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만리장성’싼샤댐 12년만에 완공


환경단체,“환경재앙 이미 진행 중” 경고
    

담수 390억톤·발전용량 2,240만kW…세계 최대 규모
양쯔강 유량 줄어 서해 해양오염·수산자원 급감 우려
 

중국 사료(史料)에 따르면 한(漢)나라 때인 기원전 206년부터 1949년까지 중국에서는 평균 2년에 한 번 꼴인 1천92차례의 수재(水災)가 발생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에도 여전히 수재가 빈발했고, 1990년 이후에는 거의 매년 수재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 지난 1994년 착공한 세계 최대의 댐인 중국 싼샤댐이 지난달 20일 완공됐다. 중국 고대 문명의 발원지인 양쯔강에 건설된 싼샤댐은 높이가 185m, 폭 2천309m로 최대 저수량과 방류량이 각각 390억 톤과 10만2천500톤에 달한다. <사진제공= 환경운동연합/사진저작권 ⓒ환경운동연합 안준관>
특히 중국 최대의 강줄기이자 세계 3대 하천에 속하는 양쯔강(長江)은 기원전 185년부터 1911년까지 2100여년 동안 214차례나 홍수가 발생했다. 그 중 1931년과 1935년 대홍수 때에는 사망자만 각각 14만 명을 웃돌았으며, 가장 최근인 1998년 대홍수 때에는 사망자 1천526명, 이재민 231만 명이 발생했고, 24만㏊의 논과 밭이 침수되는 피해를 보았다.

‘치수’성공여부가 흥망 좌우

이처럼 영토가 광활한 중국에서는 수재가 빈발함에 따라 치수의 성공 여부가 역대 왕조의 흥망을 좌우한 예가 적지 않다. 그래서 4천년 전의 요순(堯舜)시대 이래 중국에서는 ‘치국선치수(治國先治水,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물을 다스려야 한다)’라는 말이 권위를 가져왔다.

2250년 전인 진(秦)나라 소왕(昭王)시절에 이빙(李氷)은 양쯔강 상류 지류인 민강(岷江)의 물줄기를 내강과 외강으로 분리해내는 수리시설인 두지앙위앤(都江堰)을 축조하여 잘 조절된 내강의 물은 농업과 생활용수로 활용, 청두(成都)를 ‘하늘의 마을(天府)’이라 불릴 정도로 비옥하게 만들었다. 이빙은 이 수리시설로 인해 당시 신(神)으로 받들어졌으며, 후세에 비(碑)를 세워 많은 이들이 그를 기리고 있다.

또 하(夏)나라(B.C2070∼B.C1600)의 우왕(禹王)은 중국 최초로 양쯔강의 물길을 잡아낸 인물로, 중국 역사상 치수(治水)를 가장 잘한 왕으로 꼽힌다. 우왕은 그의 아버지 곤(鯤)이 물을 막는 방식으로 치수를 하다가 둑이 터져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입은 것을 교훈 삼아 물을 트는 방식으로 치수를 했다. 그때부터 중국의 치수는 대부분 물길을 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대 중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쑨원(孫文)도 양쯔강의 홍수방지, 수자원 확보 등을 위해 1918년에 싼샤(三峽)댐 건설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 후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 지도자들도 이에 가세, 싼샤댐은 50년간의 탐사와 30년간의 연구 설계 기간을 거쳐 1992년 4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 1994년에 착공, 12년 후인 지난달 20일 완공됐다.

댐 높이 185m·길이 2,309m

■ 싼샤댐 프로젝트  싼샤댐은 중국 대륙의 젖줄인 양쯔강 중상류 후베이성(湖北省) 이창(宜昌)의 취탕샤(瞿塘峽)·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 등 ‘3개의 협곡(三峽)’을 잇는 세계 최대의 댐으로 높이가 185m, 길이 2천309m, 너비 15m로 최대 저수량 390억 톤, 방류량 10만2천500톤에 달한다. 총 공사비는 약 270억 달러(약 35조 원)이며, 개발 이익은 연간 200억 위안(3조2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싼샤댐 프로젝트’는 △물막이 제방과 수문 건설 △발전기 26개를 가동해 1일 전기량 1천800만㎾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 건설 △1만 톤급 선박 2척이 댐을 넘나들 수 있는 갑문식 운하 건설 △3천 톤급 선박을 20분만에 끌어올릴 수 있는 대형 리프트 건설 등 4단계로 나누어 진행된다.

