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민 / ㈜비전컴퍼니 대표이사
Issue & Focus 적정기술 비즈니스 모델 개발 사례
“개도국, 적정기술 활용한 사업 아이템 무수히 많아”
물·빛·전기·생활 관련 적정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 다양…가격 혁신 중요
첨단 기술보다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필요
Part 01. 적정기술 비즈니스 성공사례
식수를 만들어주는 ‘필터 비닐팩’
■ HydroPack(식수를 만들어주는 필터 비닐팩) (#청색고딕) 물과 관련된 적정기술로는 미국 하이드레이션 테크놀로지(Hydration Technologies)사가 개발한 ‘HydroPack(하이드로팩)’이 있다. 식수를 만들어주는 필터 비닐팩으로 2011년 케냐 서부의 엔조이아(Nzoia)강 홍수 피해지역에 응급 지원책으로 개발됐으나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제품이다.
비닐팩 내부의 특수 용액에 의한 삼투압 현상으로 깨끗한 물이 내부로 흡입되어 사람들이 쉽게 마실 수 있다. 저수지나 연못 등의 물 위에 띄어놓기만 하면 깨끗한 물이 만들어진다. 10시간 정도 물에 담가 놓으면 200mL의 식수를 생산할 수 있다.
Drinkable Book(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필터 북)
단순히 물속의 더러운 찌꺼기만을 거르는 필터가 아니라, 물 속에 존재하며 인체에 유해한 콜레라나 장티푸스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까지 제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은 나노 입자’ 기술을 적용했다. ‘은 나노 입자’가 스며들어 있어 유해 박테리아를 99% 이상 제거하기 때문에 마셔도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게 된다.
‘Drinkable Book’은 각 페이지 당 100L의 물을 정수할 수 있고, 책 한 권으로 3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한 사람이 4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의 식수로 정화가 가능하다. 사용방법 또한 간단한 데, 커피 필터처럼 책을 한 장씩 떼어서 전용 케이스에 끼워 물을 붓기만 하면 된다. 총 24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페이지에는 안전하지 않은 물에 대한 정보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식수를 만들어주는 ‘옥외광고판’
■ Potable Water Generator(식수를 만들어주는 옥외광고판) 페루 UTEC대학교가 개발한 식수를 만들어주는 옥외광고판인 ‘Potable Water Generator’은 “공학 기술로 세상을 바꾸자”는 학교의 신입생 모집 캠페인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제습기와 같은 원리로 빗물이 아니 오직 공기 중의 물을 모아 식수를 제공한다. 매일 96L씩 3달 동안 9천450L의 식수를 생산해 인근 수백가구에 제공하고 있다. UTEC대학교는 ‘Potable Water Generator’를 개발해 신입생 지원율을 38%나 끌어올렸다.
Eliodomestico(태양열로 식수를 만드는 가마솥)
달리면 물이 만들어지는 ‘정수 자전거’
Lightie(페트병을 전구로 만드는 라이티)
GravityLight(중력으로 불을 밝히는 그래비티 전구)
태양광으로 불을 밝히는 ‘풍선조명’
Salt-Water Lantern(소금물로 전기를 만드는 소금물 랜턴)
일본 친환경 조명 기업인 Green House에 의해 탄생됐다. 전기 배터리나 태양열 판넬 등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소금물만을 이용해서 전기를 발전시킨다. 3∼5%의 농도를 가진 350cc의 소금물로 55루멘 정도의 불빛을 8시간 정도 밝힐 수 있다. 마그네슘과 카본의 전기적 융합이 물속에서 끊임없이 진행되는 원리가 적용됐다.
놀면서 전기를 만드는 ‘Soccket Ball’
■ Soccket Ball(놀면서 전기를 만드는 소켓볼) 하버드 대학 재학생이었던 Jessica O. Mathews와 Julia Silverman에 의해 개발된 이 제품은 축구공과 비슷하게 생긴 모양으로 내부에 탑재된 회전추의 회전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배터리에 자동 저장된다. 30분 정도 가지고 놀면 30분 정도 불을 밝힐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한다. USB 충전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소켓이 있어 전구와 스마트폰 연결이 가능하다.
SPARK(흔들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타악기)
로얄 예술대학교(Royal College of Art) 출신의 디자이너 Diana Simpson Hernandez에 의해 개발된 이 제품은 마라카스나 쉐이크와 같이 흔들어 소리는 내는 악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구리선 코일로 만들어진 솔레노이드 사이로 자석이 앞뒤로 움직이면 전기가 생성되는 원리를 적용했다. 앞으로 케냐에 대량 보급될 예정이다.
BAT(하늘 높이 띄우는 전기발전 풍선)
전기를 생산하는 ‘수도 파이프’
GiraDora(페달을 밟으면 되는 수동 세탁기)
Wilson solar Grills(태양열로 요리하는 솔라 그릴)
비료로 사용되는 변기주머니 ‘PeePoo’
■ PeePoo(비료로 사용되는 변기주머니) 스웨덴의 피블레라에 의해 발명된 이 제품은 위생상태가 안좋은 지역에서 대변을 주머니에 담아 버리면 자동으로 생분해되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비료가 되도록 만들어졌다. 2012년 북한 평양에서 유행했던 변기주머니와 같은 개념으로 최근 케냐, 콩고, 필리핀 등의 저개발 국가에 지속적으로 보급되고 있다.Mellowcabs(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택시)
Help Desk(골판지로 만든 헬프 데스크)
“개도국에 적정기술 활용한 사업 아이템 무수히 많아”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적용한 물·빛·전기·생활과 관련한 20여 가지 적정기술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성공 사례들처럼 전 세계 인구의 10%만을 위한 첨단 기술보다 소외된 90%의 사람들을 위한 비즈니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눈을 돌려 개발도상국들에 가보면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무수히 많다.
앞으로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문화적·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적정기술 모델들을 개발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기본적인 욕구조차도 충족하지 못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일시적인 원조로 인한 도움이 아닌 지속가능한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경험한 우리나라의 경험과 기술력이 전 세계 곳곳에 전파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워터저널』 2014년 8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