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기술 발생지점 적용이 바람직오염원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처리비용 증가

수도권은 인구의 3분의 1이 밀집하여 살고 있고, 이들이 대부분 한강 수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한강의 수자원 관리와 수질 관리는 국가적 사명이다. 그동안 홍수조절과 갈수기 수자원 공급을 위한 양적인 관리는 한강 수계에 많은 댐을 건설함으로써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수질의 악화는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재원을 투자하여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각종 수질규제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강 하류의 수질은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강 하류의 수질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 주원인으로서 비점오염원의 관리부재를 꼽고 있다.

비점오염원 관리로 전환 시급

비점오염원의 유출은 댐의 건설로 인한 체류시간의 증가와 맞물려 한강 수질개선의 제약조건이 되고 있다. 비점오염원의 비중이 큰 댐 상류지역에서는 점오염원의 관리만으로는 수질개선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비점오염원에서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질오염 물질로는 난분해성 유기물, 인, 부유토사 등을 들 수 있다. 난분해성 유기물의 경우 주로 수돗물을 염소 소독할 때 발암성의 소독부산물(disinfection byproduct: DBPs)을 생성하게 된다. 소독을 위해 첨가한 염소가 용존 유기물과 반응하여 유해한 유기물을 생성함으로써 수돗물의 위해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 소양호의 비점오염원 유입 예를 보면 갈수기에는 인의 농도가 0.03mg/ℓ로 낮은 수준이지만 폭우시에는 1.0mg/ℓ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 농도는 도시하수의 인 농도에 육박하는 높은 농도이다.


특히, 유기물 가운데 난분해성 유기물인 부식질(humic substances)이 DBPs를 많이 생성한다. DBPs는 역학연구에서 방광암, 결장암 및 직장암의 발생 위해도를 증가시키고, 동물 연구에서는 간암, 간장암 및 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먹는물 수질기준에는 클로로포롬과 같은 트리할로메탄(THMs)이 0.1mg/ℓ 이하가 되도록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수돗물 중에 DBPs의 생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또한, 호소에서 조류의 밀도는 제한 영양소인 인(P)의 농도에 비례한다. 인은 토양 중에 함유되어 있거나 흡착되어 있는 원소이지만 알루미늄(Al), 칼슘(Ca) 등의 이온과 결합하여 불용성 침전을 만들기 때문에 담수 중에는 용존량이 적다. 따라서 인의 결핍은 수중생물의 성장을 제한하는 원소가 된다. 간혹 질소(N)의 결핍이 생물성장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질소의 자연배경농도가 높아서 질소의 제한이 일어나는 호소는 거의 없고, 대부분 인이 제한 영양소이다.

인의 주요 근원으로는 비료, 축산분뇨 또는 퇴비, 도시하수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비료에 기인하는 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은 토양에 잘 흡착하므로 대부분 토양입자의 유출과 동시에 유출된다. 토양입자의 유출은 강우에 따라 크게 증가한다. 소양호의 예를 보면 갈수기에는 인의 농도가 0.03mg/ℓ로 낮은 수준이지만 폭우시에는 1.0mg/ℓ 이상으로 증가한다. 이 농도는 도시하수의 인 농도에 육박하는 높은 농도이다. 따라서 폭우시 인 유출량은 연간 인 유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유토사, 담수생태계 악영향

다음으로 부유토사의 경우 담수생태계에서 큰 악영향을 미친다. 주요 근원은 농경지, 토목공사현장, 시가지 등의 비점오염원이다. 부유토사가 자갈 표면을 덮게 되면 부착조류의 성장이 저해되며, 부유토사와 유사가 하상을 덮으면 자갈 밑 표면에 붙어사는 저서동물은 서식공간을 잃게 된다. 저서동물이 감소하면 이를 먹이로 하는 어류도 감소하며, 자갈 사이가 토사로 메워지면 자갈 사이에 알을 낳는 하천어류는 산란장을 잃는다. 결국 하천의 생물상이 모두 파괴되는 결과를 낳게 되므로 생태학적으로 매우 위해성이 큰 오염이라 할 수 있다.

