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이건재 신강하이텍(주) 이사하천, 이수.치수 치중으로 환경기능 희생이수.치수기능 전제로 한 하천정화 생태계 파괴시킬 수 있어

하천은 산, 평야, 해안, 섬 등과 함께 국토환경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하천은 지표수가 모여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단기간에는 변하지 않는 비교적 일정한 곳을 따라 흐르는 자연의 물길이다. 넓은 의미에서 하천은 유역내의 자연 호수나 저수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인간은 이수나 치수 목적으로 하천을 변형시킴으로써 거의 대부분의 하천이 하천 본래의 모습은 잃어버리고 콘크리트화, 직강화, 획일화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자연하천의 형태는 하도, 홍수터 또는 범람원, 자연 제방과 배후 습지로 구성되며, 그 형태에 따라 생태 서식처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하천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류는 4대 문명의 발상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하천변에서 정주생활을 시작하였고 수 많은 왕조들도 수도를 하천변에 정하였다. 이것은 비옥한 범람원의 높은 농업생산성, 수운활동의 편리성, 자연적인 방어벽 등 경제, 교통, 군사적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목적에 의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인류가 하천의 이수적 가치를 중시한 결과이다.

하천은 이수적 가치 외에 치수기능과 환경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치수기능은 기능이라기 보다는 하천관리의 목표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농경시대부터 하천의 주기적인 홍수 범람으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자 이를 예방하고자 하였고,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가 발달한 이후에는 하천을 관리하여 재해를 예방하는 치수적인 목적으로 인공제방의 축조와 하도 정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제방의 축조나 하도 정비는 하도와 주변 홍수터를 단절시켜 하천의 환경적 기능이 위축 또는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천의 환경기능은 하천 동·식물의 서식처 기능, 자정기능, 심미적 기능으로 분류되며, 이수기능과 치수기능은 공학적 기능인 반면에 환경기능은 자연적 기능이다. 자정기능과 친수기능은 생태 서식처 기능이 만족되면 대부분 자연히 수반되는 기능이며 하천의 환경적 기능의 기본은 생물의 서식처 기능이다.

▲잘 시공된 어도.


하천의 이수, 치수, 환경 기능은 인간사회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 기능들이 서로 상충되지 않고 자연적 기능으로 통합ㆍ조화될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제 이수는 가치이며 치수는 관리의 목표인 반면에, 환경만이 진정한 의미의 기능(자연이 물리ㆍ화학ㆍ생물 작용을 통하여 스스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천의 가치(이수)와 관리(치수)와 기능(환경)은 상충될 수밖에 없다.

치수만을 강조한 인공화 산물

지금까지 이ㆍ치수에 중점을 두고 하천을 관리함으로써 환경기능이 희생되어 왔다. 1960년대 이후 인구증가, 산업구조의 고도화, 도시의 팽창으로 하천변의 홍수터가 적극 개발되었다. 이 시기에 하천관리는 치수기능과 경제성만 고려하여 인공제방이 축조되고 하도 정비가 이루어 졌다. 이러한 획일적이고 인공적인 하천정비에 따라 하도와 주변 홍수터가 단절됨으로써 자연하천은 최대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하천은 오염되고 하천의 인공화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대부분의 도시하천의 하도는 사형에서 직선으로 정비되고, 양안에는 높은 제방을 쌓고, 하천수는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로에 국한시키고 나무, 돌 등 홍수 소통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제거하는 등 치수기능만을 강조하였다. 또한 도시에 흐르는 작은 하천의 상당수는 복개되어 소멸되었다. 현재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하천은 바로 이러한 인공화의 산물이다.

현재 전국의 3,600km의 국가하천 및 지방1급 하천의 대부분이 콘크리트로 덮이고 직강화가 이루어져 인공화(Channelization)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보다 규모가 작은 지방2급 하천, 소하천의 상황도 비슷한 실정이다. 콘크리트 위주의 하천정비는 하천의 자정능력을 저하시켰고, 콘크리트 블록사면에 의해 하천 생태계는 단절되었다. 또한 하천 직강화로 하천 단면이 단순화됨으로써 하천의 수질정화기능은 크게 약화되었으며, 둔치 단면의 단순화로 인하여 생물 다양성의 결여라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그 결과, 국토환경의 주요 요소인 하천환경은 급속히 악화되었고 심각한 환경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1990년대에 환경보전과 개선이 우리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하천환경의 보전과 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이러한 하천환경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방법으로서 자연형 하천공법이 제시되고 있다.

▲끈상접촉산화공법(ASCO공법)을 이용한 안양천(군포시 금정지구) 수질정화시설.


