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마다 자연형 하천 조성 ‘붐’직강화·콘크리트 제방 대신 환경 중시 방향 추진

우리에게 생명수를 공급하는 전국 4대강의 실핏줄인 샛강·실개천이 살아나고 있다. 쓰레기와 폐수로 막히고 썩은 마을 하천이 주민과 지자체의 노력 덕분에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천(死川), 건천(乾川), 오염천 등의 멍에를 벗고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열린 물길은 물고기와 새가 돌아오게 할뿐 아니라 하천변에 나와 휴식과 여가를 즐기게 하는 등 인간의 삶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정신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친수 위락공간을 가진 자연생태 공원으로 변모한 양재천에서 서식하고 있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사계절 내내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고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도록 하는‘친환경 프로젝트’ 즉,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들은 특히 과거 직강화, 콘크리트 제방 축조, 하천 폭 축소 등으로 하천을 정비, 홍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평가에 따라 이수·치수 뿐만 아니라 환경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재천, 하천 복원 대표적 성공사례

우리나라 하천 복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양재천은 경기도 과천시 및 서울 서초·강남구의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으로 1995년도 이전에는 도시 하수도 기능을 하는 하천으로 악취가 나고 물고기나 조류 등의 서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서초구는 1995년부터 물고기, 조류, 곤충 등이 서식할 수 있도록 자연 생태하천으로 정비 및 주변 공원과 연계한 친수(親水) 휴식공간과 생태학습공간으로 정비하는 등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실시, 현재는 양재천의 수질이 2∼3급수 수준으로 개선되어 잉어, 붕어, 피라미, 자라 등이 다량으로 서식하고 있고, 두루미,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찾아오는 환경으로 개선되었다.

이처럼 양재천이 친수 위락공간을 가진 자연생태 공원으로 변모하자 하루에 1만여명 이상이 찾아와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 산책이나 휴식을 즐기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양재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양재천 정화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주변에 있는 기업체 등도 자발적으로 환경보호구역을 설정, 주기적으로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94년 복개된 이후 도시오염 물질의 배출구인 하수도로 전락한 양재천 상류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된다. 과천시는 주차공간 확보차원에서 700m 가량을 복개했지만, 나날이 생태적·환경적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양재천을 자연이 숨쉬는 하천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복개구간을 철거, 생태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지난 11월 20일 착공, 오는 200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최근 용역을 끝낸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과천시 양재천 자연형하천정화사업 실시설계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총 142억원을 투입, 과천 주유소에서 별양교에 이르는 700m 구간과 과천정부종합청사 사거리에서 과천주유소에 이르는 512m 구간을 1단계, 2단계로 나눠 환경친화적이며 주민 쉼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과천시는 특히 하천 둔치에 차집관을 매설하여 인근 지역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를 전면 차단하고 하천을 정화할 수 있는 수생식물을 식재하여 오염된 하천수질을 개선, 항상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할 방침이어서 하천수질 또한 2∼3등급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전주천, 1급수 어종 쉬리 돌아와

인구 60만명이 사는 전북 전주 도심의 전주천에 쉬리가 돌아왔다. 맑은 여울에만 사는 이 한국 고유종을 반세기만에 불러들인 것은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 덕분이다.

사업시작 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전주천 자연형 하천 조성은 2000년 본격 진행됐다. 도심하천 수질개선 및 생태계 복원, 시민정서 함양이라는 목적으로 시작되면서 2년의 공사기간 동안 1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리고 2002년 12월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전주천 한벽교에서 덕진동 삼천 합류지점까지의 7.2㎞ 구간에서 진행된 이 사업은 수질개선, 하천생태계 복원, 유지용수 확보, 친수공간 조성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시행됐다. 이와함께 전주천 지천의 우·오수 분리, 차집관로 정비를 통한 수질개선 작업과 함께 하천내 중도(인공섬)와 여울 및 소를 설치하고 각종 수생식물들이 식재됐다. 또한 하천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조성됐던 기존 콘크리트 보는 고무로 대체되면서 어도가 설치됐다.

