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Issue

정부, 4대강 녹조 저감 위해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환경·국토·농식품부,‘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 연구용역 결과 발표
낙동강, 지하수 제약수위로 연계운영시 남조류 세포수 최대 36% 감소 예측
녹조 심한 일부 보에 시범적용…모니터링 통해 대안 검토해 최종결정할 방침


이·치수 고려한 남조류 저감대책 일환

그간 보(洑) 운영기준은 단순히 홍수가 예상될 때 수문을 열어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에 맞춰져 있던 탓에 녹조를 저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이에 지난 2014년 12월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국무총리 소속)는 남조류 저감을 위해 댐·보·저수지의 연계운영을 통한 하천 유량 증가 및 보 관리수위 하향운영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은 보의 수위를 탄력적으로 하향 조절하면서 보에 저류되어 있는 물을 그 아래의 보로 순차적으로 방류하고, 강 상류에 있는 댐과 저수지에서는 이와 연계하여 평시에 비축했던 물을 녹조가 발생했을 때 하류의 보로 방류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수, 치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연계운영을 통해 하천유량을 증가시킴으로써 보 체류시간을 감소시켜 녹조발생 및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정책 권고한 사항을 반영하여 지난 2015년 4월 17일부터 2017년 2월 28일까지 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 및 소속·산하기관과 합동으로 ‘댐·보·저수지 연계 운영방안’ 연구용역을 추진, 연구용역 결과를지난 3월 20일 발표했다.

▲ 정부는 4대강의 녹조 발생을 줄이기 위해 댐·저수지·보를 연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사진은 낙동강 강정고령보 전경.

댐 운영기준 부족분 공급 방식 개선

이번 연구용역은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의 제언 내용을 바탕으로 댐·저수지 운영기준 및 보 저수량 활용 운영기준을 각각 개선해 운영했다. 댐 운영기준은 하천에 유량이 풍부한 시기에도 댐에 배분된 농업용수와 하천유지유량을 일정하게 방류하던 기존의 일정량 공급 방식에서 하천에 물이 풍부할 경우 농업용수와 하천유지유량의 일부를 댐에 비축하여 환경대응용수로 활용하는 부족분 공급 방식으로 변경되었으며,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향후 본격적으로 개선될 방침이다.

이는 물을 비축해뒀다가 유량이 부족하거나 수질지표가 악화되면 집중 방류해 보 체류시간을 감소시킴으로써 수질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최근 10년간 관측자료를 모의실험한 결과 한강 2억4천만㎥/년, 낙동강 9천만㎥/년, 금강 4천만㎥/년, 섬진강 1천만㎥/년 등 연간 총 3억8천만㎥/년 정도의 수량이 확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둑 높임 저수지 운영기준은 기존 저수율(평균저수량의 110%) 이상 저류 시 하천유지유량을 하류 하천에 공급하여 지류하천의 물 흐름을 개선하던 현행 기준에서 향후 상시 방류량과 비축량으로 구분하여 활용할 계획이다. 저수지의 유입유량이 기준 갈수량 이상일 경우에는 기준 갈수량을 방류하고 잔여량은 비축하여 수량을 확보한다.

 
보 저수량 활용에 대해서는 당초 홍수·갈수 시를 제외하고 평시 관리수위를 유지하던 것에서 수질문제 발생 시 보 수위를 양수 제약수위 또는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어 보 저수량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보 관리규정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수자원 활용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보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수질개선 효과를 도모하고자 했다.

비축수량 따라 4가지 시나리오 제시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한 상황을 가정하고 기상 상황에 따라 상류 댐과 저수지에 비축한 물량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구분하여 총 4가지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상류 댐과 저수지에 비축수량이 있는 경우에는 상류에 비축된 물을 1∼5일간 하류 보로 흘려보내 보의 수위를 일정기간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방안(시나리오①)을 제시했다. 이 경우 보의 수위가 제약수위에 도달하면 댐과 저수지에서 비축수량을 방류했다.

반면 강우상황이 좋지 않아 상류 댐과 저수지에 비축수량이 없는 경우에는 보의 수위만을 낮게 조절하는 보와 보간 연계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이때는 상·하류 보의 수문을 일제히 열어 동시에 방류하는 방식(시나리오②)과 보 수문을 상류부터 하류로 순차적으로 열어 방류하는 방식(시나리오③)으로 나누어 제시했다.

강우 예보가 있을 경우에는 상·하류의 보를 동시에 방류하여 보 수위를 낮추어 유지하다가 비가 오면 수문을 닫아 빗물로 보의 수위를 회복시킨 후, 다시 보의 물을 방류하기를 반복하는 방식(시나리오④)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검토했다.

수질지표 악화시 방류…녹조개선 기대

보의 수위를 낮추는 정도는 양수 제약수위와 그보다 더 낮은 지하수 제약수위로 구분하고 4가지 시나리오에 각각 적용하여 연계운영 효과를 예측했다. 이번 효과 예측은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녹조가 심화됐던 2014년의 기상 및 수질조건을 가정한 것으로, 보 수위 저하 기간은 기상, 수질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낙동강은 6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74일간, 금강은 5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121일간, 영산강은 4월 5일부터 7월 31일까지 118일간으로 각 수계별 녹조 심화기간을 설정하여 연계운영의 수질개선 효과를 예측했다. 그 결과, 시나리오①이 녹조저감 효과가 가장 컸고 시나리오②·③·④는 낙동강의 경우 효과가 ①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으며, 금강과 영산강은 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연계운영에 따른 수질개선 효과는 수계별 특성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견됐으나, 낙동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이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고,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과 보와 보간 연계운영 간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계운영 기준은 상수원 이용지역인 한강·낙동강은 남조류 세포수 및 용존산소를 기준으로 했으며, 상수원으로 이용되지 않는 금강과 영산강은 클로로필-a, 용존산소를 기준으로 예측했다.

