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도시지역 홍수 위험요소 많다

최근 10년간 홍수 등 풍수해 도시지역 집중

1995∼2004년 도시 수해피해액 무려 19조5천652억원
설계강우 초과로 인한 하천범람·제방붕괴가 주원인


강이나 냇물이 불어 범람(氾濫)하는 현상을 일컫는 홍수의 발생은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하천의 관리 등 인위적인 조건에 의해서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홍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주로 기압이 불안정한 여름철 장마기간에 생기는 집중호우이며, 다른 하나는 7∼9월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으로 인한 국지성호우(局地性豪雨)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 1999년 7월 31부터 8월 2일까지 경기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임진강이 범람, 파주시 문산읍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홍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는 줄어드는 반면, 도시형 홍수로 인해 재산피해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1995∼2004년까지 최근 10년간의 도시지역의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총 피해액은 무려 19조5천652억 원에 이른다.

                       1993∼2002년 동안 풍수해 피해액의 도시지역 비중
                                  [자료: 도시홍수재해관리기술사업단(2004)]

   

도시 규모별로 보면 군(郡)급 도시가 10조2천100억 원으로 피해가 가장 컸으며, 시(市)급 도시 8조3천300억 원, 광역시 자치구 876억 원, 특별시 자치구 149억 원 순이었다. 도시 수를 고려한 도시당 연평균 피해액을 비교해보면 군 지역이 약 120억 원, 시 지역이 약 110억 원, 특·광역시의 자치구가 약 15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광역시 및 시급 이상의 도시에서 10년간 발생한 풍수해 피해 총액은 17조5천455억 원으로 전체 자연피해액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2004년 도시홍수재해관리기술사업단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풍수해의 대부분이 도시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전체 풍수해 피해액의 평균 90%(최고 100%·최저 38%)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도시의 수해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문산읍 전체 3m 깊이로 침수

■ 파주 문산읍 집중호우(1996, 98, 99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의 경우 1996년과 1998년, 1999년에 집중호우가 내려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혔다. 1996년 7월 26∼28일 3일간 임진강 유역에 내린 강우량은 26일 340.2mm, 27일 557.7mm, 28일 598.7mm로 호우기간 동안 내린 강우량은 연평균 강우량의 50%에 달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임진강 유역에서는 사망 18명, 3천697세대 1만4천77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홍수피해액은 총 3천105억 원으로 같은 기간 전국 피해액의 72.5%를 점유했다.

파주시는 문산읍과 적성면 일대의 저지대가 침수되어 주민 1만5천여 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특히 문산읍 내가 3m 깊이로 침수되어 금촌∼문산간 철도 유실과 교통·통신·상수도 등이 두절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문산읍은 시가지의 침수로 1명의 사망자와 총 5천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홍수피해액은 439억 원이었다.

또 1998년 8월 5∼8일까지 강우가 주로 임진강 남측 유역인 파주시, 동두천시, 포천군 등에 집중 발생해 최대 강우량이 파주시 광탄면에서 1일 514.0mm, 2일 728.0mm, 3일 최대는 의정부시에서 774mm 발생했다.

임진강 유역은 사망 86명, 이재민 7천499명 등 총 2천19억 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는 전국 총 피해액 1조2천478억 원의 약 16%에 해당되며, 1996년의 피해액보다는 적으나 사망과 이재민수가 크게 증가했다.

1998년 홍수피해 특징은 1996년과 같이 주로 침수에 의한 피해로 파주·포천·양주 등 유역 남측 지역이 피해규모가 큰 반면, 임진강 유역 상류부인 철원·연천 등에는 거의 피해가 발생되지 않았다.

유역 내 시·군별 피해액을 살펴보면, 양주군이 848억 원으로 피해액이 가장 많았으며 파주시 585억 원, 동두천시 297억 원, 포천군이 246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파주시는 8월 5∼6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문산천, 동문천, 금촌천, 곡릉천 등이 범람하여 파주시의 대부분이 물바다를 이루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1999년 7월 31일에서 8월 2일까지 3일 동안 경기 및 강원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488∼837mm의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3일간 누적된 강우량은 포천군 화현면이 837mm로 가장 많았으며, 임진강 유역의 지점 및 지속기간별 최대 강우량을 평균한 결과 최대평균강우량은 첫째날 297.0mm, 둘째날 531.8mm, 셋째날 659.6mm로 호우 규모면에서 1999년 호우가 1996년, 1998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발생했다.