고수부지는 기존의 7개 주차장 가운데 5개소를 철거하고, 악취를 풍겼던 3곳의 쓰레기 적환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산책 및 자전거로, 전통 놀이마당, 체력단련장 등의 친수공간이 조성됐다.

사업 이후 가장 커다란 변화는 수질이었다. 사업시행 전 2∼5급수에 달했던 수질이 1∼2급수로 달라졌다. 이에따라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어종들이 돌아왔다. 현재는 대표적인 1급수 어류인 쉬리를 비롯해 참종개, 모래무지, 각시붕어, 돌마자, 버들치 등 25종의 어종과 함께 붕어말 등의 수생물과 어패류인 다슬기 등이 다량으로 서식하고 있다.

직강화된 하천은 사행(蛇行)화 됐고, 콘크리트로 막혔던 호안이 자연석 호안으로 대체되는 등 각종 어류들이 살 수있는 서식공간이 마련되어 어류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고수부지에는 개망초와 토끼풀, 달맞이꽃, 쇠뜨기, 애기똥풀, 환삼덩굴, 고마리 등이 철따라 싹을 띄우고 있고, 중대백로와 왜가리, 쇠백로, 물총새, 청둥오리는 물론 세계적 희귀종인 흰목물떼새 등이 이곳을 찾아들고 있다. 특히 철새인 백로의 경우 전주천에 먹이감이 풍부해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서 텃새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덕분에 3년동안 자연형하천 조성 우수사례로 선정됐는가 하면, 지난 2002년에는 일본 ‘강의 날’대회에서 대상급인 ‘히로마쓰쓰다에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전주시는 쉬리와 반딧불이, 메뚜기 등 다양한 생태계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전주천 일대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천과 더불어 지방1급 하천인 삼천에 대해서도 자연형 하천조성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전주시는 완산구 삼천동 삼천교에서 팔복동 추천대교까지 8.05㎞구간에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8억여원이 투입되어 2006년 준공될 이 사업은 현재 75%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세내교∼이수보까지의 차집관로 매설, 낙차공 개량 및 어도, 수질정화습지, 자전거로, 2천834m의 저수호안(자연석), 여울 및 징검다리 등의 공사가 내년말까지 진행된다.

복개 산본천에 전국최초 정화시설 설치

군포시는 전국 최초로 복개하천인 산본천에 수질정화시설을 설치, 하천수를 직접 정화함으로써 오염이 심화되어 생물이 살지 못하던 하류유역의 안양천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청둥오리를 비롯해 백로, 왜가리 등이 다시 찾아올 정도로 수질이 현저히 개선됐다.

▲군포시는 전국 최초로 복개하천인 산본천에 수질정화시설을 설치, 하천수를 직접 정화함으로써 오염이 심화되어 생물이 살지 못하던 하류유역의 안양천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청둥오리를 비롯해 백로, 왜가리 등이 다시 찾아올 정도로 수질이 현저히 개선됐다.


군포시는 하천수질 직접정화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997년 (주)효성과 전국 최초 민·관 공동연구를 통해 군포시 관내에 있는 산본천과 당정천에 ‘끈상 미생물 접촉여재’를 각각 60m와 100m 구간에 설치하여 수질정화 효율에 대해 연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1999년 상명대와 계약을 맺어 안양천 수계 오염하천 정화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안양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약 60여억원의 예산을 확보, 1단계 산본천 수질정화시설과 2단계 안양천 금정지구 수질정화시설 및 자연형하천 복원공사를 완료했고, 현재 3단계 안양천 당정지구 수질정화시설 및 자연형하천 복원공사를 추진, 하천생태계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1단계 산본천 수질정화시설은 안양천 수계 지류인 산본천 복개하천에 ‘끈상 미생물 접촉여재’를 하천유수 흐름방향으로 설치, 하천수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일정수위를 유지하면서 체류(접촉)시간을 길게 하기 위해 공기주입식 고무보(라바댐)를 도입, 설치함으로써 수질정화효율을 최대화함과 동시에 홍수시 하천하류 주변지역을 침수피해로부터 예방하는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설 설칟운영으로 이전에는 안양천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물고기가 하류에 돌아오는 것은 물론 이를 먹이로 하는 청둥오리가 날아오는 등 하천생태 복원에 획기적인 이정표로 자리매김 했다.