   
▲ ‘싼샤댐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양쯔강을 따라 길이 660㎞, 평균 너비 1.1㎞, 총면적 632㎢, 총저수량 390억 톤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호가 만들어진다. 이 저수량은 일본 전체의 담수량과 맞먹는 양으로, 27억 톤인 소양호 저수량의 13배가 넘는다. <사진제공= 환경운동연합/사진저작권 ⓒ환경운동연합 안준관>
싼샤댐은 공사 3년만인 지난 1998년 둑 축조에 착수했고, 2002년 10월 1천600m 길이의 외쪽 둑을 완공한 데 이어 2003년 7월 660m 길이의 오른쪽 둑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2003년 6월 일부 완공된 발전설비가 70만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완공된 부분은 물을 막는 댐 공정으로, 발전설비와 갑문운하 및 리프트 건설 등 네이게이션 설비는 오는 2008년 완공된다.
공사가 완료되면 양쯔강을 따라 길이 660㎞, 평균 너비 1.1㎞, 총면적 632㎢, 총저수량 390억 톤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호가 만들어진다. 이 저수량은 일본 전체의 담수량과 맞먹는 양으로, 27억 톤인 소양호 저수량의 13배가 넘는다.

특히 중국 정부는 싼샤댐에 저장된 물을 ‘남수북조 프로젝트(남방지역의 물을 북방으로 끌어들이는 구상)’에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베이징시(北京市) 발전개발위원회는 “양쯔강 이남 하천의 물을 베이징 북쪽으로 끌어오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 중 중간선을 연장해 물을 끌어오는 방안이 통과되면 싼샤댐 저장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의 수원지(水源地)가 되며 중국의 물 부족 현상도 절반 정도는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수리전문가들은 북방지역의 수자원 부족 해결방안으로 이미 1950년대부터 ‘남수북조 프로젝트’를 줄곧 주장해 왔다. 최근 들어 중국정부도 이러한 구상에 기초하여 사업계획의 구체적인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수북조계획의 기본구상은 중국의 남방 및 서부 청해성 지역에서 북방지역으로 동선(東線), 중선(中線), 서선(西線)의 3개 수로와 운하를 건설하여 북방지역의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물 부족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싼샤댐이 완공되면 전력생산 효과도 크다. 댐에 설치된 70만kW급 발전기 26대에서 연간 847억kW/h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중국 전체 생산량의 4%이다. 또 2011년까지 댐에 연결된 산자락 지하에 70만kW급 발전기 6개를 추가로 설치해 420만kW를 증산할 예정이다.

싼샤댐을 활용한 해운 물동량도 크게 늘어난다. 댐이 건설되기 전 이 지역을 지나던 물동량은 약 1천만 톤이었으나 2003년 6월부터 갑문이 설치되면서 지난해 물동량은 4천393만 톤까지 급증했다.

중국싼샤댐개발총공사(CTGPC)는 “싼샤댐 건설공사가 완공되면 충칭(重慶)까지 1만 톤급 선박이 운항해 고속도로 4∼6개에 버금가는 물류혁명이 일어나고,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양쯔강 홍수가 100년 단위로 늦춰지며, 댐 일대를 중국 최대의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개발함으로써 21세기 중국의 지도를 바꾸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공한 치수(治水)’로 남을지 미지수
홍수예방·엄청난 전력공급 효과와 환경오염 등 재앙 초래 우려 상존 

