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신년특집  Ⅱ. 호주·브라질·우크라이나·모로코 물사업 활발 

 

“키예프, 하수처리 기술정책·인프라 재정비 박차” 

보트니치 프로젝트, 하수처리장 증설·슬러지 소각 및 퇴비화 추진 목표
도심 수원 드니프로강 메인 하수관 재정비…EU 최신 수질기준 충족 위해


▲ 나자리 유닉
(Nazarii Yunyk)
키예프 상하수도청 부청장
Part 03. 우크라이나 하수처리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

키예프, 연평균 강수량 649㎜ 불과

우크라이나(Ukraine)는 서쪽으로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와 인접해 있고 북동쪽으로는 러시아, 남서쪽으로는 루마니아와 접하고 있다. 국토 면적은 총 60만3천500㎢로, 한반도 면적의 약 3.5배 큰 규모이다. 2010년 기준 인구는 279만7천553명이다.

키예프(Kiev)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이자 키예프 주의 주도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겨울(12∼2월)과 여름(6∼8월)의 평균 기온은 각각 -8℃와 18.7℃로 냉대기후에 속한다. 키예프의 연간 강수량은 약 649㎜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나, 동카르파티아(Eastern Carpathians) 산맥 중 강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연 강수량이 1천600㎜나 된다.

주요 하천은 드니프로(Dnipro)강, 데스나(Desna)강, 유주니부크강 등이며, 전체 면적의 50%가 중앙러시아 고지에서 발원한 드니프로강 수계에 속한다. 이들 하천은 남쪽으로 흘러 흑해나 아조프해(Sea of Azov)로 들어간다. 드니프로강 하류의 카호프스코예호 등 인공호를 제외하면 국가 내에 호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상하수도 인프라 현대화 수요 높아

키예프의 상하수도청인 키예프도카날(Kyivvodokanal)은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의 물공급·하수처리 담당 기업으로 상수도 공급 145년, 하수처리 123년의 경험을 갖고 있다. 상수도 분야에서 국가 내에 2개의 급수스테이션을 설치해 운영 중이며, 이들은 드니프로강과 데스나강에 각각 1개씩 위치해 있다.

또 급수펌프 74개, 자분정(지하수가 지표 이상으로 분출하는 우물) 343개, 급수관 4천200㎞가량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최종 물 사용자에게 일평균 70만㎥의 식수 운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수도 분야에서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보트니치(Bortnychi) 하수처리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랜트의 프로젝트 용량은 150만㎥/일 규모로, 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큰 규모이다. 처리용량은 하루 평균 약 70∼100만㎥ 규모이나 계절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 34개의 하수펌프스테이션과 3천㎞의 하수도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 시설은 노후화가 상당히 많이 진행된 상태로, 향후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상하수도 인프라 현대화 사업’ 추진과 ‘기술정책의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정책·인프라 분야 목표 수립

기술정책 분야에서 키예프 상하수도청의 목표는 첫째,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기술을 도입하여 전체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둘째, 상수도 수질기준과 하수처리지표가 유럽연합(EU)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철저히 유지·관리하는 것이다. 셋째, 최종 사용자에게 높은 품질의 상수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넷째, 급수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돗물 절약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 인프라 분야의 목표는 첫째, 기존 인프라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새로운 상하수도시설과 각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에너지 효율이 높은 펌프와 현대식 스크리닝 장비, 스카다(SCADA) 시스템 및 기타 상하수도 펌프스테이션 등 설비를 통합하는 것이다.

셋째, 물 소독·살균 시스템의 개선이다. 물의 소독·살균 시 전기분해를 통해 펌프장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염소 제거를 철저히 하기 위해 염소(chlorine)가 아닌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을 사용하고자 한다. 넷째, 선진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하수처리 플랜트를 다시 설치하는 것이다.

