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제이콥슨(Michael Jacobsen) / 세계은행 물공급 및 위생분야 리드스페셜리스트

2014 KEI 국제 물 심포지엄  지속가능한 물환경 서비스


“물 공급 계획·설계·이행 방식 재고되어야”

물 희소성·사회 및 기술 변화…물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필요
도시계획·교통·공중보건·환경보호 고려…통합적 접근해야 


Part 02. 미래 도시를 위한 물의 재고찰

▲ 마이클 제이콥슨(Michael Jacobsen) 세계은행 물공급 및 위생분야 리드스페셜리스트
물과 관련된 경제 분야는 지난 100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직까지 19세기의 원칙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19세기에 도시를 설계할 때, 물 전문가들의 투입이 적었으며, 이들은 시스템을 고정된 중앙관리체계로 설계했다.
빗물과 폐수를 폐기물로 처리하고 융통성 없는 규제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폭우로 인해 많은 개울이 오염되면서 대규모 배관사업과 하수구를 건설해왔지만 기존의 방식이 더 이상 효과가 없어졌다.

외부 압력과 기술 개발로, 과거와는 다른 방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도시계획 원칙의 변화와 패러다임의 전환이 대두됐다. 물의 희소성과 사회 및 기술의 변화에 따라, 물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도시의 물 공급 및 위생시설을 갖추기 위해 계획·설계·이행했던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로 하는 5개 원칙으로 △유역 문제와 긴밀히 연결된 도시 물 문제 △물 계획에 필수적인 도시개발 계획 △더 나은 물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수원의 다양성 △목적에 맞아야 하는 수질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적응적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전 세계 몇 개의 도시들, 주로 아시아·유럽·중남미·호주에 있는 도시들은 이미 이러한 원칙에 따라 물 관리를 계획·설계·이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도시들은 계획자와 실행자의 마인드 변화뿐 아니라 계획 관행, 법률 등 몇 가지 분야에서 변화가 요구된다는 점을 인식했다.

“물 희소성,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불러”

▲ 2025년 국가별 물 수요 현황

2025년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물의 수요가 30∼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이 풍부한 나라뿐만 아니라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물 수요 증가로 수자원이 부족해지면 희소성이 높아지고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수자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 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 또한 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아시아와 많은 연안도시들이 지속적으로 홍수위험 지역으로 팽창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Lagos)의 경우, 홍수에 취약한 지역으로 도시가 팽창하고, 지하수 채취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여 도시가 가라앉고 있다. 이에 초기 도시계획을 구상할 때, 물 전문가와 도시계획자의 협력을 통해 안전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사례인 차드 호수(Chad Lake)와 머리강(Murray River)은 수자원이 사라지고 있으며 많은 지역의 담수가 바다로 관류하지 못하면서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어업과 같은 직접적인 생산수단이 사라지고 있다. 물은 이처럼 직접적으로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수계와 전체적인 물 관리 방법이 필요하며, 관리하는 방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 고려 통합적 접근해야” 

오늘날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도시에서 농업 비중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도시 외곽지역에서 활발하게 농업활동을 하면서 지역별로 수자원 편차가 심화되고 있다. 우간다의 경우, 과거 물이 풍부한 도시의 수자원이 고갈된 사례로, 언덕에서 농업활동을 하면서 관개용수를 위쪽으로 많이 취수해서 언덕 아래 지역의 용수가 고갈됐다.

도시 지역의 농업활동은 아프리카, 터키 등의 물 부족 지역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내에서 활동과 외곽에서 활동의 연계성을 고려해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케냐 나이로비(Nairobi)의 경우, 언덕에서 농업을 하면서 2009년 물 위기를 겪었다. 원래 주 댐에서 물을 취수했지만 상수원 고갈로 물을 직접 길어서 취수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터키에서도 2006년 상수원의 유량이 굉장히 많이 감소했다. 댐의 바닥이 거의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내려가 앙카라(Ankara) 지역에서 물 고갈 현상이 발생했다. 이처럼 물 고갈 현상이 발생하면 대가를 측정하는 비용 측정방식이 없어서 경제적인 피해를 측정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접근 방법이 있어야 한다.
물 자원 자체의 원천과 사용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그리고 도시 계획, 교통, 공중 보건, 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통합적 계획 접근법에 기반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새로운 관점의 진보된 도시 설계 필요”

19세기부터 지금까지의 물의 관점은 상수도시(Water supply City), 하수도시(Sewered City), 배수도시(Drained City), 수로도시(Waterways City), 물순환도시(Water Cycle City), 수민감성도시(Water Sensitive City)로 발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상수도시는 상수도 접근 및 보호 △하수도시는 공중보건 관리와 하수계획 분리 △배수도시는 홍수 보호와 배수 도류화 △수로도시는 사회적 편의시설 및 환경보호와 집중·분산된 자원 오염관리 △물 순환도시는 한정된 천연자원 관리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수민감성도시는 기후변화의 회복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의 시설 및 물의 가치 작용에 관심을 가진다.

