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미국·일본의 노후 상하수도시설 관리 및 방재 사례


“상수도 시설물 리스크, 자산관리 통해 사고방지 가능”


투자 결정 시 자산·운영·유지 등 라이프사이클 비용면에서 사업성 평가 필요
   
(Life-cycle)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술 활용 기회…공간적 제약 허물어 일의 능률 향상


•미국수도협회(AWWA) 
 자산관리위원회 의장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수자원국
 자산관리사 역임
 Part 04. 미국의 상수도 시설 자산관리 도입 및 성공사례

포틀랜드 물시스템 가치 80억달러 추정

미국 오리건주 북서부에 위치한 포틀랜드(Portland)는 윌래밋(Willamette)강과 컬럼비아(Columbia)강의 합류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양 하곡(河谷)에서 풍부하게 산출되는 목재, 농산물을 기반으로 발전한 포틀랜드는 현재 오리건주의 경제·상공업·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포틀랜드는 길이 2천240마일(약 3천600㎞)의 파이프를 통해 수백만 명의 소비자에게 물을 전달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펌프스테이션 38개, 탱크 및 지붕이 덮인 저수지 63개, 소화전 1만4천200개, 수도미터기 1만7천800개 등이 모여 포틀랜드의 물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자산관리 측면에서 분석하면 포틀랜드 물 시스템 자산의 예상 대체 가치는 80억 달러로 추정된다.

보통 자산관리 전략 계획에는 △서비스 및 고객 상담 수준 △자산관리 계획 및 전략적 시행 △자산 실패에 대한 위기관리 △사업성 평가 △물손실 및 단수 △인프라 교체 요구 예측 △자본 환원 정책 △벤치마킹 △자산관리 역량 개발 △국제적 기준 조정 등이 포함된다.

 
정보 전달 방식으로 문자·이메일 선호

 
자산 관리 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한 후 그에 합당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가 현재 어느 수준의 자산 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또 어떤 종류의 서비스를 원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가정에 계획된 단수가 일어났을 때 얼마나 대처 가능한 지 알아보고자 시간 프레임을 세 개로 나눠 질문했다. 그 결과 4시간 이하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4∼8시간, 8∼12시간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계획되지 않은 단수가 발생했을 때 물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도 조사한 결과, 4시간이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55.1%로 다수를 차지했고, 5시간(17.4%), 2시간(8.3%), 6∼8시간(5.4%)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또 과거에는 단수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릴 때 주로 문고리에 알림을 걸어놓는 ‘도어 행거(door hanger)’ 방식을 택했으나 이번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자동 텍스트 메시지나 이메일을 통해 전달받는 것을 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우편, 자동전화, 소셜미디어 등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극도 수준 리스크의 42%만 조치

한편, 수도사업에 있어 무엇보다 주요 리스크(risk)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리스크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 즉 공산과 결과를 곱한 값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끊어져 누수가 발생한 파이프보다 장식처럼 꾸며놓은 폭포가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누수가 발생하면 바로 고칠 수 있기 때문에 파이프는 사실상 큰 문제가 아니지만 폭포의 경우 사람을 들어가지 못하게 막더라도 완벽히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계산한 것이다.

그런데 폭포보다 더 위험한 것은 각 시별로 한 대씩만 보유하고 있는 요금 청구서 출력 프린터이다. 지로영수증을 출력할 수 있는 유일한 프린터이기 때문에 이 기계의 고장으로 빚어질 수 있는 리스크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

나아가 미국수도협회(AWWA) 자산관리위원회는 미국 전역에서 자산관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조사를 실시했다. 포틀랜드 수자원국의 리스크 서비스 수준 및 리스크 공차에 대한 평가를 보면 리스크 수준을 극도(extreme), 높음(high), 중간(medium)으로 구분하고 현재 대응 수준을 수치로 나타냈다. 현재 극도 수준의 리스크 중 42%만이 다뤄지고 있으며, 향후 최고 수준의 리스크 중 35%에 대해서도 대응할 계획이다.

▲ 포틀랜드는 길이 2천240마일(약 3천600㎞)의 파이프를 통해 수백만 명의 소비자에게 물을 전달하고 있으며, 펌프스테이션 38개, 탱크 및 지붕이 덮인 저수지 63개, 소화전 1만4천200개, 수도미터기 1만7천800개 등이 모여 포틀랜드의 물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투자 결정 시 라이프사이클 비용 고려

