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맞춤형 해수담수화 분리막 제조기술 개발

나노기술 이용…블록처럼 분리막 구조·성능 맞춤형 설계

▲ 이 정 현 고려대 교수
고려대 화학공학과 이정현 교수 연구팀

향후 부족해지는 물, 환경, 에너지 자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및 수처리용 분리막 기술에 연구진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 가교된 폴리아마이드 구조체는 해수담수화 및 폐수처리용 역삼투 분리막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지난 60여 년간 계면 중합이라는 벌크 합성 방식에 의해 제조됐다. 하지만 분리막의 두께, 거칠기와 같은 외적구조와 가교도, 분자구조와 같은 내적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합성되는 분리막의 구조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많은 연구진들이 기존 분리막 제조기술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많은 노력과 시도를 하던 중, 국내에서 나노기술을 이용해 바닷물을 먹을 수 있는 물(담수)로 바꾸는 분리막 구조와 성능을 필요에 맞게 맞춤형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이정현 교수 연구팀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가 나노 분야 귄위지인 ACS Nano 온라인판(1월 5일)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해수담수화용 분리막 소재의 미국, 일본의 독과점 현실과 국내 기술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느껴 차별화된 분리막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내기술의 해외시장 확보에 기여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아이들이 블록을 쌓아 구조물을 만들듯이, 분자들을 교차로 쌓아 조립해 여러 층의 얇은 막을 만드는 나노기술(분자층장조립기술)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을 원하는 대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로 제조된 분리막은 기존 기술과 달리 분리막의 구조를 분자 수준에서 정교하게 제어해 우수하면서도 다양한 분리 성능을 가졌고, 기존에 비해 염분 제거율은 동일하지만 물 투과율을 80% 이상 향상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 분자층상조립(molecular layer-by-layer)기술을 이용한 분리막 제조 방식[두유기단량체(파란색, 빨간색 표시)간의 반응을 반복적층하여 균일하면서도 고밀도의 분리막을 제조(왼쪽). 분자층상조립기술을 이용하여 제조된 분리막의주사전자현미경 단층 이미지(20nm 이하 두께의 균일한 분리선택층(오른쪽)].
▲ 다양한 유기단량체를 사용하여 기존 계면중합기술 기반으로 제조된 분리막표면(위) 및 다양한 유기단량체를 사용하여 분자층상조립기술 기반으로 제조된 분리막 표(아래).


이 기술을 통해 원하는 물질전달 이송구조를 설계해 고성능, 고내수성 분리막을 개발함으로써 전 세계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또한, 수자원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생산, 온실가스 제어, 기체분리, 연료전지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막 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해 물 외에 환경, 에너지라는 글로벌 논제 해결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밝혀내지 못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간의 관계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분리막의 두께와 화학구조를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변화시켜 분리막의 성능을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분리 성능을 보이는 화학구조를 규명하여 분리막의 ‘구조-물성-성능’ 관계를 밝혔다.

이번 연구를 맡은 고려대 이정현 교수는 “이 기술은 분리막의 구조를 자유자재로 변형시켜 성능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기존의 선진 분리막 제조사가 보유한 기술과 차별화된 기술로, 향후 해수담수화 및 수처리 분리막 시장에서 국내기술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워터저널』 2015년 2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