현재 설계된 도시는 대부분 배수도시와 수로도시 사이에 위치, 배수, 홍수, 환경오염에 대한 다각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중앙의 관리 시스템은 인구의 통계적 변화, 기후를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자원 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기능과 구성을 고려한 새로운 관점과 진보된 도시 설계가 필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한 분야에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시 차원에서 엔지니어, 물 전문가, 도시계획자, 경제학자가 모두 협력해야 한다. 또한 폐수를 목적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하고 수자원을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사업을 실시할 때는 초기 단계부터 대중이 참여해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된 물순환

“함마르비, 에너지·하수·폐기물 통합처리”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물순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생각해야 한다. 물순환 방식을 현실에 적용한 스웨덴의 중앙정부는 통합된 원칙으로 수계를 관리하기 위해 함마르비(Hammarby)를 변모시켰다.

함마르비는 물을 1차로 음용수로 사용하고, 2차로 폐수를 이용해서 바이오 가스를 생산해 에너지로 변환했다. 3차로 폐수를 지역난방을 위해 냉방용수로 사용하고 마지막으로 슬러지를 처리한 후 배출했다.
또한 빗물정원 같은 시설을 설치해서 우수를 활용하여 에너지 부분에서도 많이 개선했다. 함마르비는 에너지와 하수처리, 그리고 폐기물 처리 등 도시운영의 3대 기능을 종합 관리하는 통합 환경해법을 제시했다.

수계통합을 안 했을 경우와 통합된 시스템을 비교했을 때, 비용 상승이 2%로 발생하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본 결과 25% 정도의 차이가 발생했다. 도시 건설비용의 20%는 정부 보조를 받고 2% 민간계약 업체가 투자했으며, 중앙정부는 도시개념을 개발하고 보증자 역할을 하며 민간업체의 투자 유치를 도왔다.
19세기에는 중앙관리 시스템이 설계됐지만, 기술 개발로 함마르비와 같이 분산된 관리시스템 선택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함마르비 지역의 목표는 물 소비 50%를 줄이는 것인데, 현재까지 약 25% 정도의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또 다른 목표인 하수 정화 분야도 하수처리 찌꺼기를 재활용하여 농지에 활용되도록 했다. 그 결과 위해물질의 수준은 50% 감소되었다.

또한 함마르비에서는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여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를 통해, 현재 600명분의 오수 처리를 위한 시험용 하수도 처리시설 1기를 설치하여 처리기술의 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생태환경도시의 조성이 관련 녹색기술의 개발과 산업의 육성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 에너지·하수처리·폐기물 처리를 통합한 스웨덴 함마르비(Hammarby)

“싱가포르, 범정부 물 공급 정책 추진”

우간다의 아루아(Arua)시는 상류에서 언덕 형식의 농업을 하면서 하류 지역에 물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일강의 400m 아래에서 물을 취수해 70㎞를 이동시킬 계획을 세웠으나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이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수로 수역과 도시 주변의 지하수를 사용했다. 지하수를 보충하기 위해서 다른 수자원을 활용함으로써 나일강에서 물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간다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도 수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자연 강우만으로는 물 수요를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따라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저수지 건설 및 말레이 반도로부터의 송수를 하는 등 수자원 확보는 국가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 왔다.

말레이시아로부터 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하고 폐수를 활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4개의 수도꼭지(Four National Taps)’라고 불리는 저수지,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하는 물, 하수 재생수, 해수담수화 등 총 네 개의 요소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물 공급 조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물 활용은 정치적인 면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나이로비(Nairobi)는 향후 30년간의 물 공급을 계획할 때 전통적인 접근에 치우쳤던 과거와 달리 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자산으로 생각하고 우수를 저장해서 사용하는 개념을 기본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출되는 손실비용을 감소시키고 있다. 뉴욕의 경우에는 우수를 재이용한 녹색지붕 프로젝트로 우수 문제를 해결했다. 과거에는 세계 각지에서 우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수관을 넓히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폭우 시 효과가 없어 녹지화 프로그램을 도시에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 싱가포르는 수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말레이시아로부터 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하고 폐수를 활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제일 큰 투아스프링스 해수담수화 시설(Direction Tuaspring Des-alination Plant). 하루 담수생산량은 약 32만㎥이다.

 

[『워터저널』 2014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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