■ 문제점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이익과는 달리 △이주민들의 농지와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불만 고조 △유명 유적지 등 문화재 수몰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 우려 등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싼샤댐 건설과 관련 수몰지역에서 이주한 주민은 모두 13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주로 농업에 종사해오던 이들은 댐 주변에 조성된 새 주거지로 이주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주민들은 농경지와 일자리 부족 등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0일에 댐 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또다시 8만여 명이 이주, 이 같은 생활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주민들은 “후베이(湖北)성의 중국 공산당 관리들이 국가가 지급한 보상금을 빼돌리고 있다”며 중앙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댐이 완공된 이후에도 댐 건설로 인한 이주민들의 불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중국은 싼샤댐의 모든 건설공사가 완료되면 충칭(重慶)까지 1만 톤급 선박이 운항해 고속도로 4∼6개에 버금가는 물류혁명이 일어나고,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양쯔강 홍수가 100년 단위로 늦춰지며, 댐 일대를 중국 최대의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개발함으로써 21세기 중국의 지도를 바꾸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제공= 환경운동연합/사진저작권 ⓒ환경운동연합 안준관>
장비의 묘(張飛廟), 백제성(白帝城) 등 삼국지의 유명 유적지들도 수몰되는 비운을 겪고 있다. 싼샤댐 건설로 수몰되는 지역의 문화재는 1천87건(지상 364건, 지하 723건)에 달하지만 보존가치에 따라 이전되거나 현지에 보존되는 지상 문화재 287건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그대로 수몰된다.

전문가들,“환경오염 초래 경고

특히 환경전문가들은 싼샤댐 완공 후 유량 감소로 인해 양쯔강의 수질오염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양쯔강 물의 해양 유입 감소로 인해 동중국해(우리나라 서해)의 염분농도가 증가해 한국 등 주변국의 기온 상승은 물론 해양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싼샤댐 건설에 대한 비판은 진작부터 있어 왔다. 미국에 있는 여성환경운동가 다이칭은 “연간 100억 톤에 달하는 폐수가 댐으로 유입되어 수질을 급격하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해양국립대학 쿵 쿼칭 교수도 싼샤댐이 황해와 남중국해로 유입되는 담수의 80%를 차지하는 양쯔강의 물 흐름을 막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쯔강 물의 유입감소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해와 동중국해의 염분농도와 평균온도가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은 물론 물의 유속이 느려짐에 따라 오염물질의 체류기간과 이에 비례한 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오염정화 기능이 약해진다는 것. 

양쯔강을 운항하는 22만여 척의 동력선이 내뿜는 오염도 문제다. 기름이 포함된 폐수와 생활오수의 연간 배출량은 4억여 톤에 이른다. 생활쓰레기도 8천만 톤이나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질소와 인이 대량으로 배출되면서 적조(赤潮)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양쯔강 연안에는 360여 개의 오수처리장이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거의 없다. 운영자금과 시설부족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각 지방정부가 ‘경제 생산능력 제고’라는 지상 목표에 몰두하면서 환경문제는 예외 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연간 토양침식량 무려 23억톤

   
6천300km에 달하는 양쯔강 유역의 토양 침식도 문제다. 토사 유입량이 갈수록 많아져 이제는 황허(黃河)에 뒤지지 않는다. 토사가 빠져나가는 양쯔강 유역의 땅 넓이는 66만㎢로 전체 유역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연간 토양 침식량은 23억여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50%를 넘었던 상류 지역의 삼림률은 현재 5∼7%로 떨어졌다. 토사 유입이 대책 없이 방치될 것이라는 예상을 낳는다.

특히 중국 <국립지리학지>는 충칭(重慶)은 양쯔강 상류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쌓여 향후 20년 안에 항구적으로 폐쇄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하류는 중류와 대조적으로 토사 부족으로 인해 양쯔강 삼각주 델타는 침식이 진행되고 있다. 양쯔강의 상류에서 흘러오는 퇴적물이 싼샤댐에서 막혀 쌓이면서 하류에 공급되던 토사가 부족하여 삼각주는 침식피해를 보이고 있다.

