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자연 유기물질 등 때문에 냄새 날 수 있어

염소 냄새 나는 수돗물, ‘신선’ 의미
우유빛은 공기·붉은색은 물 속 철에 의해 발생


박 재 광/미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본지 해외리포터 겸 자문위원


1.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고요?

   
수돗물에서는 염소, 자연 유기물질 등 때문에 냄새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건강에 유해한 것이 아니며, 아주 적은 농도에서 단지 냄새, 맛, 색을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 수돗물에 존재하는 정도의 염소는 인체에 무해하다. 심지어 시판되고 있는 구강 세척제에 비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 염소냄새  수돗물에서 나는 냄새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염소냄새일 것이다. 그러나 염소는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정수처리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품이며 배관을 통해 각 가정까지 가는 동안 미생물의 재 번식을 막기 위해 정수처리 마지막 단계에서 염소를 다시 한 번 투입한다. 즉,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염소냄새가 날지는 모르지만, 미생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염소냄새 때문에 수돗물 마시는 것을 기피한다. 그러나 가정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사기나 유리용기에 수돗물을 담아서 냉장고에 차게 하여 보관하면 손쉽게 염소 냄새를 줄 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냄새에 매우 민감한 사람조차 염소냄새를 맡지 못하며 대부분의 경우 먹는 샘물과 수돗물 맛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 썩은 달걀 냄새  일반적으로 지하에 침전된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발생된다. 유기물이 부패된 지역을 흘러가는 동안 황화수소가 물 속으로 녹아 들어가게 되고, 이것이 지표에 도달하거나 수도꼭지 밖으로 나오면서 냄새가 나게 된다. 황화수소 가스는 0.5ppm 정도의 낮은 농도에서도 썩은 달걀 냄새를 유발하며 고농도에서는 배관을 부식시킨다. 이러한 일은 정수과정에서 시정하나 발생 초기 적시에 처리하기가 어려워 1년 중 수일에서 수주간 발생 할 수 있다. 그러나 매우 낮은 농도이기 때문에 인체에는 무해하다.
 
■ 특이한 냄새  황화수소와 마찬가지로 유기물에 의해 나는 냄새로 매우 적은 양으로도 물에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즉, 냄새를 유발하는 것은 염소 이외에도 자연 유기 물질과 같은 것 때문이 많으며 이는 건강에 유해한 것이 아니다. 단지 아주 적은 농도에서도 냄새, 맛, 색을 유발해 불쾌감을 느끼게 할뿐이다.

수돗물은 주로 염소냄새 때문에 불쾌할 수 있지만, 염소 냄새가 나는 수돗물은 그만큼 신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신선한 수돗물은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은 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수돗물 색깔이 이상하다고요?  

수돗물이 색을 띠는 경우가 있는 데, 우유빛은 공기, 붉은색 또는 색을 유발하는 물질들은 건강에 유해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심미적으로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인데도 이로 인해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

■ 우유빛  미지근한 탄산음료를 흔들어 뚜껑을 열면 갑자기 대기 중으로 나온 탄산가스에 의해 ‘펑’하는 소리와 함께 거품이 올라온다. 우유빛을 띠는 수돗물도 이와 같은 것이다. 겨울철과 같이 수온이 낮을 때는 산소가 물 속에 과량으로 녹아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가정으로 오는 동안 물은 데워지고 녹아있던 산소가 수온 상승으로 인해 대기 중으로 나오려 하는데, 이때 수도꼭지를 틀면 물 속에 녹아 있던 공기가 밖으로 나오면서 물이 우유빛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물을 유리컵에 받아 놓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공기가 대기 중으로 날아가 물이 아래에서부터 차츰 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수돗물이 우유빛을 띠는 것은 물 속에 과량으로 녹아 있던 공기 때문이지 오염물질에 의한 것이 아니다.
 
■ 붉은 색 또는 갈색 철이나 망간에 의해 물이 붉은 색 또는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철은 먹는 물 수질기준에서는 0.3 ㎎/L 이하로 규제하고 있으나. 건강상 유해물질이 아닌 심미적 영향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즉, 철은 단지 물을 붉게 만들거나 싱크대나 흰색 옷을 세탁할 때 얼룩이 생기게 하기 때문에 규제하는 것이다.

철은 배관에서 녹아 나오며, 오랜 시간 집을 비웠거나, 아침에 수돗물을 틀었을 때 녹물이 나올 수 있다. 이럴 때는 녹물을 흘려 버리고 물이 맑아진 후 마시면 된다.
 
■ 노란색  습지대나 토탄흙 지역을 흘러갈 때 물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주로 남동쪽, 북서쪽, 뉴잉글랜드 그리고 Great lake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노란색을 띠는 현상은 수돗물보다 지표수나 낮은 우물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발견된다. 이 또한, 건강상 유해 물질이 들어있어서 그러한 것이 아니라 물 속에 탁도를 유발하는 작은 입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 한국의 경우 수돗물이 노란색을 띠는 경우는 거의 없다.
 
■ 파란색 또는 녹색  물이 pH가 낮거나 알칼리도가 낮아 부식성이 강할 때 녹색 또는 파란색으로 변할 수 있다. 동은 철과 마찬가지로 건강상 유해 물질이 아닌 심미적 영향물질로서 한국에서는 1.0㎎/L 이하, 미국의 EPA에서는 1.3㎎/L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동의 맛 역치(맛을 느낄 수 있는 최소 농도)는 5ppm 이나 먹는 물 수질기준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은 농도로 규제·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동의 용존농도가 30ppm 이상이 될 때 경우에는 구토, 설사, 위장병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하기 때문에 수돗물이 아닌 우물물을 음용하는 경우에는 동의 농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뿌연색  탁도 유발 물질은 물을 뿌옇게 보이게 할 수 있다. 탁도는 물 속에 있는 작은 유기 또는 무기물 입자로 햇빛이 물에 반사될 때 산란을 일으켜 물을 뿌옇게 보이게 한다. 탁도를 유발하는 작은 입자들은 파이프 내에 퇴적하여 스케일을 만들거나 싱크대에 얼룩이 생기게는 하지만 건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국의 먹는 물 수질기준에서는 탁도를 심미적 영향물질로서 0.5NTU 이하로 규제하고 있으며, 대도시 정수장의 경우 0.1NTU 미만을 목표로 처리하고 있다. 수돗물에서 냄새나 맛 또는 색을 유발하는 물질들은 건강에 유해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심미적으로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박재광 교수 홈페이지(http://homepages.cae.wisc.edu/∼park/water/)를 참조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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