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음주 등이 암 발생 뿐만 아니라 암환자의 치료 경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삶의질 향상 연구과 윤영호, 박상민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피보험자 건강진단을 받은 90만1천979명의 한국 남성 중 암으로 진단된 1만4천578명을 대상으로 8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흡연, 음주, 당뇨 등이 암이 걸린 이후에도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결과 암진단 전에 하루 1갑 이상 흡연을 하던 암환자는 비흡연 암환자에 비해 사망위험이 31%나 높았다. 특히, 흡연력이 있는 폐암, 간암, 췌장암 환자는 비흡연 암환자에 비해 약 40∼75%까지 사망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암 진단 전에 음주량이 많았던 두경부암, 식도암, 간암 환자는 비음주 암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25∼85%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암 진단 전에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병을 가지고 있던 암환자 역시 이들 질환이 없었던 환자들보다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암 진단 전에 공복시 혈당이 126mg/dL으로 높았던 암환자는 정상 혈당인 환자에 비해 사망위험이 38%나 높았으며, 특히 두경부암, 위암, 폐암 환자는 정상 혈당 환자에 비해 약 50%정도 사망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고혈압이 있었던 위암, 폐암, 대장암 환자도 정상 혈압인 환자에 비하여 사망률이 높게 조사됐다.

한편 비만이 유방암이나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두경부암이나 식도암 환자의 경우 오히려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환자의 체중이 암종별로 암환자의 치료경과에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상민 연구팀은 “모든 암환자에게 금연과 절주를 권유해야 하며, 혈당과 고혈압 여부를 체크하여 전문가의 상담 및 관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개인의 특성에 맞는 비만 및 영양상담 등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11월 1일자 세계적인 암권위지인 『저널 오브 클리니컬 온콜로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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