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Health Guide

류재근 박사의 건강 지키기 5가지 필수조건

류재근 박사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립보건연구원(NIH) 및 국립환경연구원(NIER)에서 건강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보건학 및 환경 분야를 빛낸 사람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경희대학교 의과대, 한의과대에서 미생물학을 강의하고 각 대학에서 전염병 관리학 및 공중보건학 및 환경위생학을 강의한 경험과 국내외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필수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건강을 지키는 5가지 필수조건

① 잠을 잘 자라
② 햇빛을 잘 쬐어라
③ 등산(걸어라)
④ 물을 잘 마셔라
⑤ 음식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② 햇빛을 잘 쬐어라

요즘 중·고·대학교 학생들과 직장인, 주부들이 충분히 햇빛을 쬐지 않아 각종 질환에 걸리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하면 비타민 D 부족에 걸리기 쉬우며, 많은 돈을 들여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지 않으면 관절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은 수면과 햇빛 노출 등과 건강에 대한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수면 부족 시 해결방법은 바로 낮에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다. 수면을 주관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는데, 송과체는 낮에 햇빛을 많이 받아야 활동이 왕성해진다. 멜라토닌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역할도 하므로 낮에 햇빛을 쬐면서 운동을 하면 항암효과와 숙면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암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암세포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암세포는 태아세포로 아주 빠르게 분열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저산소 세포여서 산소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도 대사가 이뤄진다.

햇빛은 다양한 효능을 갖추고 있다. 우선 우리 몸 안에 비타민 D3가 생기도록 해 준다. 햇빛의 자외선B(UVB) 광선은 우리 피부의 콜레스테롤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콩팥과 간에서 비타민 D3가 생성되는 과정을 유도한다. 햇빛이 없으면 콩팥과 간에서 비타민 D3가 생성되지 않는다. 사람은 일주일에 적어도 서너 번 20∼30분씩 맨살에 햇빛을 쬐어야 한다. 참고로 유리창은 UVB는 차단하고 몸에 해로울 수 있는 UVA 광선은 통과시킨다.

호르몬 전구체인 비타민 D3는 체내의 건강을 담당하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햇빛을 통해 생성된 비타민 D3는 고유한 생산중단 기제를 가지고 있어 인체가 비타민 D를 과다 흡수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햇빛에 노출되었던 피부를 너무 빨리 비누로 씻어내면, 이제 막 비타민 D를 생성하기 시작한 피부의 유동성 지방까지 다 씻겨 나가버릴 수도 있다.

독일의 과학자 요한나 부드비히(Johanna Budwig) 박사는 자신이 암환자 치료를 위해 창안한 부드비히(Budwig) 식이요법과 함께 매일 일광욕을 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햇빛의 전자기적 특성이 암환자를 치료하는 식이요법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오랫동안 햇빛을 쐬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현상을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한다. 쓸쓸한 기분과 더불어 활력도 떨어지게 된다. SAD는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2005년 한 병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 환자들이 수술 후 햇볕을 쬘 경우 진통제의 필요성, 스트레스, 불안감 등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에 실시된 한 신경과학 연구는 낮에 6시간 정도 햇볕을 쬔 사람들이 밤에 더 정신이 맑았다는 결론을 내 놓았다.

2011년 한 피부과 연구는 햇볕을 쬐는 것이 심혈관계에 반드시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미관상으로 좋지 않은 피하지방을 태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햇빛은 내장지방을 줄이는 데에도 간접적인 도움을 준다. 비타민D의 결핍은 내장지방 생성의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부터라도 건강을 위해 하루에 최소한 2∼3시간은 햇빛을 쬐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평일에 시간 내는 것이 어렵다면 주말에라도 3∼5시간 정도 걸으면서 보충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워터저널』 2017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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