북한강에는 많은 댐이 건설되어 있어 홍수기의 탁류가 저류되었다가 장기간 서서히 방출되므로 댐이 없는 경우에 비해 탁수가 장기화되고 있다. 1999년도 8월의 예를 보면 폭우가 내린 후 저수량의 대부분이 탁도 20 이상의 탁수로 채워져 있었으며, 이 탁수가 모두 방출되는 데에는 약 3개월이 걸렸다. 이러한 현상은 매년 계속되고 있으며 근래에는 부유토사의 유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하천환경에서의 토양유실은 수질환경의 악화뿐만 아니라 하천의 이수 및 홍수관리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농경지를 떠난 유사는 하천에서 퇴적과 운반을 반복하며 서서히 하류로 이동한다. 유사의 하상퇴적은 하천의 통수량을 줄이고 하상의 지반을 높여 홍수시 제방의 범람이나 붕괴를 초래한다.

경기도 여주지역의 경우는 남한강 하상이 유사퇴적에 의한 상승으로 큰 홍수시마다 범람의 위험이 있다. 수중의 부유유사는 물 속의 햇빛 투과를 차단하여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며 부착조류가 광합성을 하지 못한다. 부착조류가 적어지면 그것을 먹는 저서생물이 적어지고 저서생물을 먹는 물고기가 적어지게 되어 생물이 거의 없는 하천환경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사진설명 ▲ 하천환경에서의 토양유실은 수질환경의 악화뿐만 아니라 하천의 이수 및 홍수관리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또한 하천의 어류는 대게 작은 자갈 사이나 돌 틈에 알을 낳는다. 그러나 토사가 흘러들어 자갈사이와 돌 틈을 메우면 산란장소가 없어지게 되며, 또한 돌 틈에 물이 흐르지 못하여 산소 부족으로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 부유유사에 흡착되어 유출되는 유기물과 인은 호수의 부영양화에 원인이 된다. 또한 흙탕물을 상수원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정수를 방해하고 약품의 사용량을 늘려야 하는 피해를 준다. 그에 따른 경제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수돗물의 질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다.

비점오염원으로 관리전환 추세

도시지역에서 발생되는 비점오염원은 오염물질의 유출이 강우시에만 집중되고, 오염원이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오염원으로서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강우초기에 지표면의 오염물질이 유출되는 초기우수(first-flush) 유출수는 오염물질의 유출농도가 높다. 특히 도시지역의 경우는 중금속 등의 독성물질 함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적절한 제어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도시지역에서 비점오염원은 주로 강우시에 발생되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합류식 하수관 월류수(CSO)이다. 합류식 하수관 시스템은 건기시에는 차집관거에 의해 발생된 하수를 하수처리장으로 이송처리하나, 강우시 유출량이 증가하게 되면 차집용량 이상의 하수 및 초기우수는 하천으로 방류된다. 2000년 말 기준 국내의 하수관거의 63%가 합류식으로 강우시에는 미처리된 도시하수와 지표면에 존재하고 있던 오염물질이 강우에 의해 공공수역으로 유입됨에 따라 수질관리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는 도시지역의 초기 우수에 의한 수질오염을 저감시키기 위해 다양한 법적 규제 및 제어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1990년 11월 173개 시와 47개 군(county)의 약 10만여개 공장에 대해 초기우수를 방류할 경우 NPDES의 허가를 받도록 관련 법안을 공포하였으며, 초기우수에 의한 오염저감 방지계획을 제출토록 하였다. 미국 외에도 호주·영국·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초기우수 처리시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오염원의 주요 관리대상이 점오염원에서 비점오염원으로 변화하는 것은 국제적인 추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비점오염원의 중요성을 인식해 산업단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시 비점오염원 처리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2년 2월 개정된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의하여 산업단지의 개발사업 시행자는 초기 우수 등의 저류를 위한 완충저류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이에 대한 시범사업으로 환경부는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남 함안 칠서지방산업단지에 초기우수 저류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2004년 완공 목표).

