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차세대 하수도 표준모델'…악취 근원 정화조는 폐쇄 
'군자-2 소블럭 하수도정비 기본계획' '19.6까지 수립해 군자동 일대 시범사업 추진
정화조 폐쇄, 음식물 쓰레기 직투입, IoT‧ICT 기술 접목해 생활편의‧효율성 강화
대대적 정비 통해 노후 도시기반시설인 하수도 수명늘리고 도로함몰, 침수 등 예방


서울시가 1970~1980년대 만들어져 노후화되고 기술 수준이 과거에 머물러있어 도심악취를 발생시키는 하수도를 시대 변화에 맞는 쾌적하고 편리하며 효율적인 차세대 형으로 교체하기 위한 표준모델 마련에 나선다.
 
하수도는 빗물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생활에서 발생되는 생활하수, 분뇨, 토지 등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수집‧처리해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침수피해를 예방하며 하천이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필수 도시기반 시설이다.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중간 과정을 없애 빗물, 생활하수, 분뇨모두를 하나의 관으로 바로 모여 물재생센터에서 처리되도록 하고,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하수처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현재 서울시 하수도는 총 10,615.7km 길이로 대부분 빗물, 생활하수, 분뇨가 하나의 관에 모여 물재생센터에서 처리되는 ‘합류식’이다. 그런데 분뇨의 경우 개인 가정집에 설치된 약 60만 개의 정화조에서 1차 처리 후 하수도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도심악취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 생활하수는 음식물 쓰레기 등 고체를 별도로 버리는 시스템이어서 번거로움이 있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하수관로는 약 절반에 달해 침수, 통수불량, 하수유출, 도로함몰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정부가 하수도를 구축할 당시엔 기능이 빗물제거에 치중돼 있었고 기술수준도 미비해 정화조를 별도로 설치했다. 이후 서울시가 1995년 하수관로 종합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정화조를 폐쇄하는 수준의 하수도를 구축하려 했지만 현장여건, 시공자의 인식부족, 악취발생 및 관내퇴적 우려 등으로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시가 이제는 높아진 시민 생활수준에 걸맞는 하수도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현재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하수도정비와 진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하고 표준모델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서울시는 광진구 군자동‧능동, 성동구 송정동 일대를 대상으로 「군자-2 소블럭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을 '19년 6월까지 수립한다고 밝혔다. '20년 6월까지는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기본계획 수립에는 18개월이 소요된다.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업 지역의 현황을 조사‧분석하고, 4월부터는 정비계획을 구체화해 2019년 6월 완료된다.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은 크게 ①정화조 폐쇄 ②음식물 쓰레기 직투입 ③하수도와 IoT‧ICT 기술 접목 ④하수도 품질향상이다.

첫째, 도심악취의 근원인 정화조를 폐쇄해 분뇨가 정화조를 거치지 않고 바로 하수관을 통해 물재생센터로 이동, 처리되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도시 환경이 쾌적해지고 정화조 관리비와 분뇨수거차량 이용비 등도 절감된다.

둘째, 설거지할 때 음식물 쓰레기를 개수대에 바로 버려도 하수관을 통해 물재생센터로 이동하고 고도화된 기술로 처리되도록 한다. 즉, 지금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별도로 봉투에 담아 버리지 않아도 돼 시민들의 편의가 높아지고 쓰레기 봉투값, 처리 비용 등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평상시보다 하수 처리량이 많이 발생할 때 하수도 계획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하수도와 IoT‧ICT 기술을 접목해 유량, 수질 계측기로 지역별 하수량, 오염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정화가 시급한 오수부터 처리하는 방식이다.

넷째, 하수도 설계 및 시공기준을 재정립, 하수도 품질을 향상해 튼튼하고 장기간 사용하는 하수도를 만든다. 시는 이번 계획에서 서울시 지반조사 결과와 하수도 주요 재료를 분석해 부식과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하수도설치‧관리 지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내용으로 대대적 정비가 이뤄지면 시민들의 생활이 편리해짐과 동시에 도시기반 시설인 하수도의 수명이 늘어나 도로함몰, 침수 등의 재해를 예방해 시민의 생명 및 재산보호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2023년부터는 연간 3천억 원을 투입해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따른 하수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가 2천803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서울시 하수도 정책 방향에 대한 온라인 여론조사(2017년 6월 16~22일)’ 를 실시한 결과, 하수도 관련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하수도 냄새(48.1%)가 꼽혔다. 도시침수(15.7%), 정화조청소(9.8%)가 그 뒤를 이었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는 서울시 여론조사 시스템(http://research.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는 지난 2017년 7월 13일 ‘시민이 만족하는 하수도 구축,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주제로 전문가, 시의원, 중앙부처 공무원, 시민단체, 업계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미래하수도 정책방향 대토론회」도 개최했다.

한제현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과거 하수도의 양적인 성장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시대 변화를 반영해 도시 인프라의 질과 시민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시점이 됐다”며 “이번 군자동 일대 시범사업이 서울시 하수도의 차세대 정비모델 구축에 시금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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