자연형 하천이란 이수 및 치수의 기능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하여 본래 자연하천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 또는 보전된 하천을 말한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인공화된 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은 도시화와 산업화로 훼손된 하천을 본래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치수나 다른 목적으로 하천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살아 있는 나무, 풀, 돌, 흙 등 자연재료를 최대한 이용하여 하천을 자연에 가깝게 정비하는 방법과 기술을 적용하는 하천복원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하여 하천의 자정능력을 높이고 동·식물의 서식처를 조성하여 생물다양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은 1970년대 독일의 근자연형 하천공법에서 출발하여 1980년대 일본의 다자연형 하천공법으로 발전하였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 하천복원공법(Stream Restoration Technique)이라는 이름으로 자연형 하천공법이 정립되었다.

국내에서 자연형 하천공법이 적용된 사례로는 1980년대 중반에 일본 오사카市의‘요도카와 국정공원’의 사업을 참고하여 이루어진 서울 한강종합개발을 들 수 있다. 그 이후 1980년대 말부터 환경부의 오염하천 정화사업이 이루어졌는데, 이 사업의 주요 목적은 오염하천의 오니준설이었다.

‘수원천 옛 모습 찾기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하천의 환경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실시한 사업이다. 1990년대 중반에는 오산천 15km 구간에 자연형 하천공법이 적용되었고, 2001년에는 국내 여건에 맞는 자연형 하천공법에 대한 연구성과를 양재천에 시험적으로 적용하여 모니터링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계획되고 추진된 최초의 사업이다. 그 외에도 자연형 하천개념이 중ㆍ소 하천정비에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아직은 자연형 하천이라고 부르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적절한 수질 유지·개선 필요

자연형 하천공법의 적용대상 구역은 하도, 저수로와 저수호안, 둔치, 제방 그리고 하천유역, 기타 구역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자연형 하천조성을 위한 하도설계는 사행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사행은 생태적 측면에서 유속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생물서식처를 조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도 내에 적용되는 자연형 하천공법으로는 여울과 소(pool)의 연속 구조, 비대칭 단면의 조성 등이 있다.

저수호안이 적용 대상구역이 되는 경우에는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여 물리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식생대를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이 때 저수호안은 투수성 및 식생이 유지되는 자연형 호안(블럭)을 설치하고 자연재료를 우선 사용하여 자연에 가까운 생물 서식처를 조성하며, 수리 안정성을 고려하여 석재 등을 사용할 때는 하천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하도는 가급적 하천이 원래 가지고 있던 폭을 유지하도록 하고 훼손이 큰 지역 이외에는 인위적인 변형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여울과 소를 조성하여 용존산소량을 증가시키고 경관개선 및 어류의 서식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하천의 생태환경보전 측면을 고려하여 흙, 나무 등 자연재료를 이용하되, 홍수 때 유량 및 유속 증가로 인한 시설의 유실ㆍ파손 등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한 다음 꼭 필요한 부분에는 견고성 및 안정성도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

하천변 공공녹지와 하천 생태계의 생태통로인 둔치 및 제방은 자연형 하천공법의 범주 안에서 생물유형별 서식조건을 파악하여 먹이환경을 제공하고 산란처, 은신처, 피난처 등을 조성해야 한다. 자연상태에 가까운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인공적인 제방재료 대신에 그 지역의 생육환경에 적합한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목의 식재는 치수 안정성을 검토하고 침수되는 정도에 따라 구분되는 각 식생대에 적합한 수종을 선택해야 한다.

이 외에도 불필요한 포장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거하고 낙차공 또는 보 설치를 최소화하며, 어류 및 수생생물 이동에 장애가 예상되는 곳에는 어도를 설치하여 한다. 어도란 하천을 오르내리며 살던 수생생물들은 하천에 설치된 댐이나 보에 의해 생태계 단절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므로, 수생생물들이 하천의 상ㆍ하류를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수리구조물이다. 어도는 해당 하천 내에 서식하는 어류 및 수생생물의 생태와 습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폭과 경사도 등이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중ㆍ소 하천에 시공되어 있는 어도들은 설계가 미흡하고 정밀 시공되지 않았으며 일본의 기술이 여과 없이 도입되어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잘된 어도란, 평수기 때 어도로만 물이 흐르고 적당한 풀(Pool)이 형성된 것을 말한다. 또한 어도의 입구는 하천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하고 충분한 높이의 격벽과 완만한 기울기 갖추어야 한다.

위와 같이 자연형 하천공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연형으로 하천을 복원하기 위한 첫째의 전제조건은 하천의 수질을 적절한 상태로 유지ㆍ개선하는 것이다. 만약 하천의 물리ㆍ화학적 특성이 열악하면 하천이 가지는 이수ㆍ치수기능은 물론 생태적 건전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다.