또 2단계 안양천 금정지구 수질정화시설 및 자연형 하천 복원공사는 안양천 수계 중 최대 오염구간인 당정천과 안양천이 합류되는 지점의 안양천 둔치 지하에 끈상 미생물 접촉산화시설을 하루 처리량 1만6천500톤 규모로 설치하여 하천수를 직접정화하고, 기존에 콘크리트블록이 직강화되어 하천생물이 서식할 수 없었던 구간의 콘크리트 블럭을 철거한 후 식생서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치수적으로도 안정적인 ‘스톤넷’을 설치함과 동시에 자연적으로 굴곡을 주어 사행하천으로 탈바꿈함으로써 하천생태 복원에 일조를 했다. 군포시는 친환경적으로 복원한 안양천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군포시가 추진 중인 안양천 상류 마벨교 부근의 3단계 안양천 당정지구 수질정화시설 및 자연형 하천 복원공사가 올해 완료되면 안양천 군포시 구간은 명실상부한 전국 제일의 생태하천으로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된다.

군포시에서 추진 중인 수질정화공법은 하천둔치의 지하에 수질정화조를 설치하고 그 안에 ‘끈상 미생물 접촉여재’를 충진하여 설치된 여재에 미생물이 부착하여 생육하면서 물 속에 있는 오염물질을 섭취·소화함으로써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공법은 하천의 위치에 상관없이 어느 곳이든지 설치가 가능하므로 현재 일반화된 하수종말처리장 설치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류구간의 건천화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안양천, ‘오염의 대명사’오명 벗어

10년여 전 한강 수계 주요 하천 가운데 최악의 오염 하천으로 알려졌던 안양천이 꾸준한 생태계 복원작업 끝에 가장 깨끗한 하천으로 거듭났다. 1992년 안양천의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농도는 66.7ppm으로 양재천 16ppm, 중랑천 14.3ppm, 탄천 3.9ppm 등에 비교할 수조차 없이 형편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재 안양천의 BOD 농도는 6.5ppm으로 1992년 당시의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당시 안양천보다 수질이 월등히 좋았던 양재천(6.8ppm)이나 중랑천(12.1ppm), 탄천(20.3ppm) 보다 오히려 수질이 좋아졌다.이처럼 안양천의 수질이 개선된 이유는 안양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안양시는 1999년 8월 안양천살리기 기획단을 구성한 데 이어 2001년 안양천과 상류 지천을 관리하기 위한 ‘안양천살리기 10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안양천 상류에 하루 30만톤 처리규모의 2단계 하수종말처리장을 신설했고 지난해 11월 오염된 물을 자갈을 이용해 정화하는 수질정화 시설을 하천 상류에 설치했다.

특히 하천 건천화 방지를 위해 전철 4호선 지하에서 발생하는 하루 5천400톤, 의왕시 백운저수지에서 2천톤 등 7천400톤의 물을 하류로 방류하고 있고,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한 하루 3만7천500톤의 물을 안양천과 학의천으로 다시 흘려 보내고 있다. 안양천 지류인 학의천에 나무, 돌, 흙 등 자연소재를 이용, 여울·징검다리 등을 조성, 붕어나 피라미가 살 수 있는 하천으로 탈바꿈시켰다.

