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식 서울특별시 서울물연구원 주무관

 환경의 날 특집 Ⅱ. 수도 분야에도 융합기술 도입 시급하다

 

“서울물연구원, ‘하수악취 민원지도’ 시범 작성”

악취민원·정화조·하수관거·침수지역·음식점 등 78만여 빅데이터 자료 분석
민원자료 DB화 통해 발생 원인별·계절별·중점관리지역 선정 악취저감사업 전개

 

▲ 신 풍 식 서울특별시 서울물연구원 주무관
Part 04. 빅데이터를 이용한 하수악취지도 서비스

민원지도, 시민 체감도 높아 효율적

정화조, 맨홀 등의 하수시설에서 발생하는 하수악취가 매년 증가함으로써 시민의 생활 불편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악취저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지점에서 얼마만큼의 악취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악취오염도를 파악하기 어려워 사업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형편이다.

이에 하수악취지도를 작성해 악취오염도를 파악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하수악취지도는 하수악취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지도상에 표시해 하수악취 오염도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를 근거로 관리지역을 선정함으로써 효율적인 악취저감사업이 가능하다.

하수악취지도의 종류는 크게 민원지도와 농도지도가 있다. ‘하수악취 민원지도’로 악취 민원이 발생한 지점을 지도상에 표시하는 미국 등 해외 사례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악취농도를 측정해 지도상에 표기하는 ‘하수악취 농도지도’ 방식을 사용한다.

하수악취 민원지도는 민원처리에 따른 자료수집이 용이하고, 민원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신속한 작성이 가능하며 경제적이다. 시민이 직접 불편을 느낀 지역을 제보하므로 시민 체감도가 높은 자료로서 주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악취저감효과 평가는 지역단위로 이루어져 지역별 악취발생 현황 및 개선 현황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반면, 하수악취 농도지도는 전체 시설을 대상으로 하므로 제작비용이 많이 들고 장시간이 소요된다. 1건당 분석료는 평균 200만 원으로, 서울시의 경우 농도측정 및 시스템 구축에 약 7억 원이 소요됐다. 뿐만 아니라 하수악취의 일간 변동폭이 커서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개별단위로 악취저감 성능을 평가하며, 국내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서울시 광진구에 적용한 바 있다.

 

 
시·공간별 발생밀도 분석…5단계 분류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악취농도에 따라 관내 각 지역을 쾌적, 양호, 보통, 불량, 불쾌 등 5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의 하수악취 농도지도는 악취가 심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악취저감기술을 적용할 수 있지만 민원에 근거한 방식보다 비용·시간적 효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시민이 직접 불편을 느끼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하수악취 민원지도 작성을 도입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하수악취지도는 크게 △공간적 분석 △시간적 분석 △상관 분석의 방식으로 제작된다. 공간적 분석은 악취 다(多)발생지역을 하수악취 중점관리지역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면적당 민원발생건수 및 인구 1만 명당 발생건수를 통해 발생밀도를 분석하고 1단계(중점관리지역)∼5단계(청정지역)의 단계를 설정한다.

시간적 분석은 월별·계절별로 발생빈도를 분석해 다발생 시기를 선정하는 방식이며, 상관분석은 악취 원인인자별 상관분석을 통해 악취발생지점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작성된 하수악취지도를 활용해 하수악취의 발생원인 및 오염도를 파악하여 중점관리지역을 선정하고, 이에 따라 악취저감시설을 집중 투자해 비용대비 최적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하수악취, 매년 봄·가을 집중 발생 패턴

다산콜센터 민원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2년간 접수된 하수악취 민원사례는 모두 6천209건으로 5∼6월 및 9∼10월 등 봄·가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매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민원건수는 중구·종로구가 가장 많았고, 면적(10㎢) 당으로는 중구·강서구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하수악취 발생원인은 ‘불명확’이 3천235건으로 전체의 5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는 체계적인 민원자료 관리가 소홀해 원인, 위치, 시간 정보 등이 부족한 까닭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는 빗물받이가 1천740건(28%), 정화조가 603건(9.7%)으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서울물연구원은 하수악취 민원지도를 시범 작성했다. 시범에 사용된 빅데이터 분석자료는 악취민원 2천885건, 정화조 65만5천364개소, 하수관거(박스) 1천631개소, 침수지역 6천139개소, 음식점 11만1천736개소 등이 포함됐으며, 분석에는 ‘Arc-GIS’ 프로그램이 이용됐다.

지도 작성과정은 크게 △자료수집 △공간정보화 △공간분석 △지도작성 등 4단계로 GIS(지리정보시스템)와 연동해 효율적인 설치 계획이 가능토록 했다. 수집된 자료는 악취민원 신고 위치 및 악취발생 요소 위치 표시에 따라 공간 정보화된다. 이후 신고위치 반경 10m 내의 발생요소를 분석해 발생원인을 밝혀낸 후 신고된 주소를 지도에 표시해 악취가 발생하는 지점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중구 등 상가지역 악취 발생빈도 높아

시범적으로 작성된 하수악취 민원지도는 서울시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전체 오염도를 파악하는 용도로 제작되었다. 하수악취지도 시범 작성 결과 하수악취 민원이 발생한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마포구, 중구, 종로구, 중랑구, 강동구, 강남구, 금천구 등 7개 구의 도심지역으로 드러났다.