<뉴사이언트시트 매거진> 4월호는 싼샤댐 건설이 양쯔강 하류의 토사퇴적을 1/2로 줄어들게 했다고 보도했다. 1951년부터 2004년까지 양쯔강 삼각주 델타의 토사침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93년 싼샤댐 건설 이후 급격한 감소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 인공위성을 통한 연구에서도 양쯔강 삼각주는 1년에 4㎢씩 침식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서해 해양생태계 치명적

특히 중국 정부는 ‘남수북조 프로젝트’에 싼샤댐 물을 사용할 예정이어서 바다로 갈 양쯔강 물은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서해 바다의 어획량이 대폭 줄 지 도 모른다는 것이다. 서해로 유입되는 강물이 줄어들면 물고기가 먹을 유기물질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또 바닷물 온도와 염분 농도가 높아져 물고기 생태환경에 심각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전문가들은 서해의 꽃게, 갈치 등 상당수 어족들은 산란장과 월동장소가 양쯔강의 영향을 받는 곳에 있어 피해가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해연안환경연구센터의 한 관계자는 “양쯔강물의 감소는 서해 표층수의 염분 농도를 20%까지 높일 수 있다”며 “이는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져 어종과 어획량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집트 아스완댐 건설 뒤 주변 지역의 어획량이 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유럽의 다뉴브강에 큰 댐이 건설됐을 때도 바다로 유입되는 영양물질이 감소해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보고서도 있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이 싼샤댐의 물 채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2002년 8월과 그 후인 2003년 8월의 동중국해 변화를 관찰한 결과 염분농도는 1.13‰(퍼밀·1퍼밀은 0.001%), 해수온도는 0.5℃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양생태계의 기초 먹이생산자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공급원인 부유물질은 완공전 표면층에서 L당 평균 11.850㎎이 검출됐으나 완공 후에는 3.095㎎으로 74%가 줄었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을 유발하는 ‘클로로필(엽록소)-a’는 완공 전 L당 평균3.205㎍에서 완공 후 0.520㎍으로 큰폭으로 줄었고 표면층 용존산소는 L당 평균 5.835mL에서 4.955mL로 감소했으며, 수온은 평균 27.35℃에서 0.5℃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경재 위원장(한나라당)이 지난해 내놓은 ‘대륙의 소리 없는 위협-중국 월경성 환경오염 실태와 대응방안’이라는 정책자료집에서도 “양쯔강 중류에 싼샤댐이 완공되면 서해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등 중국발 환경오염 문제는 우리 국민의 생존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언론들도 싼샤댐 준공으로 환경오염·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외신들은 벌써부터 댐 주변에는 하루 종일 안개가 끼어 있으며, 주민들은 심각한 피부병 등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4월 27일 중국의 한 환경전문가의 말을 빌어 “양쯔강의 유량이 줄어 자정능력이 떨어지고 수질오염방지시설을 갖추지 않은 댐 상류의 거대한 인공호가 쓰레기 하치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ABC방송도 “중국정부가 댐이 완공되면 전력난 해소와 해마다 발생하는 수해를 방지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환경 문제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서해에 미치는 영향 조사중

■ 정부 대책  샨샤댐 완공으로 서해 오염 및 해양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 깊은 목소리가 대두되자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싼샤댐 건설로 인한 우리나라 남해 인근해역의 해양환경 변화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조사·연구 사업을 2004년 7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주요 연구대상은 △양쯔강 배출수 및 부유물질 유입량의 변화연구 △해·조류 순환과정 변화연구 △해양생물·생태계 변화 및 영향연구 △해양환경변화 자료구축 및 예보모델 개발 등이다. 해양부는 또 싼샤댐이 완공되는 2009년 이후에는 염도, 수온, 해류 등의 변화로 인해 해양 생물의 생산성 저하와 어종·어획량의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어업 피해 대책도 수립할 계획이다.

