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Water Issue


세계 정수기 시장, 2017년 134억 달러 전망

미국, 매년 6.7%씩 성장…주방 조리대 설치용·정수기 냉장고 선호
인도네시아, 무동력 정수기 ‘PURE IT’ 인기…한국제품 가격 비싸
과테말라, 제품 60% 이상 미국 등 해외서 수입…한국산 필터 점유율 증가
폴란드, 석회수·수질오염 등 식수문제로 호황…유럽서 큰시장 형성 전망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프리도니아(Freedonia)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수기 등 소비자용도 수처리 장치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 성장하여 오는 2017년에는 13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09년 이후 글로벌 경제 침체기에서 경기 회복 단계에 있으며 새로운 주택의 신축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데다, 선진국에서는 맛·냄새 등의 수질개선 요구 및 오염 규제가 없는 새로운 미생물 제거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에서는 물을 끓여서 먹거나 생수를 구입하는 등 과거 전통적인 관습을 탈피해 새로운 기술의 안전한 정수기 형태 개발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인 미국을 비롯해 개발도상국인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폴란드의 정수기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인 60% 식수오염 걱정…2017년 16억 달러

▲ 미국의 정수기 시장이 매년 6.7%씩 성장해 2017년에는 16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브리타(Brita) 정수기.

■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Gallup)이 지난해 3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약 60%가 식수오염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수기를 사용하는 가정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프리도니아(Freedonia)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전체 소비자 정수장치 수요는 11억 달러이다. 미국의 정수장치는 크게 두 종류로, POU(Point-of-Use)와 Whole-House POE(Point-of-Entry)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이 중 POU 시스템 수요는 2012년 기준 7억2천만 달러, Whole-House POE 시스템 수요는 4억2천만 달러를 차지한다.

프리도니아는 미국의 정수기 시장이 매년 6.7%씩 성장해 2017년에는 16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POU 제품은 2017년까지 5.3%의 성장률로 9억3천만 달러, Whole-House POE 시스템 수요는 9.1% 성장률로 6억5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는 요인으로 경기회복, 환경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강한 인식 등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질이 좋지 않은 미국 서부지역 주민은 수질관리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강해 정수장치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정수기 점유율 3.6% 불과…전체 7위

미국 시장에서 정수기 제품의 주요 소비자층은 20∼60대 여성 주부들이다. 특히, 아파트 및 주택에 거주하는 소비자는 주방조리대 설치용 제품이나 정수기 냉장고 제품을 선호하는 반면, 피쳐형 정수기 제품은 주로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주방 조리대 설치용, 정수기 냉장고, 피쳐형 제품은 정수필터만 정기적으로 교체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소비자가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 정수기 제품군의 2013년 수입액은 전년대비 0.38% 감소한 9억7천668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한국 정수기 수입액은 전년대비 8.76% 상승한 3천497만 달러를 기록해 3.6%의 점유율로 7위에 머물렀다.
미국 내 소비자 정수장치에 대한 인증이나규제 내용은 없으나, 제품 인증을 받음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정수장치 인증으로 NSF 인증이 있으며, 음용수 관련기기 및 건강식품 등이 해당된다. NSF 인증은 NSF 인터내셔널에서 승인한 제3자 기관에서 제품 테스트를 받은 후 발급받을 수 있다.

 
 
물품세(Sales Tax)는 ‘판매세’라고도 불리며 몬타나주, 오리건주 등 일부 주는 0%인 반면, 일반적으로는 6∼10% 수준(캘리포니아 8∼10%, 뉴욕 7∼8.875%)이 부과된다. 한편, 통관 시 FTA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 기준 충족을 보여주는 원산지증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미국에서 소비자 정수장치 제품은 월마트(Walmart), 타겟(Target), 홈디포(Home Depot), 로스(Lowe's) 등의 소매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GE·컬리건·브리타 등이 시장 26% 이상 점유

미국의 정수기 시장은 크게 POU와 Whole-House POE 시스템, 두 종류로 구분된다. POU 시스템은 특정한 위치에 정수 시스템을 설치해 그곳에서만 정수된 물을 받을 수 있으며, 싱크대 하단이나 주방 조리대, 수도꼭지, 통과액(Flow-Through), 피쳐, 그 밖의 부착형 제품이 해당된다.
반면, Whole-House POE 시스템은 가정 전체로 유입되는 물을 여과하는 시스템으로 가정 내 어느 지점에서나 여과된 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수질중화제(Water Conditioners), 진입점 정수(Point-of-Entry Water Purification) 제품 등이 포함된다.

