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항 성공 배경은 ‘깨끗한 바다’

   

▲ 이재균 해양수산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최근 국내에서는 ‘두바이’를 배우자는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두바이의 성공이 해양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로 가능했다는 것은 간과되고 있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두바이의 모습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중심을 이루었고 그 바탕에는 바로 해양에 대한 열린 사고가 자리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7성 호텔로 스스로 자부하고 있는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은 돛단배 모양을 한 해상호텔이고, 유명인들이 서로 입주하려고 한다는 팜아일랜드(Palm Island)는 바다 한가운데 만든 인공섬이다. 이제는 수중호텔인 하이드로폴리스(Hydropolis)를 건설해 버즈 알 아랍과 팜아일랜드를 삼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해저터널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 팜아일랜드 (Palm Island)

이렇듯 바다가 준 무한한 상상력의 선물이 두바이의 성공이었던 것이다. 두바이의 성공이 모두 바다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양중심적 사고로의 전환

특히 두바이가 팜아일랜드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해양중심적 상상력’에 있었다. 육상중심의 사고에서 보면 매립의 목적은 육지를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매립이라도 해양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바다와 인간이 만날 수 있는 해안선의 길이를 늘이겠다는 식의 목표설정이 가능하다. 두바이는 해안선의 길이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정했고 그리하여 해안선의 길이만도 72km에 달하는 팜아일랜드가 탄생했다. 해안선의 길이를 자꾸만 줄여 가는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바이의 해양중심적 상상력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현실이 있다. 다름 아닌 ‘깨끗한 바다’가 그곳에 있다는 점이다. 해양환경이 쾌적함을 주지 않고서는 해상호텔도, 인공 섬도, 해저터널도 남의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누가 냄새나고 쓰레기가 떠다니는 바다 근처에 별장을 구입하고 요트를 타고 스킨스쿠버를 즐기겠는가? 해양이 주는 무한한 가치는 인간이 해양환경을 보전하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을 때만 인간의 것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해양환경에 무심해 왔던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는 육상환경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시급했기 때문에 주로 육상의 환경개선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결과로 한강이 살아나고, 도시의 대기오염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그동안 무심했던 해양환경에 관심을 돌릴 차례이다.

우리 바다는 이미 바다로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 적조현상으로 인한 물고기의 떼죽음은 연례행사가 되었고, 백화현상으로 바다의 생산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으며, 인간이 버린 각종 폐어구는 바다를 떠다니면서 해양생물을 옭아매 ‘고기무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설립과 바다환경의 개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종합적인 기본법 성격을 띠고 있는 「해양환경관리법」 제정을 추진, 올해 1월 19일 법을 공포하게 되었다.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준비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해양환경관리법에 근거하여 정부는 더욱 체계적이고 강화된 해양환경보전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양환경관리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해양환경보전 전문기관으로서 해양환경관리공단을 설립하기로 한 부분이다.

현행 해양환경 관리 사업은 종합적이고 장기적이며 일관된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낮은 수익성과 수행주체의 분산으로 사업의 일관성 및 효율성이 저하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급증하는 해양환경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전국적인 조직망과 다양한 사업경험을 보유한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을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은 해양오염 원인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육지 발생 오염물질의 사전유입 방지를 비롯해 연안해역의 오염된 퇴적물 준설, 해양폐기물 종합처리시스템 운영 및 수질·퇴적물의 오염도 모니터링 등 적극적이고 사전 예방적인 해양환경 보전사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분산 집행되고 있는 해양환경 보전업무를 통합함으로써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업무량을 줄여 고품질의 해양환경 정책을 유도할 수 있게 되고, 국민들은 신속하고 편리한 해양 관련 서비스를 받는 등 시너지 효과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앞으로는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 해양환경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전문적 역량을 축적해 나감으로써 선진기술을 보다 신속하게 도입,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적용하고 바다환경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희망의 바다

생명의 보금자리인 바다를 다시 살리고 보전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국민들이 합심해 바다의 경제적 가치를 뛰어넘는 생명의 무게감에 귀를 기울이고 바다의 생명력을 복원하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국민과 힘을 합쳐 지속적으로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다시 풍부한 어족자원을 회복하고,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을 복원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를 둘러싼 삼면의 바다를 깨끗하게 만들어 언제나 이곳을 찾는 내·외국인들이 바다가 주는 청량함을 즐기게 될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깨끗한 바다를 기반으로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이나 팜아일랜드 부럽지 않은 세계적 해양명소가 우리나라에서도 곧 탄생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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