1999년 호우로 인한 홍수피해는 1996년 홍수와 유사하게 임진강 유역에 집중되어 피해가 발생했으며, 유역의 6개 시·군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돼 홍수피해액만도 3천900억 원으로 나타나 1996년, 1998년, 1999년의 3개년 중 피해액이 가장 크게 발생했다. 이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는 도시지역인 파주, 문산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으며 연천·동두천·포천 지역에서도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1996년, 1998년, 1999년 3개년에 걸쳐 발생한 홍수의 주요 피해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한 집중호우와 이로 인한 하천범람·제방붕괴와 내수배제불량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파주시는 서해 만조, 한강과 임진강의 배수영향, 곡릉천과 문산천 하류부의 지역들은 하상의 높이보다 낮은 저지대가 많아 지리적으로 홍수에 취약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문산읍은 임진강 배수위의 영향을 직접 받는 문산천과 동문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우안에 위치하고 있고, 문산읍 시가지는 문산천과 동문천의 하상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등 지리적인 여건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동문천 하구부에 설치된 문산교, 문산1교, 문산철교가 제방보다 낮고 좁게 설치되어 있어 이를 통해 문산읍으로 월류하여 침수피해를 발생시켰다고 분석되고 있다.

서울, 이틀간 폭우로 44명 목숨 잃어

   
▲ 2001년 7월 15일 새벽에 서울동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중랑천이 범람, 상류에서 떠내려온 자동차들이 물이 빠져나간 후 뒤엉켜 있는 모습.
■ 서울의 집중호우(2001년)  2001년 서울지역은 동서방향에서 북동방향을 축으로 하여 기록적인 집중호우 발생했다. 7월 15일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서울지역에 강우가 집중하여, 주로 중랑천 중·하류부와 안양천 유역 일원에 대규모의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7월 14∼15일 이틀사이에 내린 강우량은 310.1mm, 1시간 최대강우량은 99.5mm로 1964년 이후 37년만의 최대 강우를 기록했다. 이 비로 인해 사망 44명, 부상 104명 등 총 14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약 584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주요 홍수 피해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한 강우로 보고있으며, 기타 집수시설 미비, 내수배제시설 미비 등으로 나타났다.

관악구의 경우, 침수피해의 주요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한 국지성 집중호우로 신림 6·10동의 하수암거는 10년 빈도의 강우로 설계됐으나 2001년 강우는 시간당 156mm로 1천년 이상 빈도 강우에 해당하는 엄청난 집중폭우가 내려 계획 홍수위를 약 1.24∼2.23m 상회하였다. 이밖에 무허가 건물로 인한 하천구역의 축소, 계곡의 부유잡물로 인한 홍수소통 방해로 나타났다.

배수펌프장 침수로 피해 가중

■ 김해 한림면 집중호우(2002년)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는 2002년 8월 4∼17일 14일간 각각 611mm와 503mm의 강우량이 발생했다. 평균강우강도는 작았으나 장기간 많은 양의 강우로 인해 화포천 유역에 큰 침수피해를 초래했다.