미국 주요 소비자 정수장치 생산업체로는 제너럴 일렉스토닉(GE), 컬리건 인터내셔널(Culligan International Co.), 클로락스(The Clorox Co.)의 자회사인 브리타(Brita)가 있으며, 이들이 전체 시장 판매량의 26%를 차지한다. GE의 매출 규모는 2012년 기준 1천474억 달러로, POE 및 POU용 정수기, 연수기, 필터 카트리지, 필터 하우징, 교체용 필터, 피쳐형 정수기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컬리건의 매출 규모는 같은 해 기준 7억 달러이며, 미국 전체 소비자 정수장치 시장의 9%를 차지한다. 약 90개국 800개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며, 생산하는 POE 제품으로는 Gold, Medalist, Total Home, Iron-Cleer, Sulfur-Cleer가 있다. POU 싱크대 하단 부착형 제품은 Aqua-Cleer, Culligan Preferred Series, AC-30 Good Water Machine 등이 있다. 클로락스의 매출 규모는 같은 해 기준 55억 달러로 미국 전체 소비자 정수장치 시장의 8%를 차지하며, 자회사인 브리타(Brita)를 통해 피쳐형 정수기 및 교체용 필터를 생산한다.

▲ POU 싱크대 하단 부착형 제품인‘AQUA-CLEER’.

한국업체,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 전략 필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으로는 코웨이, 이롬이 있으며, 한인사회 위주로 한국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는 좋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한국제품은 타 경쟁사 대비 높은 품질과 서비스를 보유하는 동시에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질이 좋지 않은 서부지역은 4개월에 한 번씩, 수질이 좋은 동부지역은 8개월에 한 번씩 정수기 필터교체 및 제품세척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고객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정수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고가의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감을 덜어주며,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코웨이 제품은 주방조리대, 싱크대 하단, 냉온용 제품 등으로 제품 대여가격은 18.99∼36.99달러, 구입비용은 1천199달러 수준이다.

▲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으로는 코웨이(왼쪽), 이롬(오른쪽)이 있으며, 한인사회 위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는 좋은 상황이다.

현지 바이어의 특성은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중시하며, 긴 수명의 필터, 에너지 효율, 기존제품보다 뛰어난 새로운 기능성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지 바이어를 대상으로 상담할 때는 고품질 제품 및 소비자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상품·서비스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해야 한다.

프리도니아(Freedonia)에 의하면 현재 물 여과장치 연구개발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뛰어난 기능성 및 긴 수명의 필터, 에너지 효율, 복합적인 오염물질 감축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은 제품의 품질, 효율성, 기능성이 잘 갖춰진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미국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또한, 가정용뿐만 아니라 상업용 고품질 제품을 출시해 병원이나 학교 등 깨끗한 물이 필수적인 기관을 집중 공략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멕시코·중국서 직수입업자 시장점유율 가장 커

■ 과테말라  현재 과테말라 정수기 시장은 60%는 수입, 나머지 40%는 과테말라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정수기 구입의 필요성을 느끼는 추세이다. 과테말라 정수기 업체들은 멕시코, 중국, 콜롬비아, 미국 등에서 정수기를 수입하고 있다.

과테말라 소비자들은 정수기 구입 시 수리와 예비 부품의 수급이 용이한지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멕시코산 정수기는 제품의 결함과 더불어 그에 따르는 부품 수급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업체 대부분은 정수기 필터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으로, 중국산 필터 제품은 품질 및 부품 수급력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한편, 한국산 필터는 최근 들어 점유율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과테말라 정수기 유통 채널은 생산자, 수입업자, 유통업자, 바이어 등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해외 생산자를 포함해 과테말라 수입업자가 구매·판매를 담당, 최종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과테말라의 직수입업자들은 국내 유통업자들보다 더 큰 시장점유율을 가진다.

