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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민영화를 넘어』
: 거버넌스로 푸는 도시 물 위기 해법

캐런 배커 지음 / 이승훈 옮김 / 경북대학교출판부 발간 / 447쪽 / 25,000원


 
오늘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가뭄을 맞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마른 논에 물을 대기도 어려운 한편 주요 강의 수문 안에는 물이 가득하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물 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저자인 캐런 버커는 도시 물공급 모델로 정부, 민간, 공동체를 제시하면서 이 세 가지 모델이 갖고 있는 결함을 국가·시장·거버넌스의 실패 개념을 통해 분석했다. 캐런 버커의 주장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정부 혹은 민간 모델 어느 쪽도 도시 곳곳에 보편적으로 물을 공급하지 못했으며, 잘 운영되지 못한 물 공급망 사례가 더 많다. 둘째, 물공급은 지역 특성과 소득 수준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뤄지므로 공식적인 수도망만이 표준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셋째, 물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회·정치적 요인 때문이다. 넷째, ‘물은 공공재’라며 물 민영화를 반대하나 물은 공공재의 필수 요건인 비경합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물은 공유재 또는 공유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다섯째, 인간중심주의로 치달은 ‘물 인권’이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오히려 충분한 편이나 잘못된 거버넌스 때문에 물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갈한다. 기후변화로 도시의 물 위기를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워터저널』 2017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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