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화 박사(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팀장) / 박상정 박사(국립환경과학원 상하수도연구과 연구관)

 전문가 기고


“소규모 급수시설,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필요”

20년 이상 노후시설, 정수처리 기능 불안전…급수수질 악화 원인
마을상수도 소독, 액상 염소소독이 가장 일반적이고 안전한 방식

 

소규모 수도시설 현황 및 문제점과 발전방향
정원화 박사(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팀장) / 박상정 박사(국립환경과학원 상하수도연구과 연구관)

소규모 수도시설, 매년 수질오염 심화 우려

‘소규모 급수시설’이란 급수인구 100명 미만의 지역에서 주민이 공동으로 설치 및 관리하는 시설로, 「수도법」 제3조에 정의된 바에 의하면 1일 공급량 20㎥ 미만인 급수시설 및 시도·시장·군수가 정하는 급수시설을 의미한다. 또 마을상수도는 급수인구 100명∼2천500명 규모의 지역에 보급되는 수도시설로, 1일 공급량 20∼500㎥인 급수시설 및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도시설을 말한다.

소규모 수도시설은 신설 및 증설된 경우 △지하수개발 및 송·배수관 설치 △무선수위계 감시 시스템 설치 △배수지에 소독기 설치 등을 관리 범위로 지정하고 관리를 수행한다. 기존 시설이 개량된 소규모 수도시설은 △취수원·관로 등 노후시설 △정수시설 수질불량 △토지민원 등을 관리해야 하며, 이 외에도 유지관리용역으로 연간 2회 물탱크 청소, 마을 관리자 기술 지원, 잡초 제거, 소독약 투입 등의 내용도 관리 범위에 속한다.

소규모 수도시설은 광역상수도 및 지방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농어촌 지역의 효율적인 급수방식으로 원수수질이 양호하고 경제적인 운영 및 처리가 가능하지만, 전국에 산재 분포되어 있어 체계적인 집계 및 관리가 어렵고 전문 관리자가 부족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형태가 다양해 표준화가 곤란하며 현재 관리주체인 주민의 자체 운영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겪는 가뭄 및 수질사고 등으로 수질오염의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방상수도가 아닌 계곡수를 취·정수해 사용하는 마을상수도는 수질은 깨끗하지만 수량에는 문제가 있다.

만성 물부족 지역, 수량 확보 어려움 겪어

마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노인들로 구성된 강원도 평창군의 솔언덕 마을은 매년 겨울에서 봄까지 물부족에 시달린다. 해마다 마을주민들은 지자체 등이 지원하는 생수와 소방당국의 급수차량에 의존해 어렵게 물을 이용하고 있다. 상수도가 있지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방상수도가 아닌, 계곡수를 정수해 사용하는 마을상수도로 수질은 깨끗하지만 문제는 수량이다.

 4계절로 나뉘어 강우량의 편차가 심한 우리나라 특성상 봄 갈수기에는 늘 물이 부족하다. 강원도 등 만성 물부족 지역의 주민들은 지방상수도 공급을 원하고 있지만 재정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상수도 보급률은 2014년 기준 98.6%로 사실상 100%에 근접하지만, 그 가운데 마을상수도와 간이상수도의 비율 2.4%가 포함되어 있으며 주민 약 170만 명(2012년 기준)이 이러한 방식으로 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농어촌 지역 상수도 보급률을 2012년 62.2%에서 2017년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수질기준 초과 등 개선 필요시설 12.5%…공정문제가 주원인

2012년 기준 전국의 소규모 수도시설은 모두 1만8천350개소로 이 중 급수인구 500명 이하의 시설은 전체의 약 99%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설치된 지 30년 이상 지난 노후시설은 9천여 개소로 전체의 약 50%에 달했다.

전국의 소규모 수도시설이 취수하는 수원은 대부분이 지하수(83.8%)였으며, 이어 계곡수(14.8%), 용천수(3.0%), 기타 수원(1.4%) 순으로 취수됐다. 형태별로는 비교적 급수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마을상수도(44.3%)보다는 100명 미만의 지역에 설치되는 소규모 급수시설(55.7%)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소규모 수도시설의 약 90%는 처리를 위해 염소소독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완속여과가 3%, 미처리가 2%로 뒤를 이었다. 이 중 최근 수년 동안 수질개선이 요구되는 시설은 2천여 개소로 약 10% 이상이었으며, 20∼30% 정도는 공정상의 문제로 염소소독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잔류염소 농도는 계절별로 차이가 있다.

 
마을상수도 소규모 급수시설 운영실태

마을상수도는 광역 및 지방상수도를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의 용수공급을 위해 지자체에서 개발·운영하는 급수시설을 말한다. 주로 암반지하수를 사용하며, 수자원이 부족하거나 지하수 오염 등으로 유해성분이 함유된 경우에는 계곡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을상수도 시스템 운영의 기본이 되는 무선수위조절장치, 이물질 제거를 위한 정수장치, 살균 소독을 위한 염소투입기 및 자외선 살균기, 지하수 오염방지를 위한 상부보호공, 그 외 여러 장치들이 수질개선 및 관리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 마을상수도에 사용되는 여러 장치들은 개별 설치되어 동작하는 구조이며, 원격 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장비들도 상당수다. 또한, 원격관리가 되더라도 각각의 장치가 개별 운영되는 까닭에 운영비는 증가하는 반면, 관리의 효율성은 떨어지는 형편이다.