저감기술 선정시 충분한 검토 필요

비점오염원 처리시설의 필요성은 산업단지에 국한되지 않고, 주택단지에서도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택단지 등이 새로이 개발되면 불투수층이 증가해 강우시 유출되는 첨두유출량이 증가하게 되며, 첨두유출량 증가에 따른 홍수피해 저감을 위해 저류지 설치가 필수적이다. 저류지는 기존에는 우천시 강우 유출수를 저류하는 단순한 방재기능만을 수행하였으나, 최근에는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미관을 고려해 도시공원시설으로서의 기능과 방재시설로서의 기능을 모두 갖추도록 하고 있다.

도시지역의 비점오염원 관리방법은 각종 처리시설 및 구조물을 설치하여 관리하는 물리적인 방법과 토지이용 규제와 같은 물리적인 기법을 적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전자의 경우 비점오염원 규제능력이 큰 반면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후자의 경우 비용은 적게 소요되나 효율이 낮고 민원발생의 소지가 높다. 비점오염원 처리는 오염원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처리비용이 증가하고 처리 또한 어렵기 때문에 비점오염원 관리기술의 적용은 비점오염원 발생지점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일단 비점오염물질이 강우 유출수나 지표수로 유입되면 관리는 더욱 어렵게 된다.

따라서 비점오염원 관리기술의 선정은 입지상태와 향후의 토지이용변화 및 수질실태와 장래 용수 이용방안 등을 토대로 비점오염원 관리기술 중 가능한 대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실시하여야 한다. 검토된 기술은 환경영향과 사회·문화적 평가와 비용·편익분석이 수행된 후 최종안이 선정되어야 한다.

응집시설 도입 부적합

장치형 비점오염원 처리시설로는 Swirl concentrator, Vortex separator, 월류수용 와류형 분리기(Storm King), Hydro-separator, CDS(Continuous Deflective Separation) 등이 있다. 이러한 시설은 관거에 설치하는 시설로 주로 관거를 통해 우수가 유출되는 도시지역에 적용 가능하다. 장치형 처리시설 중 일부는 처리효율을 높이기 위해 응집제를 투입하는 시설도 있으나 유출형의 변화가 심한 비점오염원의 유출특성을 감안할 때 응집시설의 도입은 부적합하다.

사진설명 ▲ 도시지역에서 비점오염원은 주로 강우시에 발생되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합류식 하수관 월류수(CSO)이다.


장치형 처리시설은 부유성 고형물질의 제거가 주된 목적이며, 영양염류 및 중금속의 제거효율은 낮은 편이다. 장치형 처리시설은 Swirl 형태가 대표적인데, Swril 형태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침전성 부유물질 및 부상성 물질 등이 고형물을 제거 가능할 뿐 아니라 유량의 조정 및 저류기능이 있어 급격한 유량변동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또한 아주 짧은 체류시간으로 인해 소규모화가 가능하고 구동부분이 없어 유지관리가 용이하며, 유체의 흐름특성을 이용하므로 에너지 소비가 전혀 없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소규모로 지하화할 수 있어 기존 도시의 합류식 하수관 월류수 처리에 적용된 사례가 많다. 단점으로는 강우사상이 끝난 후 퇴적물을 제거해 주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처리수 이송에 펌프장치가 요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장치형 처리시설은 부지소요가 작아 신규 개발되는 도시 및 기존 도시에 구분 없이 적용 가능하며, 지하화할 수 있어 처리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을 배제할 수 있다. 특히, 관말에 설치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기존 도시지역의 합류식 하수관 월류수 처리도 적용이 가능하다.<유철·환경전문기자 designtimesp=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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