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고성군 폐광산 영향조사 최종결과 발표
카드뮴농도 높고 골밀도 높지만 신장이상 없어

경남 고성의 폐광 인근 마을에서 발생한 질환이 카드뮴 중독에 의한 이타이이타이병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

환경부와 관련부처, 환경단체 등이 참여한 민간공동위원회는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에 대해 지난 7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주민 역학조사를 실시, 정밀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타이이타이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고 9일 밝혔다.

위원회는 일부 주민들에게서 검출된 카드뮴 농도가 높고 골밀도는 낮았지만, 이타이이타이 환자의 오줌에서는 카드뮴중독이 나타날 경우 신장세뇨관 손상이 수반된 골연화와 골다공증´이 발생하나, 고성주민의 경우 이 증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타이이타이병의 주요 증세인 뼈가 부러지거나 키가 작아지는 등의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카드뮴 수치와 이타이이타이병과의 상관관계에서도 일본의 경우 카드뮴 수치가 높더라도 이타이이타이병이 아닌 경우가 있어 카드뮴 수치만으로 이타이이타이병으로 규정할 수 없으며, 개인적인 건강상태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병산리 이차 건강검진 대상 주민들의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소변 중 카드뮴 농도가 높아질수록 골밀도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환경부는 병산마을 주민 102명을 조사한 결과 혈액 중 평균 카드뮴 농도가 3.3㎍/ℓ(ppb)였고 소변 중 평균 카드뮴 농도는 2.1㎍/g크레아티닌으로 나타나 대조마을 주민 152명의 평균치인 혈액 중 농도 2.2㎍/ℓ나 소변 중 농도 1.5㎍/g크레아티닌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은 혈액 중 농도가 최고 14㎍/ℓ에 이르렀다. 일본의 경우 이타이이타이병이 제기된 7개 지역 주민들의 소변 중 카드뮴 농도 평균치는 7.9㎍/g크레아티닌이었으며 가장 높은 지역(복강)의 평균치는 11.0㎍/g크레아티닌, 가장 낮은 지역(복도)의 평균치는 2.7㎍/g크레아티닌이었다.

환경부는 카드뮴이 직접적으로 뼈에 작용해 골밀도를 감소시켰을 가능성에 대해서 현 단계에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주민 34명을 대상으로 추가 건강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 조사 개요

2004년 6월 3일,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리 폐광산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으로 인한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은 후, 6월 6일, 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 전문가, 산자부 공동 현지조사 결과, 주민 건강영향조사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6월 12일, 환경부, 산자부, 농림부, 경남도, 고성군, 주민대표,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위원회(공동위원장: 고재영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이인식 경남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를 구성하여 민관 공동조사키로 하였다.

공동조사단은 7월 21일부터 공식적인 조사를 시작하여, 8월 26일 쌀, 보리, 고추 등 일부 농산물 조사결과를 발표하였고, 9월 23일 주민건강 영향에 대한 개략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이후, 공동조사단은 개략조사 결과 카드뮴 노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밀진단을 실시하였고, 공동위원회는 금일 조사결과를 심의·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조사방식은 병산리와 인구학적 특성과 환경조건이 유사한 지역을 대조지역(고성군 송천1구, 대평리)으로 선정하여 모든 측정자료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모든 시료의 중금속농도는 국가 공인기관의 정도관리를 받는 실험실에 의뢰하여 측정하였으며 시료에는 무작위번호를 부여하여 분석자가 어느 곳에서 나온 시료인지 알 수 없도록 하였다.

■ 조사결과

1. 병산리 주민들의 혈중카드뮴 및 요중카드뮴 농도가 대조지역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병산지역 조사대상자들의 평균 혈중 카드뮴 농도는 3.3㎍/ℓ(범위 0.7-14.6)로, 대조지역의 2.2(범위 0.3-5.1)와 비교하여 높게 나타났다. 요중 카드뮴은 병산지역이 2.1㎍/g 크레아티닌(범위 0.1-11.6)으로 대조지역의 1.5(범위 0.1-14.7)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민들의 농작물 소비 형태나 식수원에 따라 체내 카드뮴 농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주민들이 카드뮴에 노출된 경로는 농작물이나 식수와 같은 생활환경인 것으로 판단된다.

2. 과거에 농작물이나 식수를 카드뮴으로 오염시킨 오염원은 폐광인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현재 토양이나 식수원에서 카드뮴 농도가 높게 검출되지는 않았으나 제일광산 갱내수 저질에서 카드뮴 농도가 높게 검출된 것을 볼 때 과거에는 현재보다 높은 농도의 카드뮴 오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 병산리에서 경작된 쌀의 카드뮴 함량은 식품공전에서 정한 기준치(0.2mg/kg이하)를 초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광산 갱내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된 2필지 등의 논에서 경작된 쌀은 식품공전상 기준치에 상응하였다. 보리, 고추, 콩, 고구마줄기, 깻잎, 굴 등 기타 농수산물의 유해지수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4. 병산리 주민 중에 일본 환경성에서 정의한 이타이이타이병의 진단기준인 ‘신장세뇨관 손상이 수반된 골연화증 및 골다공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병산리 이차 건강진단 대상 주민들의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요중카드뮴 농도가 높아질수록 골밀도가 감소하는 소견이 관찰되었다. 카드뮴이 직접적으로 뼈에 작용하여 골밀도를 감소시켰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는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추가적인 연구와 관찰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 대책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결하였고, 회의에 참석한 환경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경상남도, 고성군 등 관계부처는 이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1. 카드뮴에 많이 노출된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한다. 카드뮴 노출량의 변화, 신장손상지표, 골밀도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골다공증에 대해서는 적절한 의학적 관리를 한다. 고성군은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관리위원회를 운영한다.

대상자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병산지역에 20년 이상 장기간 거주하였고,
2) 체내에서 카드뮴 과다노출의 증거가 있으며 (요중카드뮴 > 3.0 μg/g cr 또는 혈액카드뮴 >5.0 μg/L),
3)요추나 대퇴골 같은 중심 뼈에서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2. 식품공전상의 기준치에 상응하는 카드뮴 농도가 검출된 논과 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 제일광산 유출수의 영향을 받는 소택지를 농업용수원으로 사용하는 3필지(지번 516,530,422의 답)의 논과 삼봉광산의 영향을 받는 7필지의 논은 매입하고, 이곳에서 이미 생산된 쌀은 전량 수매한다.

3. 제일광산과 삼봉광산의 갱내 유출수 및 광미 등 오염원은 산업자원부의 광해방지사업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4. 금속 폐광산으로 인한 건강영향의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유사한 위험을 지니고 있는 다른 지역의 폐광산과 인근마을에 주민에 대해서도 건강영향을 포함하는 조사가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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