 
 
구매시 수리 용이·부품 수급력 최우선 사항

과테말라에는 현재 약 10개의 정수기 수입판매 회사가 있다. 이 중 ASAYA, Purifika, Ozonofil이 상위 3개사로 과테말라에서 가장 큰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이 해외 브랜드를 직접 런칭(launching)한다. 과테말라 소비자들은 정수기를 구입할 때 수리가 용이한지, 예비부품 수급이 용이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최근 한국 제품의 수입 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은 이러한 고려사항에서 한국산 제품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 정수기 업체들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품질과 더불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시 바로 해결이 가능하도록 부품 수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연평균 14% 성장…디스펜서 수요 증가 추세

■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나라지만 물에 다량의 석회질과 불순물이 포함돼 있어 식용이 불가능하다. 석회질이 다량 함유된 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몸에 축적되고, 이 물로 양치를 하면 석회질이 치아에 끼여 충치가 생기거나  치아가 부식되기 쉽다.

식수의 원천은 대부분 하천이지만 수질기준에 적합한 하천은 전체의 0.49%에 불과하다. 2013년 기준 인도네시아 인구의 21%만이 상수망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으며, 하수처리 시스템에 연결된 인구는 이보다 적은 2%에 그치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절반은 비위생적인 생활과 오염된 물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깨끗한 식수를 섭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인도네시아의 식수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 2013∼2018년 인도네시아 정수기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약 14%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의 식수 공급 수단은 갈론(Galon), 정수기 등이 있다. 아직까지 인도네시아 국민의 대부분은 정수기보다 생수나 갈론을 구입해 물을 마신다. 갈론 브랜드로는 ‘아쿠아(AQUA)’, ‘클럽(CLUB)’, ‘치얼스(CHEES)’ 등 종류가 많지만, 그 중 가장 인기있고 비싼 제품은 아쿠아이다. 지역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대개 아쿠아 갈론의 통 가격은 1만7천 루피이고, 물을 다 사용하고 나면 통을 다시 살 필요 없이 1만5천 루피에 리필(refill)해 사용할 수 있다.

한편, 필터를 이용해 물 속의 불순물을 걸러주는 정수기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특히 갈론을 많이 사용하므로, 갈론을 사용하기 위한 용도의 정수기(디스펜서) 수요가 많다. 대표적인 디스펜서(dispenser) 브랜드로는 ‘샤프(SHARP)’, ‘미야코(Miyako)’가 있다.

▲ 갈론 디스펜서(Galon Dispenser)

‘퓨어잇’ 정수기, 에너지 없는 물 정화로 인기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많은 정수기는 ‘퓨어잇(PURE IT)’이다. 퓨어잇 정수기의 성공요인을 상품(Product), 가격(Price), 광고(Promotion), 유통(Place)의 마케팅 4P 전략으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퓨어잇 정수기는 전기나 갈론, 가스 등이 필요 없어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약 6천300만 명이 전기 없이 생활하기 때문에 전기가 필요한 일반 정수기보다 에너지 없이 물을 정수할 수 있는 퓨어잇의 인기가 높다.

수돗물을 붓는 즉시 4단계를 거쳐 물을 정화하는 퓨어잇 정수기는 첫 번째 단계로 눈에 보이는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마이크로 섬유의 여과기를 통과시킨 다음, 두 번째로 위험한 기생충을 제거해주는 탄소층(Germkill kit)으로 여과한다.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 ‘Programmed disinfection technology’라는 기술을 이용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물의 색과 냄새를 없애는 정화 단계를 거친다.

퓨어잇은 원화 약 6만5천 원 정도로 인도네시아 국민의 평균 월급이 원화로 약 25만 원임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비싸지만, 8개월에 한 번씩 Germkill Kit(탄소층) 막을 교체해 계속 사용할 수 있어 물을 다시 채워 넣어야 하는 갈론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다.

▲ Germkill kit

퓨어잇의 제조업체인 유니레버는 TV광고와 같은 미디어 광고뿐만 아니라 BTL(Below the Line) 마케팅 전략으로 우편, 전화, 박람회 등과 같은 소매업자를 위한 프로모션 전략도 시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약 20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하이퍼마트(Hypermart), 롯데마트(Lotte mart)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한국산 정수기 비싸고 제품 접근성 떨어져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 갈론이 많이 이용되고 있으나 정수기 이용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다. 품질보다는 가격경쟁력이 우위인 시장으로, 한국 정수기는 대표적으로 코웨이, 청호나이스가 판매되고 있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시중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코웨이는 홍콩, 말레이시아 시장에선 지점을 두고 직접 운영하는 반면, 인도네시아에는 해외지점을 갖고 있지 않다.