이들 지역은 대형 정화조 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지역에 밀집해 있다. 또한 대형 하수암거가 존재해 굴뚝효과에 따라 하수암거에서 우수받이로 하수악취가 발산되어 악취로 인한 민원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동별로는 마포구 서교동, 강남구 역삼1동, 종로구 종로 1·2·3·4가동, 금천구 시흥1동이 민원 발생빈도가 높았고, 배수분구별로는 강북구 수유2동, 종로구 가회동, 강동구 길동이 민원이 많아 이들 지역에 대해 하수관거 준설 등 정비사업을 실시했다.

악취중점관리지역은 악취 유발요인의 공간상관분석에 따른 인자 가중치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산정 공식은 정화조 밀도×63%, 하수관거와의 거리×4%, 침수지역 여부×4%, 음식점 밀도×29%를 모두 합한 값이다.

 

 
 
처리 불명확한 민원 건수 절반 넘어

악취 민원이 잦은 종로구를 대상으로 현장 악취저감사업을 위한 세부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악취발생 취약지역을 선정해 환경부는 지난 2015년 도심지역 하수도 악취개선사업을 실시했다. 취약지역은 종로 1·2·3·4가동과 종로 5·6가동, 혜화동 등 7개 동이 선정됐다. 이들 지역은 대형 펌핑식 정화조가 많고 음식점이 밀집해 있어 우선적인 악취저감 예방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환경부는 정화조 공기주입장치를 설치해 하수관로를 준설했다.

한편, 하수악취 민원지도 시범 작성 과정에서 민원접수 및 처리내용이 불명확한 사례가 전체 민원 건수 중 52.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구체적·체계적인 정보 수집이 미비하다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원처리 표준 매뉴얼을 작성해 보다 꼼꼼한 민원처리를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매뉴얼 작성을 위해서는 악취 민원이 발생한 시점부터 민원처리까지의 과정뿐만 아니라 처리결과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 향후 악취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후 단계까지 아우르는 전 과정에 대한 표준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사례를 조사해 하수악취 민원에 대응하는 실전형 매뉴얼을 작성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 정화조, 맨홀 등의 하수시설에서 발생하는 하수악취가 매년 증가해 시민의 생활 불편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악취저감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어느 지점에서 얼마만큼의 악취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악취오염도를 파악하기 어려워 사업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화수소 연속 측정해 평균값 도출

미국 뉴욕시와 로스앤젤레스시는 DB형 단계별 민원접수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으며, 미줄라(Missoula)시 및 일본 동경시는 하수처리장은 민원 접수 및 처리 체크리스트(Check list)를 작성해 구체적인 민원 내용을 접수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기반으로 서울시는 하수악취 민원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하수악취 체크리스트를 도입해 민원을 접수받고 있다. 체크리스트에는 △악취 발생장소 및 주변환경, 일시 △악취 종류 및 정도 등 발생정도 등이 포함되어 민원 신고만으로도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하수악취 민원에 대한 현장조사 및 처리 매뉴얼에는 △악취유형, 발생원인 및 조치사항, 정화조 조사 △황화수소 측정 △악취 해결 시 착안사항 등 민원 처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지침이 담겨 있어 일관성 있고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하수악취 원인 및 조치사항은 하수악취의 유형 분류 및 저감방안을 참고해 작성하며, 황화수소를 측정할 때는 2∼3일 간 연속으로 측정해 최대·최소·평균값을 기록하는 것이 원칙이다. 평균값이 높으면 하수관로가 부식되어 도로함몰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를 시행한다.
 

 
하수악취 저감사업 평가도구로 활용

기존에 하수도 전산 시스템을 활용한 민원지도 작성 과정에서는 서버, 운영 프로그램, 농도측정 등 지도 작성에 따른 시스템 구축비가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하수도 전산 시스템에 악취관리를 신설 또는 업그레이드해 시스템 구축비를 절감하고 하수관로 등 하수 정보의 공동 이용이 가능하게 개선했다. 또 이를 통해 하수도 관리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켰다.

아울러 기존의 시스템에 악취관리지도 기능을 보강함으로써 다양한 지도 작성이 가능해졌다. 악취발생 원인별·계절별 중점관리지역을 선정할 수 있게 됐으며, 민원지도뿐만 아니라 농도지도도 함께 작성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2015년 8월부터 서울시 민원대응 매뉴얼에 따라 민원을 처리 중이며, 2015년도에는 종로구를 대상으로 도심 하수악취 저감 시범사업 지역 선정을 추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꼼꼼한 악취 민원관리로 악취 저감 효율을 개선하고, 하수악취 시범사업 우선순위 선정을 통한 효율적 추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향후 악취 시범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터저널』 2016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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