Bead)와 담체 내부에 고정화된 정족수감지 억제 미생물의 공초점 레이저 주사 현미경 사진

국내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 원천기술

▲ 세계적인 학술지『네이처(Nature)』7월 24일자(511권,7510호) 기술동향(Technology Feature)란에 소개된 이정학 교수 관련 기사.
이정학 교수 연구실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간 현재의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되어 이 분야 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2009년에 환경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연구결과를발표,‘ MBR에서생물막오염제거에새로운지평을열어준 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는 환경부(환경융합 신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2년간 연구를 지속했다. 연구 성과가 세계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에 각각 특허를 등록·출원했다.
해외학회에서‘혁신적인 연구내용’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지난 6년 간 이정학 교수는 43회의 국제학회, 외국회사로부터초청강연을 요청받았다. 이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원천기술로써 폐수처리분야의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산학연 환경인들의 창의적인 연구개발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14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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