안양시는 안양천 수질을 3급수인 6ppm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안양천 상류인 학의천 의왕시계∼안양천 합류지점(3.97㎞)과 안양천 군포시계∼서울시계(13㎞)에 대한 자연형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안양천 수질개선을 위해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선사업을 벌인 결과 안양천 중상류에 버들치, 피라미 등 각종 물고기가 서식하고 하류에는 1천여 마리의 철새가 도래하는 등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천, 2004년 ‘Green City’ 1위 선정

북쪽 광교산에서 시작, 시내 중심가를 관통해 남쪽 오산으로 이어지는 수원천은 수백 년간 시민들의 중요한 생명천이었다. 하지만 복개공사를 통해 땅속에 묻어 버리려고 했던 자연 하천이다. 특히 수원 포교당 앞길은 복개공사를 통해 차로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당시 시민과 불자는 ‘물의 생명’을 주장하며 복개를 반대했다. 결국 복개공사가 중단됐고 물은 천천히 살아났다.

2002년에 ‘21세기 수원만들기협의회’가 개최한 ‘수원천 생명축제’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14.5km 길이의 수원천을 따라 능수버들, 부처꽃, 갈개, 쑥, 쇠비름 등 95종의 식물이 조사됐다. 또 다슬기, 논우렁이, 버들치, 미꾸리 등 14종의 수중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천이 이처럼 맑아진 것은 불과 9년 전부터다. 이전의 수원천은 도시의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여느 하천과 마찬가지로 시련을 겪었다.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냇가에서 고기를 잡고 멱을 감는 휴식처였지만 산업화의 물결은 수원천을 폐수로 만들었다. 특히 1980년대에 들어서는 악취로 가까이 접근하기조차 힘든 죽은 물이었다. 1991년 들어 수원천은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다.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의 확장을 위해 시민들이 대안으로 수원천의 복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시내 중심가 1.2km 구간을 복개해 도로로 사용하자는 당시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복개 공사가 시작됐다. 1991년 시작된 공사로 인해 이미 일부 구간의 복개가 진행됐고, 수원포교당 앞까지 공사를 위한 기계들이 몰려들었다. 이때서야 시민들은 자각하기 시작했다. 공기와 접촉을 차단한 물은 더욱 심하게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1995년 말, 16개 시민단체가 모여 반대운동에 나섰고, 민선시장으로 당선된 당시 수원시장이 복개를 반대하면서 수원천은 비로소 가치를 조명받기 시작했다.

수원천을 수원시민의 자존심(양심천)으로 규정한 시는 2천억원을 들여 수원천으로 들어오는 생활하수를 정비해 하수관을 묻었다. 이렇게 수원시내에 버려진 물은 수원과 오산 사이에 설치한 하수종말처리장을 통해 정화작업을 거치게 했다. 또 하천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산책로, 자연석 쌓기, 음악방송 설치 등 시민들의 체육·문화공간을 조성했다. 공사에 소요될 예산으로 수원천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결국 1996년 5월, 복개공사는 중단됐다. 그대신 ‘수원천 살리기 6개년 계획’이 실시됐다. 생활오수가 흘러들지 않는 수원천은 맑은 물이 흘러들면서 조금씩 정화되기 시작했다. 썩은 하수나 다름없었던 수원천은 2001년 이후 BOD 2.4ppm 정도로 2∼3급수 정도로 수질이 개선됐다. 송사리, 버들치, 피라미, 밀어, 미꾸라지, 붕어 등 물고기가 가득한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2년 2월 환경부는 수원천을 생태복원 우수사례로 지정했고, 지난 10월 19일에는 환경부가 주최한 제1회 환경관리 우수자치단체(Green City) 공모에서 1위로 선정돼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받았다.

온천천, 40년전 생태하천 탈바꿈

금정구 남산동 청룡교 부근에서 발원해 동랠연제구를 가로질러 흐른 뒤 수영강과 만나는 길이 14.13㎞의 온천천은 부산의 대표적 도심 하천이다.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온천천이 7년간의 각종 환경복원 노력에 이어 지하수와 낙동강 물을 끌어들여 꼬마들이 물장구 치고 물고기가 뛰노는 40∼50년 전의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온천천이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지난 여름 불볕더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은 시민들이 하루 평균 1만5천여명에 이른다.