현재 급수시설은 마을이장 등 고령화된 비전문가가 관리하고 있으며, 지자체 관리자 1명당 최대 200개소를 관리하고 있어 관리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설치된 지 20년 이상 지나 노후화되고 불완전한 정수처리 기능으로 인해 급수 수질의 악화 등 안전성 문제도 따르는 실정이다.

이러한 급수시설은 설치 당시의 기술적인 결함, 시설의 부족과 노후화, 수원 주변 관리 소홀 및 불완전한 정수처리 등으로 인한 급수수질의 악화와 더불어 물 사용량 증대에 따른 수량 부족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수원지의 관리 및 개선도 중요한 과제이나 근본적으로는 실질적인 마을상수도 시설의 관리 및 수질관리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국민의 보건과 함께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요구하는 추세에 맞추어 소규모 수도시설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수질관리와 안전성의 보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저렴하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통합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을상수도, 일원화된 수질관리 시스템 필요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소규모 수도시설마다 운영관리 전반에 대한 정보 및 잔류염소·탁도·수량·수위·전기전도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자동측정기기를 부착하여 지역 통합 관리센터로 실시간 전송하는 동시에, 지역통합관리센터에 수집된 데이터를 환경부 중앙통합관리센터에서 일괄 모니터링하는 등 전국적으로 일원화된 수질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마을상수도 소독을 위해 적용되고 있는 염소투입방식은 수차(水車) 및 두레박 형태의 무동력 기계식 방식 또는 유량비례제어방식 등이 사용되고 있다. 소독에 사용되는 액상염소인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은 자기분해되거나 증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유효염소농도가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그림 1]은 시간경과에 따른 차아염소산나트륨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아염소산나트륨의 유효염소농도가 감소하는 특성이 있으며, 온도가 낮을 때보다 섭씨 30도, 섭씨 35도의 높은 온도에서 보다 빠르게 유효염소농도가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정·제어가 가능한 염소투입기’ 기술개발 완료

그러나 현재 설치되고 있는 염소투입기의 경우, 이러한 차아염소산나트륨 사용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보완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경우 유량에 따라 정량의 약품을 주입하더라도 유효염소농도가 감소한 상태에서는 소독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림 2]는 기존의 염소투입방식에서 목표 농도값을 1㎎/L(ppm)로 설정하였어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소독 능력이 감소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설정농도는 1㎎/L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잔류염소농도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염소투입기를 설치해 물을 소독하고 있지만 결국 마을 상수도는 제대로 소독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관련 기업들 중 마을상수도 염소소독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정 및 제어가 가능한 염소투입기’ 기술개발을 완료한 기업도 있다. 이러한 투입기는 24시간 온도에 따른 당일 약품농도를 산출하고 약품투입주기를 산정하여 정량펌프로 출력을 보내는 방식으로, 시간경과에 따라 유효염소농도가 감소된 것을 감안하여 적절한 염소 주입량을 제어할 수 있어 효과적인 소독이 가능하게 한다.

 
대·소규모 수도시설 적용 가능한 관리 시스템 필요

이에 환경부에서는 상수도 시스템 개발사업단을 통해 ‘에코스마트 상수도 시스템(ESMS) 및 다목적 카세트형 소규모 정수처리 패키지 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에코스마트 상수도시스템은 취수부터 수용가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에 대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스마트 상수도시스템을 개발하고,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기반을 구축하고자 개발된 통합 플랫폼이다. 포스코 ICT·GS건설·SK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손잡고 스리랑카 1개소 및 국내 8개소의 테스트 베드(Test-Bed)를 구축하고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목적 카세트형 소규모 정수처리 패키지 시스템은 지역맞춤형 이동형 분산형 정수처리 통합관리를 위해 개발된 시스템으로 경기 파주시, 강원 원주시, 인천 강화군 등 여러 지역의 마을상수도에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여러 중소기업에서 소규모 급수시설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여 지자체에 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발된 기술은 주로 소규모 급수시설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므로 대규모 정수장 및 배수지에도 함께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실정이다.

아울러 현재는 상수도시설의 비효율적 운영관리가 이루어지는 탓에 막대한 시설투자에 비해 미흡한 투자 효과, 운영관리요원의 과다 투입, 운영관리비 과다 소요 등 비경제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향후 상수도시설의 설치 및 운영관리 부문에 민간기업의 창의성·경영효율성을 최대한 활용해 환경기술 개발을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상수도 공급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한편, 환경부는 2017년 이후에도 존치되는 소규모 수도시설을 대상으로 먹는물 안전을 위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며 통합관리 표준 제시 및 표준 관리체계 정립을 약속했다.

올해 10개소에 수도시설 통합관리 시스템 설치

이에 따라 소규모 수도시설 통합방안으로 ‘소규모 상수시설 통합관리용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 관리기반을 조성하는 동시에, 2년에 걸쳐 소규모 수도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시설개량을 시행하고 운영관리 표준 매뉴얼을 발간했다.

소규모 수도시설 통합관리 시스템은 지난 2014년 경북 예천군을 시작으로 현재 충북 충주시, 강원 홍천군 등의 지역에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전국의 1만8천여 개소 소규모 수도시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시행할 경우 무자격 업체가 난립해 부실시공 및 운영관리 부재기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2016∼2017년, 2017∼2022년, 2022∼2023년을 각각 단기·중기·장기로 구분하고 △통합운영기반 구축 △소규모 수도시설 통합 확대 △통합운영 완성 및 마무리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시·군별 통합운영 기반 및 중앙통합설비 10개소가 구축될 예정으로,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3년에는 수돗물 신뢰체계를 구축하고 소외지역에 물복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16년 6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