낙동강, 남조류 세포수 최대 36% 감소

 
 

낙동강에서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시 보 수위를 74일간 지하수 제약수위로 운영할 경우 중·하류 5개 보의 남조류 세포수가 22%에서 최대 36%까지 감소하고, 양수 제약수위로 운영할 경우 17∼3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클로로필-a의 경우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에서는 27∼34% 감소하고 영산강 승촌보에서는 최대 23%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 중·하류 5개 보의 고농도 녹조발생 일수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시 지하수 제약수위 기준 평균 3.8일에서 1.0일로 4분의 1가량 감소했다. 또 각 보 구간의 평균유속은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을 할 경우 양수 제약수위 유지 시 8∼67% 증가했으며 지하수 제약수위 유지 시에는 20∼118.6%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연구용역의 시나리오별 연계운영 결과를 종합해 보면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을 하는 일정 기간 동안에는 하천의 유속이 증가하고 체류시간이 줄어들어 녹조 감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체 상·하층 혼합으로 용존산소 감소

한편, 2016년 8월 시범적으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을 실시한 결과 수체의 상·하층 혼합효과와 남조류 감소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낙동강 합천댐과 금강 대청댐에 비축된 수량을 방류하고 하류 또는 어도 제약수위까지 수위를 낮춰 댐·보 연계운영을 시행한 결과, 수체의 물리적 교란으로 수심별 용존산소의 차이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조류도 대부분 지점에서 감소하는 양상을 띠었는데,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구간에서는 8만1천5cells/mL에서 5만4천432cells/mL로, 금강 백제보 하류구간에서는 4만9천520cells/mL에서 3만3천370cells/mL로 각각 약 33%가량 감소했다.

다만 방류시간과 보 수위 하향정도가 적어 연계방류 효과의 지속기간은 짧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이번 연구에서는 연계운영을 30일 이상 장기간 적용하고 보 수위를 낮추는 정도를 어도 제약수위가 아닌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는 방안으로 검토했다.

▲ 낙동강에서 녹조발생으로 인한 남조류 세포수의 정도를 2016년 8월에 비교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2016년 8월 8일(2만3천cells/mL), 8월 20일(5만7천cells/mL), 8월 17일(10만8천cells/mL).

급격한 수위저하로 멸종위기종 폐사

또한 올해 2∼3월에 6개 보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어 운영하고 주변 영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보 수위를 일시에 낮추다보니 급격한 수위 저하로 인해 수생태계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어도 폐쇄로 인하여 어류 이동이 제한되자 멸종위기종인 귀이빨대칭이 등 어패류가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앞으로 수위저하 속도를 최대한 완만히 운영할 계획이며, 어도가 폐쇄되는 기간은 2주 이내로 한정하고 어류의 집중 산란기인 4∼5월에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을 가급적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어도 내 일시적으로 고립되는 어류들은 구조하고 수위 저하로 노출되는 보호종은 집단서식지 중심으로 구호조치를 하는 등 연계운영으로 인한 수생태 영향을 최소화하고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댐·보·저수지 연계방류로 인한 수생태계 영향은 국립환경과학원, 유역환경청, 민간전문조사단 등이 합동으로 △수위 저하 전 △최저수위 시점 △수위 회복 직후 △안정화 후 등 연계운영 전·후로 구분하여 수생태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어도·양수장 개선에 638억원 소요

정부는 이번 용역결과를 참고해 올해 녹조가 심한 일부 보를 대상으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을 시범 적용하고, 실제로 어도, 양수장, 수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등 연계운영 자료와 경험을 축적하면서 충분한 검증 및 분석을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최종 정책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용역에서는 연계운영기간 동안 보 수위를 제약수위까지 계속 낮게 유지하는 것으로 상정한 채 분석했으나 제약수위까지 수위를 낮추어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도와 양수장의 개선이 이뤄져야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를 양수 제약수위나 지하수 제약수위로 장기간 낮출 경우 어도가 단절되고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보의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도 16개소 및 양수장 25개소를 대상으로 각각 422억 원, 216억 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정부는 추가 예산이 필요한 만큼 연계운영이 효과적인 방법인지 검증하고, 보다 효율적인 다른 대안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선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농업용수 사용기간에는 양수 제약수위 이상으로 보 수위를 유지하여 농업용수 사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계운영을 할 방침이다.

유역 내 오염원 저감대책 병행 필요

▲ 정부는 한강에 녹조가 발생하여 댐·보·저수지의 연계운영기준을 초과할 우려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한강 상류 댐에서 방류할 물량을 비축하고, 한강 3개 보에서도 수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사진은 여주 강천보 전경.

한편, 이번 연구에서 한강에 설치된 3개의 보 구간은 보가 설치된 2013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댐·보·저수지의 연계운영기준인 남조류 세포수 1만cells/mL를 초과한 기간이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별 효과분석에서 제외됐다.

향후 정부는 한강에 녹조가 발생하여 댐·보·저수지의 연계운영기준을 초과할 우려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한강 상류 댐에서 방류할 물량을 비축하고, 한강 3개 보에서도 수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아울러 근본적인 녹조저감을 위해 이번에 제시된 댐·보·저수지의 연계운영 연구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인 녹조저감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한편, 지류 수질개선 등 유역 내 오염원 저감대책도 추가로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녹조우심지역을 중심으로 하·폐수처리시설의 인(P) 처리를 강화하고 사업장과 가축분뇨 처리시설에 대하여 지자체·지방청 합동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비점오염원 저감사업, 합류식 하수도 강우월류수(CSOs) 저감 시범사업, 가축분뇨 관리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최해진 기자]

[『워터저널』 2017년 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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