1995년부터 시작된 온천천 자연형 하천사업은 1999년 1∼7월까지 송월타월 뒷편의 하천 바닥 및 양호 안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 240m를 복원했다. 또 2000년 1∼6월까지는 세병교∼이섭교까지 675m 구간에 자연관찰로, 출입계단, 자전거 도로를 비롯하여 제방과 둔치에 금불초, 섬초롱꽃 등 야생초화 단지를 조성했다. 이러한 생태계 복원 노력으로 2000년 1월부터 하천수질이 점차 개선되어 붕어, 미꾸라지, 자라, 송사리 등 어류와 소금쟁이, 왕잠자리, 여치, 나비 등 곤충들이 찾아들고 있다.

특히 부산시와 동래구청은 지하철 3호선 미남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1.5㎞가량 떨어진 온천천으로 하루 1천700톤씩 끌어들여 인공폭포를 통해 떨어뜨리고 새로 만든 대형 풀장과 자연형 개울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이곳에 흐르는 지하수는 또 야생초화 군락지 등 생태 학습장과 자전거 도로, 체육시설 등이 조성된 온천천 중·하류로 흘러 썩어가던 온천천 전체를 맑은 물로 찰랑거리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여름 온천천과 인접한 금정구와 동래, 연제구 주민 등 부산 시민들로부터 최고의 도심 피서지로 떠올랐다. 지난 여름 불볕더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곳을 찾은 시민들만 하루 평균 1만5천여명에 이를 만큼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하루 3만톤씩의 낙동강 물까지 유입될 계획이다. 낙동강 물이 흐르게 되면 현재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1.9∼13.2ppm인 온천천의 수질이 4.9ppm으로 낮아져 3급수에서 서식할 수 있는 붕어 등의 물고기가 뛰노는 등 하천 생태계가 옛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부산시는 보고 있다.

자치단체 마다 모범적으로 추진

이와함께 경북 영덕 덕곡천, 제주시 산지천, 강원 강릉시 경포천, 충북 청주시 무심천, 충남 금산군 금산천, 전북 임실군 둔남천, 전남 담양군 담양천, 경남 거제시 고현천 등도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을 모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들 지자체의 우수사례 발표회를 지난 11월 16일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가졌다. 사례 발표는 한 때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으로 인한 악취 발생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던 당시의 하천을 준설, 저수호안 조성, 수생식물 식재, 자연정화시설 및 어도설치 등을 통해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리기까지 지자체별 심혈을 기울였던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천정화활동, 환경오염감시활동 등 하천복원에 동참한 각 지역민들의 노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덕곡천 하천내 쓰레기 및 오물 등 악취로 인해 주민들이 접근하기 꺼려하던 덕곡천(청련교∼오십천 합류지점)을 자연석 호안(854m) 조성, 식생호안(1천575m), 케스케이드(1식), 어도(1식), 징검다리(8개소) 설치, 생태관찰 및 산책로(1천180m) 조성 등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지난 2001∼2002년 실시했다. 또 환경단체·시민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관리를 한 결과, 지금은 주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산지천 제주시는 총사업비 95억원을 투입, 산지천(길이 474m, 폭 21∼36m, 공원시설 7천323㎡)에 나무다리 2개소, 돌다리 1개소, 폭포수 1개소, 선착장 1개소, 수문 2개소를 설치(2000∼2002년), 갖가지 전설과 수많은 이야기가 간직 되어온 문화의 정취가 살아 숨쉬는 옛모습으로 복원, 생태도시로서의 틀을 마련했다. 그 결과 항상 시민이 즐겨 찾는 도심 속의 하천으로 변모했다.

