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워터 4.0』

데이빗 세들랙 지음 / 장영재 옮김
㈜레디셋고 발간 / 412쪽 / 값 19,000원

 

 
현대인은 수도꼭지에서 손쉽게 물을 얻고, 사용한 물을 파이프를 통해 흘려보냄으로써 간편하게 처리한다. 대부분의 현대인이 사용하고 있는 도시 물 시스템은 이처럼 간단하고 당연하게 보이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탄생한 경이로운 기술의 결과물이다.

멀리 떨어진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물을 운반하는 상수도, 부엌과 화장실에서 배출된 오염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지 않게 하는 하수처리시설, 집이 빗물로 침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배수 네트워크 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물 시스템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

이러한 물 시스템은 인간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사실상 우리는 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보내지고, 순환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상이변으로 가뭄·홍수의 발생빈도와 정도가 점차 증가하는 데다, 빠르게 고도화되는 산업발전에 따라 수질오염물질 또한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물에 무관심할 수 없다.

깨끗한 물 위한 인류의 2천500년 노력의 역사 담아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빗 세들랙은 UC버클리 토목환경공학대학 교수이자 버클리 물센터의 공동책임자로서 지금 인류에게 닥친 물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 물 시스템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물 시스템은 과거의 성공전략을 기반으로 점차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점진적으로 진화했으며, 과거와 현재의 시대를 떠나 도시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물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이 책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물 시스템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발전과정을 로마시대를 시작으로 4단계에 걸쳐 알기 쉽게 보여준다. 산업화 초기 고대 로마의 상하수도를 재현한 워터 1.0부터 시작해 물의 정수를 통해 공중위생환경을 비약적으로 개선한 워터 2.0, 하수처리장 건설을 통해 도시 물 시스템의 표준을 정립한 워터 3.0, 지속적인 인구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기존 물 시스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워터 4.0까지 지난 2천500년 동안 인류가 깨끗하고 풍부한 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곧 다가올 새로운 위기에 대비 워터 4.0 준비해야

깨끗한 물의 확보, 거리의 배수, 폐수처리 문제는 어느 시대에도 중요한 일이다. 저자가 지칭하는 두 번째 물의 혁명인 워터 2.0은 정수처리를 통해 공중위생환경을 크게 개선시켜 인류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렸고, 워터 3.0이라 불리는 하수처리장의 건설은 하천을 지금과 같은 쾌적한 환경으로 바꾸어 놓았다.

마트에서 생수를 구입해 마시는 일은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일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변화를 워터 4.0의 전조로 보고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 다소 무리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역사에서 보듯 인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다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이 책은 대다수가 관심가지지 않는 주제에 대중을 끌어들이려는 저자의 노력이 빚어낸 책으로, 독자들이 물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넓히도록 기여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워터 4.0』은 저자의 강의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수업이 되어 미래 위기에 대한 처방전을 알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워터저널』 2016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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