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IT기술의 만남…감염성폐기물 RFID 도입

   
▲ 전병성 자원순환국장
하룻밤 사이에도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디지털시대를 칭기즈칸처럼 빠른 속도로 정복하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강국임을 자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노키아 등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IT분야의 선두자리를 빼앗긴다.

이런 우리의 IT 기술이 환경분야에도 접목되면서 환경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전자태그를 이용하여 유통정보를 자동 관리하는 무선주파수인식(RFID)기술을 감염성폐기물 관리업무에 도입해 시범운영을 실시한 바 있다.

감염성폐기물이란 전국 병·의원에서 배출되는 피, 고름, 태반 등의 인체 조직물과 불특정 다수의 환자에게 사용됐던 주사기, 솜 등 세균이나 전염성 바이러스의 감염 우려가 있는 폐기물로 오염 또는 유출 시 인체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엄격한 유통, 보관, 처리가 요구된다.

종이전표에서 2001년 자동화 시스템으로

그동안 감염성폐기물 관리는 폐기물의 배출에서 운반, 처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종이인계전표를 통한 ‘폐기물처리증명제도’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배출자, 운반자, 처리자를 거쳐 작성된 수많은 종이전표를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대조하여 적정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다. 그래서 2001년부터는 정보시스템을 통한 폐기물 인수인계 정보를 자동화하는 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을 도입했다.

RFID시스템은 모든 감염성폐기물 배출용기에 각종 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태그를 부착해 감염성폐기물 배출용기가 리더기(Reader)를 통과하는 순간 폐기물의 운반·처리과정에 대한 정보가 중앙전산시스템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또한 전자저울에서 폐기물 중량을 계량하면 그 결과가 무선으로 자동 입력되는 등 모든 과정이 자동 처리돼 손으로 작업하던 폐기물 인계서, 각종 실적보고서 작성 등이 필요 없게 된다.

즉, 감염성폐기물 관리업무에 소요되는 인적·시간적 비용을 최소화시키며, 종이인계서 사용으로 인한 관리상 어려움을 극복하고 실시간으로 감염성폐기물 관리가 가능해진다. 첨단 IT 기술접목이 환경관리의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는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 전국 병·의원에 RFID시스템 본격 구축

환경부는 1천500개 병·의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RFID시스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올 하반기부터 전국 병·의원에 적용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올해 감염성폐기물 관리를 시작으로 다른 폐기물에도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휴대전화 이후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무선기술로 평가되는 RFID는 이미 세계 유통시장에서 혁명이 시작되었고, 향후 환경, 국방, 조달, 건설, 교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감염성폐기물 관리에 RFID를 적용한 사업은 환경 분야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써 현재의 폐기물처리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감염성폐기물 안전한 관리를 통해 실질적으로 국민의 건강·복지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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