하천은 본래 수리적 특성과 구조적 특성에 의해 물리ㆍ화학적ㆍ생물학적으로 상호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물질순환 메카니즘을 갖고 있다. 따라서 하천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부하량이 이러한 순환 메카니즘의 속도 혹은 변환율과 일치하는 경우에는 침전ㆍ소류·분해ㆍ산화ㆍ생산이라 불리는 프로세스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일부 하천구간에서는 유입 이전의 상태까지 안정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정능력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경우, 하천의 수질은 심각한 상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천의 수질개선은 우선적으로 하천의 자정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하천의 자정기능만으로는 수질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하천의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인위적이고 잠정적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 하천수질정화공법이다. 이것은 자연조건 하에서 물질의 순환 메카니즘 혹은 순환속도를 인위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따라서 하천수질정화공법은 자연하천이 갖고 있는 정화능력을 물리ㆍ화학ㆍ생물학적인 단위공정을 조합하여 보강ㆍ보완함으로써 단위 시간당 혹은 단위 유로당 물질 전환속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하천수질정화공법은 하천의 수질개선을 위한 최선책이 아니라, 하수도 시스템의 보완책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정비된 하수도 시스템도 도시지역이나 농촌지역의 비점오염원을 제어할 수 없다. 따라서 하천수질정화공법은 하수도 시스템을 보완하면서 비점오염원에 의한 하천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 국내에서 다수의 하천수질정화공법이 운전ㆍ가동되고 있으나, 일부 시설의 경우 국내의 하천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설계 및 시공 미숙으로 정상적 가동 및 목표효율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에서 불가피하게 하천수질정화공법의 적용을 검토하는 경우에는 적용성, 시공성, 효율성이 검증된 공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주요 하천수질정화공법으로는 자갈접촉산화법과 쇄석과 자갈을 이용한 HICT공법, 그리고 끈상접촉산화공법(ASCO 공법) 등이 있다. 하천 수질정화공법의 개요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갈 표면 미생물이 분해시켜

자갈접촉산화공법은 자갈 사이로 하천수를 통과시켜서 오염된 하천수를 정화하는 방법이다. 자갈접촉산화법의 정화 메카니즘은 자갈의 공극 형성, 자갈 표면에 부착된 미생물의 산화ㆍ분해작용에 있다. 전자는 접촉 및 침전 기회를 확대시킨 것이고, 후자는 미생물에 의한 흡착, 섭취, 분해를 촉진시킨 것이다.

하천수의 오염물질 중 무기성분인 모래, 슬러지 등은 자갈 공극의 물리적 작용에 의해 침전되고, 유기물질은 물리적 작용에 의해 자갈공극에 포획된 후 생물학적 작용에 의해 무기화됨으로써 정화가 이루어진다. 처리조건에 따라서 질소 및 인의 제거도 기대되지만 그 효율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발생된 슬러지는 물리적ㆍ생물학적 작용에 의해 감량이 진행되기 때문에, 침전된 슬러지가 저류되어도 정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적용상의 요점으로서 BOD5 15~20 mg/L 정도의 하천수에 대한 수질정화 대책으로 적당하고, 접촉재의 종류와 밀도 및 체류시간이 중요한 인자이다.

이 방법의 문제점으로는 BOD5 20 mg/L 이상인 경우에 산소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포기 등의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포기를 할 경우 SS의 제거율이 저하될 수 있고 SS 농도가 높거나 홍수 때 접촉재가 폐색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겨울철과 같이 수온이 낮은 경우 제거율이 저하되거나, 처리시설이 제외지에 설치되는 경우 홍수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또한 공극률이 40% 전후로 공극폐색 및 공극 감소에 따른 기능저하를 가져와 혐기화로 인한 악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시설의 설치에 필요한 면적이 넓고 자갈을 5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설치한 안산천의 자갈접촉산화시설은 3개월만에 처리조의 막힘 현상으로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현재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상태이다. 안산천 자갈접촉산화시설은 우리나라 하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본의 공법을 그대로 도입하여 문제가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유입 및 유출 유공관의 공수 및 직경이 부적합하였고 일본 하천의 수리계산을 오용하여 시설운전에 필요한 수두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유입수의 전처리 시설 및 홍수 때 차단시설이 미흡하거나 설치되지 않았고 자갈 소재의 선택이 부적절하였으며 퇴적 슬러지의 배제장치도 부실하였다.