보트니치 프로젝트, 일본정부와 협력

현재 키예프 상하수도청에서는 대규모의 상하수도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보트니치(Bortnychi) 하수처리 플랜트 현대화사업’은 일본 정부가 국제 파트너로 참여하여 국가 간, 기업 간 좋은 파트너십을 보여준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자금조달기관으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이다.

기초·세부설계 디자인 작업은 일본의 TEC 인터내셔널(TEC International Co., LTD)·니혼 수이코 세케이(Nihon Suiko Sekkei Co., LTD)·니폰 코에이(Nippon Koei Co., LTD) 컨소시엄이 맡았다.

보트니치 하수처리 플랜트에는 3개의 처리구(treatment block)가 있어 각종 하수를 단계별로 나누어 처리하고 있다. 블럭(block)1 하수처리구는 1964년부터 운영이 이뤄졌으며, 블럭2 처리구는 1976년, 블럭3 처리구는 1987년에 설치되어 가동되고 있다. 3개 처리구 모두 24시간 운영된다.

플랜트의 총 설계용량은 하루 약 150만㎥ 규모이다. 반면, 실제 하수 유입량은 일평균 70∼100만㎥ 선이다. 펌핑을 통해 얻어진 하수슬러지가 저장구역으로 이동하고, 이곳에 일정량 이상 쌓이면 처리가 이뤄진다. 그러나 현재 기계 장비와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원활한 처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며, 조사된 바에 따르면 노후화 정도는 80%에 달한다.

▲ 증가하는 물수요 대비 키예프 상하수도청에서는 ‘보트니치(Bortnychi) 하수처리 플랜트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정부가 국제적 파트너로 참여하여 국가 간, 기업 간 좋은 파트너십을 보여준 선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EU기준 맞는 처리수 수질향상 목표

이와 같은 인프라 노후화는 미래 물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차적으로 도시의 주요 수원인 드니프로강으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방류될 경우 당장 시민들이 마시는 식수가 막대한 영향을 입는다. 또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하수는 현대식 수질기준을 충족할 수 없으며, 저장구역의 용량 부족으로 적절히 처리되지 못한 하수슬러지는 방치되어 또다른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특히, 하수슬러지를 농업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슬러지 미처리분에 대해서는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보트니치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관련 지침을 충족하도록 하수처리의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또 이미 일정량 이상 가득 찬 상태의 슬러지 저장구역에 하수슬러지를 쌓아두기 보다는 소각을 통해 재가공이 가능한 재(ash)로 전환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하수도 분야의 주요 문제로 하수도 악취가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슬러지를 소각하면 처리시설이 위치한 주거지역에서 악취가 제거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가능한 한 다양한 기술을 총동원하여 악취 제거에 주력할 방침이다.

블럭1 처리구 재구축…2·3은 재정비

프로젝트의 기술적 변수를 살펴보면, 우선 블럭1과 블럭2 처리구에서 하루 약 57만7천㎥, 블럭3 처리구에서 하루 약 41만9천㎥의 하수처리가 이뤄진다. 세 단계를 모두 통과한 처리하수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15㎎/L △화학적산소요구량(COD) 80㎎/L △부유물질(SS) 15㎎/L △총질소(T-N) 10㎎/L △총인(T-P) 1㎎/L 등의 수질기준을 만족하게 된다. 이때 처리에 소요되는 전력량은 31.5㎿이며, 회수열(recovery heat) 생산량은 18㎿이다.

보트니치 프로젝트의 향후 레이아웃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블럭1 하수처리구의 재설치와 블럭2∼3 처리구의 재정비이다.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이와 같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점차 증가하는 하수처리 수요를 만족시키고, 처리하수의 수질 또한 최신 기준을 준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보다 상세한 프로젝트 공정 다이어그램을 살펴보면, 공정은 크게 △기계적 처리 △생물학적 처리 △소독·살균 순으로 구성된다. 처리된 슬러지는 소각 단계를 거치게 되며, 더 이상 슬러지가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소각이 이뤄진다. 이후 재활용이 가능한 재가 되어 다시 시멘트, 기타 건설자재 등으로 가공될 수 있다.

