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발전 경제·사회·환경 통합계획 첫 마련

   
▲ 김상희 지속가능발전위원장
레이철 카슨이 1960년대에 『침묵의 봄』을 출간한 이래로 세계는 개발과 성장으로 인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고심해왔다. 노르웨이의 수상이었던 부룬트란트는 1987년 유엔보고서에 처음으로 경제개발과 환경보존의 조화를 의미하는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후 1992년 유엔 환경회의에서 각 국이 공식적으로 ‘지속가능발전 개념’을 채택하고 의제21의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리우선언’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십 년 후인 2002년, 세계 각 국의 정상들이 모여 의제21의 강력한 구체적 실행을 약속하는 ‘요하네스버그 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요하네스버그 선언은 세계 각 국이 빈곤퇴치, 소비·생산, 자연자원의 보전·관리, 이행수단 등 향후 10∼20년에 걸쳐 국갇지역·국제적 차원에서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발전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에 따라 대통령자문기구로 지속가능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해왔다. 2005년 6월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와 사회, 환경이 균형있게 발전하는 선진국갗라는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을 선언하고, 구체적 이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하였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국가지속가능발전 이행계획 수립을 위해 환경부, 건교부, 산자부 등 정부 22개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1년여에 걸쳐 부처별 이행계획을 종합하고, 수 차례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10월 31일 국가지속가능발전 전략 및 이행계획을 수립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최종 확정하여 발표하게 되었다.


지속가능발전 틀 안에서 통합하고 구체화한 첫 시도

이번에 발표된 지속가능발전 이행계획은 부처별로 각기 추진하고 있는 경제와 사회, 환경 세 분야의 정책을 지속가능발전 틀 안에서 통합하고 구체화한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행계획에 따르면 경제분야에서는 △에너지 효율 강화 △친환경제품 시장규모 확대 △제품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 평가를 확산·정착 △화학물질 분류관리체계를 국제규격에 맞게 관리기준 통일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과 환경오염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남성소득 대비 여성소득비 확대 △만5세 아 무상보육 확대 △노인수발보장제도 및 평생건강관리체계 구축·강화 △대기오염 위험인구수 축소 등을 추진한다.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해서는 △수자원 확보를 위한 하천유지용수 확대 △자연보호지역 비율 확대 △공원면적 확대 △전략환경평가제도, 녹지총량제, 자연해안·서식지 순손실방지 제도 등 제도 정착 및 확립 등을 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기후변화협약 등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오존층 감축 등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대외원조도 확대키로 했다.

이 같은 4대 전략의 이행 몇 평가, 실시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법ㆍ제도적 기반 확립과 지속가능발전의 지방 확산에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해 「지속가능발전기본법(가칭)」을 제정할 계획이다.


UN 요하네스버그 선언의 실현

이번 이행계획은 우선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범정부적 5년 단위(2006∼2010) 실행계획이면서, 2002년 요하네스버그 세계정상회의 합의사항에 의거 작성된 국가지속가능발전 전략 및 이행계획(NSSD)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정상들은 2002년 WSSD 회의에서 2005년까지 지속가능발전 국가전략과 이행계획을 수립하는 데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유럽 30개국 가운데 3분의 2정도가 이행계획을 마련하였거나 준비중에 있지만, 아·태지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이행계획을 수립한 나라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발 앞서 국가이행계획을 발표하고 국제적 합의를 적극 이행하는 것은 국가 신인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아·태지역에서 지속가능발전 의제를 선점하고, 향후 역내 국가로 확산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부처별로 각기 추진하고 있는 경제와 사회, 환경 세 분야의 정책을 지속가능발전의 틀 안에서 통합하고 구체화한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국제적으로는 지난 92년 리우회의 이후 지속가능발전 개념이 화두가 되어 왔으나, 국내적으로는 추상적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질적 지속가능발전 이행체계와 평가 시스템 기반 마련

또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립된 경제ㆍ사회ㆍ환경의 통합·연계 계획이며,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지속가능발전 이행체계 및 평가 시스템 기반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이행계획의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이행계획이 종이계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행담보를 위한 관리체계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우리나라 지속가능발전 추진체계와 평가체계의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이행계획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다시 수립되고, 이행, 평가, 환류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 진화하고 이행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수정·보완·발전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번 이행계획이 2010년까지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OECD 회원국 대비 국가순위에서 경제분야 10위, 환경분야 24위, 사회분야는 20위를 달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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