   
▲ 2002년 8월 10일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 집중호우가 발생, 화포천이 범람, 한림면 읍내가 모두 잠겼다. 사진은 한림농협 앞과 침수 전과 후의 모습.
8월 10일 오후 화포천 범람에 의한 제방붕괴로 장방·시산·가산·가동리 일대 500여 가구가 침수, 2천500여 명의 주민이 인근 한림중학교 등 3곳으로 긴급 대피했으며, 경전선 열차운행 전면중단, 가옥 930세대 침수, 공장 200동 침수, 농경지 720ha 침수, 도로 16개소 5천852m 침수, 하천제방 11개소 2천650m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화포천 제방붕괴는 낙동강 수위상승에 따라 역류방지를 위해 배수문을 폐쇄하여 화포천 유역 홍수량의 자연배제가 불가능하게 됐으나 낙동강 수위가 내려갈 때까지 홍수량이 하도 내에 장기간 체류됨에 따라 제방이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피해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한 집중호우이며, 직접적인 원인은 화포천 제방붕괴로 나타났다. 또한 화포천 하구에 위치한 (구)한림배수펌프장의 침수로 펌프가동이 중단되면서 홍수피해가 가중됐으며, 중·하류부는 지형적으로 완경사 저지대로 내수배제가 어려워, 중류부의 하도습지에서부터 하류부로 갈수록 하도단면이 축소되어 홍수 배제가 원할하지 않았다.

하루 870.5mm 내려 사상최대 기록

■ 강릉시 ‘루사’피해(2002년)   2002년 8월말 태풍 ‘루사’에 의해 강릉시의 강우는 8월 30일 오전에 시작하여 시간당 최대강우량 98mm, 하루 최대강우량 880mm가 발생했으며, 8월 31일∼9월 1일 2일간 발생한 강수량은 870.5mm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200년 8월 30일 태풍 ‘루사’로 인해 강릉시에는 30일 하룻동안 870.5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남대천이 범람, 많은 피해를 보았다.
이로 인해 사망 48명, 실종 5명, 부상 3명, 이재민 2만3천328명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강릉 남대천(내곡동, 강남동 등)의 제방과 경포천 유역의 경포호가 범람했고, 장현저수지 및 동막저수지가 붕괴되어 댐 하류지역의 주택침수 및 붕괴, 농경지 침수, 하천범람, 교랑파괴 등 8천64억 원의 재산피해액이 발생했다.

홍수 피해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하는 집중호우로 분석됐으며 내수배제불량, 경포호 주변의 토지이용 증가가 피해를 가중시켰다.

‘매미’때 마산 4천여 가구 침수

■ 마산시 ‘매미’ 피해(2003년)  2003년 9월 11일 제주도 및 남해안지방이 태풍전면에 들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여 9월 11∼13일 오전 9시까지 전국적으로 10∼450mm의 강수량이 발생했다. 남해를 비롯한 남해안지방과 대관령을 비롯한 강원도 영동지방은 시간당 47.0mm∼79.5mm의 집중호우가 내렸으며, 일일 강수량도 400mm정도로 많은 양을 기록했다.

   
▲ 2003년 9월 11∼13일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강타, 경남 마산시가지가 잠겼다. 사진은 침수된 마산시 주거지역의 모습. 가재도구, 냉장고, 스티로폴 등이 뒤엉켜 있다.
태풍 ‘매미’ 통과 시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 60.0m/초, 고산 60.0m/초으로 우리나라 관측(1904년)이래 최대 순간풍속 극값(종전 : 58.3m/초, 2000. 8. 31)을 경신했다. ‘매미’는 순간최대풍속 38.8m/초의 바람과 157mm/일의 강우를 동반한 채, 9월 12일 20시경에 마산시 서쪽 50km에 위치한 사천 해안에 상륙, 만조(20시30분 경)와 겹쳐지면서 마산만 일대의 폭풍과 해일로 발전했다.

‘매미’로 인한 피해는 사망 17명, 실종 1명 등 총 18명의 인명피해와 약 5천800억 원의 재산피해, 2천974가구 7천20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마산시 중심부인 월영동의 상가와 주택 등 3천7955개소가 침수되었고, 360여 척의 선박이 육지로 떠밀려오는 등 해일 피해가 두드러졌다.

주요 피해원인은 집중호우 이외에 강풍에 의한 피해, 해일로 인한 피해로 보고 있다. 엄청난 위력의 강풍과 바람에 의한 폭풍해일, 만조가 겹친 최악의 상황에서 큰 해일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부둣가에 야적해 놓은 원목이 해일로 인하여 해안가와 저지대를 덮쳐 피해를 가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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