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현 K-water 수도선진화처장

 
기술개발 등 경쟁력 확보해야 해외진출 가능

해수담수화 EPC 실적 대기업에 편중…부품소재 중소기업 판로 확보 어려워
K-water,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 통해 해외 해수담수화 시장 진출이 목표


▲ 이세현 K-water 수도선진화처장
Part 03. 해외시장 동반진출 위한 K-water 역할과 전략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등으로 안정적인 용수 공급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특히, 물 부족이 심화된 중동 지역은 오래 전부터 해수담수화를 통한 생활용수 공급이 보편화되어 있고, 최근에는 경제성장에 따라 중국과 일본의 해수담수화 시장도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으며 성장하는 추세이다.

세계적인 물 조사기관인 GWI(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 약 1만6천만 개의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설치됐고, 시설 용량은 하루 평균 7천460만㎥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시장 규모는 2013년 약 7조 원에서 2017년 약 17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며, 대부분 생활용수나 산업용수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플랜트 대부분 200㎥/일 이하

최근에는 RO 방식을 통한 에너지 절감으로 상수도와의 생산원가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시설용량 하루 10만㎥ 이상인 해외 주요 RO 플랜트 기준 평균 운영비는 ㎥당 약 800원 수준이나, 각국의 물가 수준이나 산업동향, 원수 수질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내 해수담수화 시장 현황은 해외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주도로 도서 지역 중심으로 전국 22개 지자체에 101개의 소규모 시설을 설치했으며, 시설 용량은 대부분 하루 200㎥ 이하이다. 이와 동시에 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R&D 사업으로 부산 기장군에 하루 4만5천㎥ 규모의 테스트베드(Test bed)를 건설했다.

국내 수자원 분야는 댐, 상수도 시설 등 물 공급 인프라 시장이 성숙 단계로 진입했으며, 공공기관의 사업 영역 또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테스트베드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기술개발로 국산화율은 높은 편이나, 내수시장이 협소해 기술이 사장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주요 기자재 등 부품소재 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고 기술을 사용할 해외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세기 블루골드 산업으로 물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때,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부를 창출해 창조경제 육성을 위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 국내 수자원 분야는 댐, 상수도 시설 등 물 공급 인프라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했으며, 공공기관의 사업 영역 또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해외진출 가능

기업별 해외진출 사례로는 글로벌 대표 물기업인 프랑스 베올리아(Veolia)와 싱가포르 하이플럭스(Hyflux)를 예로 들 수 있다. 베올리아는 1853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회사로 현재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 대표적인 물기업이다.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 글로벌 물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또한, 세계 담수화 시장 1위 기업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한다. 전세계 67개국에 진출, 현지화정책 등을 통해 호주, 중국 및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전체 수익구조의 82%를 운영사업(O&M)에서 창출한다.

하이플럭스는 1989년 싱가포르에서 가정용 정수기 필터 교체 대행회사로 설립됐고 이후 종합수처리회사로 성장했다. 현재는 폐수처리 및 하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분야 설계, 건설, 운영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담수화시장 6위로 해외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86%를 차지할 만큼 활발히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또, 하이플럭스는 전세계 400여 개 지역에서 약 1천300개의 수처리 플랜트 설계 및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주요 수익의 80%를 창출하며, 전체 수익의 53%를 운영사업에서 얻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까지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됐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현황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해외 국가정책의 우수사례로는 대표적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이 있다. 이들 국가는 공공 부문 주도로 관련 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을 통한 국부 창출을 이뤄내고 있다. 싱가포르는 자국 내 대규모 국책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고 있다. 수자원공사(PUB)를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대체수자원 개발 및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시설 확충과 산업 육성에 지속적으로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국가해양국을 중심으로 중장기 계획 수립 및 1조7천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국가정책 사례는 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을 위해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 베올리아(Veolia)가 호주에서 운영중인 Gold Coast 해수담수화 시설.

수공, 역삼투 공정 실적 다수 보유

우리나라는 해수담수화 분야의 EPC 실적이 국내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부품소재의 중소기업 판로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실적 위주의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실적이 전무하거나 거의 없는 국내기업은 해외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EPC뿐만 아니라 설계, O&M 부분에서도 사업실적 보유업체가 적어 해외사업 참여가 제한적이고, 국내기업의 설계, 핵심부품 및 공정 등 고부가가치 부분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K-water는 기수용 역삼투 공정(BWRO)에 사업개발 및 운영관리 실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산 산업용수 통합 공급 시설(11만9천㎥/일)과 현대제철 산업용수 시설(18만2천㎥/일)을 위탁운영 중이며, 차세대 고효율 신소재 역삼투막(CNT) 연구개발 및 초순수 공정개발, 지능형 막여과 플랜트 기술 R&D 참여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낙후 도서지역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해 2004년부터 8개 지자체 해수담수화 시설 39개를 수탁운영 중이다. 시설 가동 100% 정상화 및 긴급복구체계 구축으로 도서지역 물 부족문제를 해결하고, 유수율 제고와 먹는 물 수질기준 관리 등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생활용수를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 K-water는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를 통해 해외 해수담수화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창조경제 육성 지원 및 신성장동력 확보로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부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은 속초시 고효율 역삼투압법 해수담수화 시설 준공식 장면.

민·관 합동 해외진출방안 모색해야

나아가 K-water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내기업과 부산 기장군 테스트베드 공동 운영을 통해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관련 대·중소기업과 합리적 역할 분담 기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협력 강화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공적개발 원조사업 등을 통한 진출국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투자 리스크를 경감시키고자 국제 신용등급과 국내·외 금융기관을 활용해 민간에 비해 금리가 낮은 투자자금을 기업에 차입할 계획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공적기금을 활용해 신규사업 개발 및 확대로 국내기업의 참여기회를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다.

이 외에도 우수 중소기업 육성 지원을 통한 동반성장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발굴하고, 판로 지원 확대를 위한 동반성장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서지역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수담수화 시설 도입에 많은 한계점을 갖고 있다. 해외시장은 급속하게 성장 중이나, 소수 글로벌 기업의 시장 주도와 발주처의 강화된 실적 요구 등은 우리 기업에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기술개발 등 경쟁력 확보로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K-water는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를 통해 해외 해수담수화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창조경제 육성 지원 및 신성장동력 확보로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부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워터저널』 2015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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