   
▲ 6천300km에 달하는 양쯔강은 유역의 토양침식으로 언제나 물이 황토색이다. 특히 환경전문가들은 싼샤댐 완공 후 유량 감소로 인해 양쯔강의 수질오염이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도 올해부터 인공위성 추적 표류부이에 의한 저염분 수괴의 거동양상 분석, 36시간 연속관측을 통한 동중국해 북부해역의 생물상 및 물리현상 파악, 제주해협에서 정기선박을 이용한 연속 해양조사 등 종합적이고 다양한 조사 계획을 수립, 싼샤댐 영향에 의한 한반도 부근 해양생태계 및 해황 변동을 파악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특히 서해로 흘러드는 양쯔강물이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8월초 양쯔강 하구의 저염분 물덩어리에 위치추적장치가 부착된 표류 부이 3개를 띄워 인공위성으로 부이의 흐름을 추적한 뒤 싼샤댐이 완공되기 전 조사결과와 비교할 계획이다.

수과원은 또 수심별 수온·염분 관측기(CTD) 등을 이용해 양쯔강 하구와 제주도 서쪽 등 2개 해역에서 플랑크톤과 영양염류 등 해양생물학적 현상의 변화도 관측할 예정이다. 제주도와 전남 완도를 오가는 여객선에는 바닷물의 수온과 염분 농도를 측정하는 기계를 장착하기로 했다. 수산과학원은 9월말 분석을 끝낸 뒤 연말에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 1월에 열린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 제10차 회의’와 지난 3월에 개최한 제11차 회의에서 쌴샤댐 건설로 인한 서해 환경변화에 대한 공동연구를 공식적으로 중국에 제의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내부의 문제라 한국이 관여할 수 없다”는 일관된 의견을 제시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단체, “정부대책 미온적” 비난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정부 대책이 매우 미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싼샤댐 준공일 전날인 5월 19일 논평을 통해 “샨샤댐 건설로 인한 해양환경 변화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은 초라하기 그지없다”고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난했다.

환경운동연합 마운용 국제연대 국장은 “싼샤댐은 중국에서 건설되지만 그 영향은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로 확장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양쯔강의 유량감소가 미칠 서해의 생태계 혼란과 염분의 변화, 싼샤댐 호수의 건설로 야기될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피해에 대해 정부는 외면하거나 침묵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중국정부에게 싼샤댐 건설과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 제시 및 예상되는 생태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 중국과 함께 공동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경재 위원장도 “우리 정부의 대중국 환경외교는 환경부, 해양수산부, 외교통상부 등 여러 부처에서 분산적이고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통합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특히 싼샤댐 완공으로 인한 서해 해양환경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체계적인 기초조사와 함께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일 정부 차원의 ‘싼샤댐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한기준 해양환경과장은 “정부는 해양환경 국제회의 시 공동조사 실시 및 해양환경 영향 저감방안 마련을 중국 측에 적극적으로 요구해 나가는 것은 물론 쌴샤댐 건설로 인해 우리 해양환경과 어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과장은 특히 “또한 정부는 일본과의 공동 대응을 통해 중국 측을 압박한다는 측면에서 2006년 2월 개최된 ‘한·일 환경협력공동위원회’를 통해 쌴샤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다각도에서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중국과의 환경 관련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공동연구와 자료 제출을 요구 등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지도부 준공식 대거 불참

■ 빛과 그림자 상존  중국 정부와 국민들은 싼샤댐은 만리장성, 대운하와 더불어 중국의 3대 역사(役事)로 일컫고 있다. 하지만 싼샤댐 준공에 따른 효과는 상반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홍수 예방 △엄청난 전기 공급 △서부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기대와 함께 △자칫 거대한 오염원으로 변질되고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어두운 그림자를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 관영언론 등을 통해 ‘싼샤댐 건설은 중국의 자긍심’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지만 싼샤댐 준공식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물론 싼샤공정건설위원회 주임을 겸하고 있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나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제환경단체가 댐 건설에 따른 생태계 파괴, 수질오염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행사장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겉모습은 세계 최대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말못할 고민이 많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담수용량 390억 톤, 발전용량 2천240만kW), 담수호 넓이 1천84㎢ 등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싼샤댐. 중국지도부가 “중화민족의 3000년 꿈이 실현됐다”고 한 것처럼  싼샤댐 건설이 과연 ‘성공한 치수(治水)’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배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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