자정능력 지속적으로 유지

HICT 공법은 유입 하천수를 침사지에서 0.2mm 이상의 입자상 물질들을 제거한 다음, 접촉산화조에서 인공경량골재를 사용한 여재층에 효율적인 접촉시간을 최대로 확보하여 여재표면에 부착된 미생물에 의한 흡착과 분해 작용을 활성화시켜 하천 수중의 탁도와 유기물질, 영양염류를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HICT 공법은 오염하천의 수질을 개선하여 자정능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하여 환경친화적 수변공간을 제고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나, 메디아가 쇄석으로 국한되어 있으므로 처리대상이 한정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생물막을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고 탈리할 때 새로운 생물막이 형성될 때까지 안정적인 정화효율을 보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BOD 제거범위가 좁고 유입 오염물질 부하변동에 대응하기가 곤란하고,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슬러지 배출에 어려움이 있다.

공극폐색 없고 슬러지 발생량 적어

끈상접촉산화공법(ASCO공법)은 최초로 끈상미생물접촉재를 도입한 하천정화공법으로서, 미생물막의 비표면적을 기존의 0.4 m2/m 정도에서 1.4 m2/m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증대시킨 끈상미생물접촉재를 충진한 후 오염된 하천수를 유입시켜 접촉재에 부착된 미생물에 의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생물학적인 처리공법이다. 이 공법은 미생물이 잘 서식하고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도록 조건 생물반응기의 형태로 고안한 고효율 처리공법이다. 또한 이 공법은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의 산화ㆍ분해 작용 외에도 무기성 SS성분이 접촉재에 충돌하여 하부로 침전되는 부수적인 정화기작을 가진다.

끈상접촉재를 일정한 간격으로 조밀하게 설치하면, 접촉재 사이를 통과하는 고형물은 접촉재에 의해 단락의 방지 및 정류효과에 의해 끈상접촉재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에 비해 효율적으로 중력 침강되고, 끈상접촉재의 관성력에 의해 직접 충돌하여 침강되기도 한다. 접촉재 부분의 복잡한 유속분포에 의해 고형물은 충돌 또는 응집 침강되어 효율적인 고액분리가 이루어진다. 정화시설의 하부는 공기공급에 의한 선회류가 미치지 않는 영역으로서 피라미드형 포트(pot)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침강된 무기성 SS와 탈락된 미생물 슬러지는 별도의 탈리장치 없이 하부로 농축된 후 주기적으로 인발하여 제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끈상접촉산화공법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입하천수의 유량 및 수질의 부하변동에 대응이 가능하여 저농도 또는 BOD 100 mg/L 정도의 고농도 유입수도 처리할 수 있으며, 메디아의 공극폐색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슬러지 발생량이 적어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하며 자동제어 시스템을 도입하여 비전문가나 무인운전이 가능하다. 시설 상부에 체육공원이나 자연학습장, 산책로 등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처리용량 기준 시설용량을 최소화함으로써 건설비용이 적게 소요되며 반영구적 시설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실제로, 안양천 군포시 구간(금정동 지구)에 설치된 끈상접촉산화시설의 경우, 약 2년 정도 가동된 현재 BOD5 제거율이 약 80% 전후로서 높은 처리효율을 보이고 있으며, 10 ppm 이하의 저농도 유입수도 2 ppm 전후로 처리되고 있다.

또한 동 시설에 인접한 분류식 하수관거로 슬러지를 배출하여 유지관리 비용도 매우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급속하게 타 하천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효율성이 우선지표가 되면서 하천의 기능 중에서 이수와 치수 기능만을 강조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수기능이 없는 하천은 강우가 내릴 때 배수로 역할로 국한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 결과, 획일적인 하천정비가 이루어지고 하천에서 서식하는 각종 동·식물의 터전이 사라지게 되었다.

하천 본래 환경기능 되살려야

그러나 하천은 우리의 거주환경은 물론 국토환경의 중요한 요소로서 삶의 질과 국토보전의 바로미터이다. 이제는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강조한 종래의 하천정비 관행은 더 이상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따라서 하천의 환경기능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치수목적으로 관리하던 하천을 자연형으로 복원함으로써 본래의 환경기능이 되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선진 외국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하천의 자연생태계 보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연형 하천정비에 관한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연형 하천정비의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많은 선진국 사례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내에 이미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된 양재천, 안양천 등에 대해 보다 더 세밀한 모니터링을 통하여 생물종과 생태 서식환경에 대한 조사를 거쳐 생태복원 과정 등을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ㆍ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나라의 하천 환경에 적합한 공법을 개발하고 개량하여 현장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이 체육시설, 자전거 도로, 물놀이 시설, 경관 조명 등 친수시설 확충에만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인공화된 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각종 시설을 설치하여 친수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삶의 질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인간을 위하여 자연을 개발하거나 인간이 자연을 이용려고 하면 할수록 자연 생태계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하천의 이수기능과 치수기능만을 전제로 한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은 또 다시 하천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은 이수 및 치수 기능을 고려하면서 하천 본래의 환경기능을 복원하되, 건전한 하천생태계가 형성ㆍ유지될 수 있도록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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