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론 그럴듯…효능 검증 어려워”
미국·유럽, 기능수 관련 연구 거의 없어


   
‘기능수’란 특정의 기능을 가진 활성수로 정의한다.
‘활성수’란 물의 전기분해, 자기처리, 어떤 종류의 돌과 미네랄 등의 처리에 의해 활성화된 물로서 활성수에는 전해수, 자기처리수, 원석 ·미네랄처리수(맥반석처리수, 자기석처리수, 단분자이온화 칼슘수)등 다양한 것이 있다. 이들 외에도 여러 가지 활성수가 알려져 있지만, 재현성에 문제가 있기도 하고, 작용원리가 불분명한 것도 많다.

기능수, 정말 믿을 수 있나?

기능수에는 파이워터, 자화수(磁化水), 탈기수(脫氣水), 육각수 등이 있다. ‘파이(π)워터’는 일본의 한 농학자가 식물의 꽃눈 분화 과정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식물 체내의 생체수로, 생명체가 건강한 균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화수’는 물에 자장을 걸어 분자 구조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물을 말하는데,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를 더디게 하는 효능을 가졌다고 주장한다.

‘탈기수’는 물 속의 기체 성분을 걸러내서 얻어진 물이다. 기포를 크게 줄인 덕분에 물질에 대한 흡착성이 좋은 장점이 있는데, 밥을 짓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면 맛을 돋우어 준다고 한다.

‘육각수’는 물에 게르마늄 이온을 첨가하거나 물을 아주 차가운 상태로 만들면 얻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 뇌졸증, 당뇨병 등의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고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에 자장을 걸어 만드는 자화수도 육각수의 일종이다.

기능수는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실제적으로는 효능을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능수에 대해 유보적이거나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적지 않다. 또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기능수와 관련된 연구가 거의 없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강봉 특성분석센터장은 “기능수는 주로 일본에서 특허를 많이 내는데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로 이용하기 위한 이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클러스트가 작으면 좋은 물?

물이 물분자 1개 단독으로 존재(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수소결합에 의해서 여러 개의 분자가 결합하여 중합체[(H2o)n]로 존재(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클러스터(cluster)라고 부른다. 클러스터는 포도나 버찌의 송이 또는 떼, 무리를 의미하는 영어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직접 물의 클러스터를 측정하기는 어려우며, NMR(핵자기공명)으로 선폭을 측정한다. NMR 스펙트럼 상에서 선폭이 좁으면 완화시간이 길고, 완화시간이 길면 물분자의 거동이 쉬운데, 움직임이 쉽다는 것을 물에서는 물의 클러스터가 작은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클러스터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물분자의 구성은 수 10억 분의 1초라고 하는 빠른 속도로 끊임없는 변화를 한다. 그러므로 클러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물분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또한, 앞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측정 수치는 클러스터 그 자체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NMR 장치를 이용한 간접적인 측정이며 이 측정값도 매우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고 있는 물의 어느 한 단면만을 본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장에서 흡수하는 물은 다른 음식과 뒤섞여 여러 가지 소화액으로 가공된 뒤의 물이다. 흡수될 때의 물의 상태는 마시기 전의 물보다는 물론 크게 변화된다. 일부 기능수 중에는 물 속에 미네랄을 증가시켜 클러스터를 작게 하였다는 것도 있다. 그러나, 다른 음식이나 소화액에는 원래 물 속에 함유되어 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량의 염분이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몸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많은 양의 미네랄이나 작은 클러스터는 몸 속으로 들어간 후에는 그렇지 않은 것과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기에 의한 측정수치는 측정 조건에 따라 그 값이 많이 달라질 수 있으며 실제로 NMR 수치는 수소이온농도(pH가 중성일 때는 NMR 선폭이 매우 넓어지고, 산성과 알칼리성의 경우에는 선폭이 매우 좁아진다고 함), 용존산소의 양(용존산소의 양이 많아지면 선폭이 좁아진다고 함)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알칼리이온수, 만병통치약?
 
우선 알칼리 이온수기의 작용을 보면 제일 먼저 수돗물이 정수필터에서 여과되고 젖산칼슘 등의 칼슘제가 첨가된다. 그 물에 전기를 통하게 하고 (+)극과 (-)극으로 된 수조로 보내 그 수조에서 전기분해를 한다. 이 조작 뒤에 전극부근에 모인 물을 끌어내면 (+)극에서는 약 산성(pH 3∼4)의 물을, (-)극에서는 약 알칼리성(pH 9∼10)의 물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얻어지는 약 산성의 물을 산성수, 약 알칼리성의 물을 알칼리이온수라고 한다. 양극에서 얻어지는 산성수는 염소분자, 차아염소산(HOCl)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이 살균력을 갖고 있어 효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알칼리이온 수의 작용기능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아직 분명치 않다고 하는 의견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식약청에서는 “알칼리수의 pH는 9.0∼11.3으로 WHO 기준(pH 6.5∼8.5)이나 환경부가 정한 먹는 물 기준(pH 5.8∼8.5)보다 높아 과용할 경우 위장 내 자극, 피부질환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도 “알칼리수를 습관적으로 마시다가 근육통을 호소한 소비자가 있었다”며 “정수기 물먹듯 계속 마시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의 한 교수도 “알칼리수가 건강에 좋다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며 “자체적으로 pH를 조절하는 우리 몸의 기능을 무시하고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알칼리이온수를 제조업체 제품설명서에 쓰여 있는 ‘효능’을 보면,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체질의 알칼리성화에 도움을 주며, 위산과다에도 유효하고, 칼슘이 보강되며, 또 전기를 통했기 때문에 클러스터(cluster)가 작아져 건강에 좋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문구처럼 알칼리이온수 체질의 알칼리성화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생물의 체액은 항상성이라고 하여, 외부로부터의 변화에는 좌우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음식에 의해서 체질개선을 하고자 해도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또 위산과다에 대한 효과인데, 물을 전기분해 한 것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이 너무 약해서 효과가 없다. 물론 알칼리이온수가 정말 강한 알칼리성을 갖고 있다고 할 것 같으면 마시자마자 바로 위장장해를 일으키고 말 것이다.

현재까지 알칼리성 이온수에 대한 한국의 체험사례 및 일본의 임상실험을 통해 입증된 논문이 소개되었지만, 한국의 의학계에서는 이온수기(알칼리수 생성기)에서 생성된 알칼리수가 만병통치약처럼 우리 몸에 좋다는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미 위스콘신대학 환경건설공학과 교수/본지 자문위원 겸 해외리포터>

자세한 내용은 박재광 교수 홈페이지(http://homepages.cae.wisc.edu/∼park/water/)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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