중요한 것은 자산관리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분류하고 정의하느냐는 것이다. 교각에 있는 파이프가 고장났다고 가정했을 때 잠재적인 교통 혼란 비용은 수백만 달러에 이르며 치명적인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리스크를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실시함으로써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아울러 주요 투자 결정에 대한 비용과 편익에 대한 사업성 평가가 필요하다. 만약 펌프를 교체한다고 할 때, 가장 저렴한 펌프로 설치를 한다고 해도 초기 투자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자산·운영·유지·잔존 가치·리스크 비용과 같은 모든 라이프사이클(life-cycle)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윌래밋강에 다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대하여 사업성 조사를 실시했다. 컬럼비아강의 지류인 윌래밋강은 길이 약 301㎞로, 포틀랜드를 포함해 오리건주 인구의 약 70%가 거주하는 윌래밋 밸리 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지진이 발생하면 모든 상수도 공급이 끊어질 수도 있어 잠재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다리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편익 비용을 분석한 결과, 현재 가치 이득은 최소 4천280만 달러에서 최대 7천170만 달러, 연간 리스크 비용은 최소 140만 달러에서 최대 24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자산관리 사례 3차례 벤치마킹

한편, 포틀랜드 수자원국은 2008년부터 4년 주기로 세 차례에 걸쳐 국내외 우수한 자산관리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주로 미국, 호주, 유럽, 일본 등이 대상이며, 특히 호주가 지난 15년간 시행해 온 여러 유틸리티 사업의 자산관리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주요 벤치마킹 항목으로는 △조직 관리 △자산 계획 △자산 인수 △자산 활동 △자산 유지 △자산 갱신 △지원 시스템 등이 있다. 2008·2012·2016년의 각 항목별 업계와 포틀랜드 수자원국의 자산관리 스코어를 비교한 결과, 수자원국이 업계 평균보다 더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사업에는 영향을 끼치는 직접적인 원인들이 존재한다. 우선 모든 유틸리티 사업의 동인을 보면 △구입능력 제약 △안전한 문화 △지식 경영 및 결정 지원 시스템 △돈에 합당한 가치 입증 △고객 초점 및 초청 이해당사자 관여 등이 차례대로 상위 5위 요소로 꼽혔다.

이와 비교해 북미 지역의 상위 6위 요소는 △노후화된 인프라 △자본 지출 △구입 능력 △돈에 합당한 가치 △지식 경영 및 결정 지원 시스템 △자산 중요성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품질 관리서 업계보다 뒤쳐져

아울러 자산관리에 있어 업계 평균과 미국의 수준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지표로는 △자산관리 시스템 △최적화된 라이프사이클 결정 △자산 금융 관리 △리스크 및 기회 관리 △서비스 수준 △사람들 △자산관리 계획 △투자 프로그램 우선 처리 △품질 관리 △구성 관리 △검토 및 개선 △혁신 등이 있다.

현재 미국은 업계 평균과 비교해 최적화된 라이프사이클 결정과 리스크 및 기회 관리 분야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고, 이 외에도 자산관리 시스템, 자산관리 계획, 검토 및 개선 등의 분야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나머지 분야에서는 미국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서비스 수준, 품질 관리, 구성 관리, 혁신 분야는 업계 평균에 비해 한참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각 항목별 업계 평균이 비교적 고른 수치를 보인 것에 비해 미국은 항목별로 편차가 커 뒤쳐진 항목에 대한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AWWA, 자산관리 용어 설명집 발간

미국수도협회(AWWA) 자산관리위원회는 현재 미국의 자산관리에 있어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회의를 가졌다. 그 결과 하나의 단어를 가지고도 화자마다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함으로써 의사소통 간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AWWA는 용어가 통일되어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용어 설명집인 『AWWA 자산관리 정의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용어의 뜻이 규정된 대표적 단어로는 자산관리 시스템(asset management system), 중요성(criticality) 등이 있다.

‘자산관리 시스템’은 자산관리 정책 및 목적 설립에 사용되는 조직적 요소를 의미하므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정보 시스템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중요성’이라는 용어를 ‘리스크(risk)’의 뜻으로 사용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중요성(consequence)’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AWWA는 일관성과 명확성을 위해 가능한 ‘리스크’와 ‘중요성’으로 구분해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 미국수도협회(AWWA)는 노후화된 물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물연구재단, 노후인프라 개선 연구
 
또한 유틸리티 사례 연구 및 주요 업무 핵심 개념에 대한 AWWA 연구 초안을 보면, 유틸리티를 대규모와 소규모로 구분하고 이들을 △급수인구 △현재 자산 상태 △서비스 수준 △리스크 관리 △유지 △자산 관리 계획 등 각 항목에 따라 정리했다. 각 유틸리티는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다.

아울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술은 자산관리에 있어 미국이 보유한 기회 중 하나로 꼽힌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현장에 나가있는 직원들은 바로 본사에 있는 정보망에 접속할 수 있고, 밖에서 올린 정보도 바로 저장돼 사무실에서 볼 수 있어 일의 능률을 보다 높였다고 평가된다.

이에 더해 물연구재단은 노후화된 물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북미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기술의 적합성에 대한 세부적인 기술적 평가를 제공한다. 

[『워터저널』 2017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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