비록 현재 인도네시아 정수기 시장이 가격 중심의 경쟁체제 구조를 견지하고는 있으나, 앞으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중산층 이상에서 품질 우위의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또, 현재 중국, 미국 등 다수의 나라가 시장에 진출한 상태이므로 브랜드인지도 제고, 미래시장 선점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 단계로 병원·호텔 등 공공장소 수요 늘어

■ 폴란드  폴란드의 정수기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5천123만 유로로 전년대비 0.53% 성장했다. 정수기 시장은 성장이 느리기는 하나, 석회수 및 수질오염 등 식수문제로 인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정수기 시장의 수요 증대 요인으로 정수기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되었고, 소득수준 및 생활수준 또한 점진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점차 시장경쟁이 심화되며 품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수기 시장은 폴란드에서 아직 도입-성장단계이며, 3천8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폴란드는 유럽에서 매우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폴란드는 환경오염 및 수질오염 문제로 깨끗한 음용수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다. 특히, 폴란드는 석회 함유량이 많아 수돗물을 바로 식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업체나 병원, 호텔 등 음용량이 많은 장소에서 정수기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아직 정수기보다 생수를 구입해 마시는 경향이 있어 현재는 생수시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으나, 점차 정수기 시장이 이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에서는 브리타 같이 단순 필터를 이용한 정수기를 사용하지만 업소, 병원 등에 설치되는 경우에는 역삼투압 필터의 정수기가 주로 사용된다. 최근 정수기 시장의 이러한 성장추세에 따라 폴란드 주요 생수업체에서도 정수기를 추가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정수기 시장 성장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정수기 자체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 주기적인 필터 교환까지 더하면 생수보다 비용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 가정보다는 식당, 호텔 등 업소나 회사, 병원 등이 현재 가장 주요한 수요처이다.

 
CE 인증서 발급 필수…수입관세 0원

폴란드의 정수기 수입은 2013년도 기준 5천704만 유로였으며, 이는 전년대비 5.66% 증가한 규모이다. 최근 3년간 수입규모 및 상위 10개국 수입 동향을 보면 주요 수입 대상국으로 독일이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기준 독일 41.67%, 이탈리아 12.89%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부터 독일, 이탈리아의 수입 규모가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며 중국 제품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제품이 ‘CE 마크’ 등 필요한 인증을 획득하고,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3년 기준 노르웨이로부터 수입이 573만 유로를 기록하며 1995%의 급성장을 이뤘는데, 가정용 정수기보다는 산업용·상업용 정수 시스템에서의 성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관세율을 보면 한·EU FTA 발효로 수입관세는 없지만 23%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한편, EU에 가입한 폴란드 회원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CE 인증서를 반드시 발급 받아야 한다. 

정수기는 일반적으로 수입유통업체가 국외 제조사의 책임을 지고 딜러(dealer)망을 통해 유통된다. 또, 수입유통업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하거나,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설치할 때는 소비자가 정수기만 구매해 직접 설치하거나, 대리점과 계약 하에 설치, 정기점검 및 교환 등의 서비스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다. 단, 이런 경우 매달 일정액을 지불해야 한다. 일부 업체는 정수기 설치 및 정기점검, 필터교환 등을 복합적으로 서비스하며 리스 형태로 판매한다.

가격경쟁력 구축 필요…신뢰 쌓는 것도 중요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 인지도는 보통 수준이다.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특정한 브랜드 역시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수기는 제품 특성상 인체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에 현지 바이어들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동시에, 가격경쟁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또한, 폴란드 바이어들은 일차적으로 공급자와의 신뢰 관계를 중요시하므로 계약에 앞서 신뢰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정수기 수입유통업체와의 협력 하에 우선적으로 병원, 공공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장기적으로는 가정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제품도 품질을 개선해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일정수준 이상의 가격경쟁력 구축도 필요하다.

[『워터저널』 2015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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