경포천 강릉시는 경포천(퇴적오니 준설 67만788㎥, 우·오수분리관 1.2㎞, 배수로공사 3㎞, 호안정비 4천180㎡, 수질정화습지 9,641㎡ 조성)과 경포호(하상정비 0.8㎞, 자연식생호안 1.35㎞)에 대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실시한 결과, 경포호 주변지역 생태환경이 되살아 났고 호소 수질도 개선, 자연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금산천 금산군은 금산읍 신대리∼양지리간 금산천 3.2㎞에 중도, 여울, 자연형 호안, 낙차공 개량, 어도 설치 및 징검다리, 유로의 사행화, 산책로 조성, 저수로 정비, 수질정화습지, 지천의 오수관로 정비 등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했다. 도심지를 통과하는 하천으로 수질개선의 효과 및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함으로서 교육적 효과뿐만 아니라 도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수질개선 및 하천생태계 복원으로 버들칟갈겨니 등의 수생생물 증가, 깨끗한 하천정화사업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무심천 청주시는 지북동∼미호천 합류부(12.5㎞)를 120억원을 투입, 지난 2002년부터 하상주차장 철거(2만3천850㎡) 및 수생식물 식재, 식생 호안(3천475m), 수질정화시설(3천500㎡) 설치, 사행수로 2.4㎞, 비오톱 3천370㎡, 습지 2개소, 하중도 3개소, 수생식물 5만5천㎡ 식재, 자동보(60m) 1개소 설치 등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공사가 완공되는 2006년에는 수질이 개선되고, 동·식물의 서식처로 탈바꿈, 시민과 자연이 함께 하는 친자연형 하천이 된다.

서울 하천들도 옛모습 되찾아

불광천, 홍제천, 성내천 등 서울시내 주요하천도 생태하천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불광천은 서울시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 하천 복원계획을 세우던 1999년 8월엔 BOD 36.3ppm을 기록했을 정도로 오염이 심했다. 물이 흐르는 구간은 5등급 이하의 등외 판정을 받았다. 신사오거리에서 상류지역 하수 및 지하수를 모두 하수관으로 빼내 불광천은 물없는 건천화 상태인 날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시와 은평구는 2001년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을 실시했다. 지하철 역사에서 발생하는 지하수 및 계곡수 6천500㎥를 끌어들였고, 물길을 자연하천과 흡사하도록 구불구불하게 만들었으며, 콘크리트 제방대신 자연석과 조팝나무, 갯버들이 섞인 자연형 생태공법을 도입했다. 여울과 소를 만들어 물고기의 서식처를 확보했다. 공사를 시작했던 2001년 6월 BOD 8.2ppm을 기록했던 수질은 점점 나아져 최근에는 BOD 0.5∼3.6ppm을 기록, 1∼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제천은 옥천2교∼홍은교∼유진상강사천교에 이르는 5.3㎞가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설계에 들어갔으며, 사업은 오는 2008년 끝난다.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홍제천 상류 구간에 자연하천 및 소공원 등을 조성하고, 하류에는 자전거 도로 및 체력단련 등의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성내천은 하천정비사업이 마무리돼 자연 생태구간으로 탈바꿈했다. 물놀이장 및 분수대 등을 갖춰 도심 속 쉼터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곳을 자연 생태학습장으로 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관리할 예정이다. 화랑대에서 태능을 거쳐 중랑천까지 흐르는 묵동천은 현재 정비 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다. 서울시는 내년 6월까지 하천정비를 위한 사업기본계획을 마무리한 후 향후 다양한 생물이 살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2002년 5월부터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이 추진된 성북천은 한성대 입구∼대광고교 앞 사이 3.15㎞를 복원하고 있다. 성북구와 서울시는 성북천을 오는 2007년까지 친환경 하천으로 조성, 어린이 자연학습장 및 주민 여가활동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정릉천도 지난해 10월 사업에 착수, 오는 2008년 완료 예정이다. 정릉천 상류∼하류 6.3㎞의 하도를 정비해 자연 하천으로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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