2018년 1월부터 프로젝트 입찰 진행

보트니치 프로젝트의 구성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블럭2와 블럭3 하수처리구의 재정비이다. 둘째, 새로운 기계식 슬러지 탈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셋째, 소각을 위한 슬러지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넷째, 블록1 하수처리구의 신설과 다섯째, 프로젝트의 준비작업이다.

특히 프로젝트 준비작업의 경우, 키예프 상하수도청이 총 책임을 담당하고 우크라이나 주정부와 키예프 정부로부터 약 650만 달러의 예산 지원을 받았다. 현재 해당 준비작업은 완료된 상태이다. 또 개념설계(conceptual design) 개발작업과 국제 파트너 일본정부가 진행한 기초·세부 설계작업 역시 완료됐다. 지난 2017년 11월 말 입찰참가서가 작성됐으며, 이에 대한 자금은 일본정부가 국제기술원조 차원에서 제공했다.

입찰은 국제경쟁입찰 형태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계약 직전 협상과 계약체결이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진행되며, 본격적인 시공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5년 6개월간 추진된다.

▲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보트니치슈케이(Bortnischeskay) 하수처리장을 증설 중에 있다.

드니프로강 주요 하수관 재정비 추진

보트니치 프로젝트와 더불어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드니프로강 메인 하수파이프라인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프로젝트 고용주는 키예프 상하수도청이며, 기본설계 단계의 설계자는 우크라이나 설계회사인 Inzhkomproekt Ltd.이다. 자금조달 방안은 아직 모색 중이지만, 우크라이나 주정부 또는 키예프시 당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거나 국제차관기금을 지원 받을 가능성도 있다. 대략적인 프로젝트 비용은 약 3천만 유로이다.

현재 드니프로강의 강바닥 아래에는 직경 1천400㎜의 7개의 메인 하수처리 파이프라인(중력관 4개·압력관 3개)이 구축되어 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수는 우안(右岸)에서 좌안(左岸)으로 이동되며, 보트니치 하수처리 플랜트에서 처리된다. 이들 파이프라인의 길이는 890∼995m 정도이며, 몇몇 파이프라인의 수명은 50년 이상이다.

그러나 현재 이 파이프라인들은 원래 수명의 2∼3배를 넘어설 정도로 노후화가 심하게 진행된 실정이다. 파이프라인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라도 하면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드니프로강으로 흘러 들어가 환경적으로 막대한 악영향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드니프로강은 우크라이나 남북으로 흐르고 있어 결과적으로 전 지역이 위험에 노출된다.

▲ 키예프 상하수도청은 ‘드니프로강 메인 하수파이프라인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으로 핵심 목표는 기존의 직경을 유지하면서 하수 파이프라인의 수명을 늘리고, 압력관이 아닌 유연한 폴리머 호스를 사용함으로써 직경을 줄이지 않고 주요 하수도 파이프라인의 유량용량을 복원시켜 하수 운송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다.

경험 풍부한 프로젝트 파트너 모색 중

이에 프로젝트 이행에 있어 핵심 목표는 기존의 직경을 유지하면서 하수 파이프라인의 수명을 늘리고, 압력관이 아닌 중력관을 사용함으로써 하수 운송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때 하수를 끌어올리는 데 사용되는 전기 소모량도 절약하고자 한다.

따라서 직경을 줄이지 않고 메인 하수 파이프라인들의 유량용량(flow capacity)을 복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유연한 폴리머(polymer)관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1㎞에 대해 폴리머관을 사용한 선례가 없기 때문에 만약 우크라이나 상하수도청이 이를 시도할 경우 하수관에 폴리머를 적용한 최초의 사례가 된다.

아울러 하수유량을 조절하는 챔버(chamber)와 게이트(gate), 밸브(valve)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사고 발생 시 조기 경보가 울릴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현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안을 모색 중이며, 경험이 풍부한 프로젝트 파트너를 찾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과도 이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

[『워터저널』 2018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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