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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3차 전체회의 개최
국가 통합물관리 비전으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 수립
허재영 위원장, “상생·공존·참여·협력 기반의 지속가능한 물관리로 전진”

1월 19일 엘타워서 열려…전문가 250여명 참석

▲ 김은경 환경부 장관.
환경부(장관 김은경)는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통합물관리 비전포럼(위원장 허재영 충남도립대학 총장)과 함께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이하 통합물비전 포럼)’ 3차 전체회의를 1월 19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 물관리체계를 보면 이수와 치수 관리는 국토교통부, 수질 및 수생태 관리는 환경부, 방재 업무는 행정안전부, 농업용수 관리는 농림축산식품부, 발전용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분산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부처의 물관리 기능이 분산되어 있어 정책조정 기능이 취약하고 행정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하천 관리의 비연계성으로 인한 생태네트워크의 단절,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의 이원화된 구조로 인한 과잉 공급 투자, 기후변화에 따른 가용 물공급 위협, 도시화·산업화로 인한 물순환 왜곡, 상하수도사업의 재정 건전성 취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수질·수생태·수량·재해예방을 일관된 체계에서 균형적이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유역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7월 10일 통합물비전 포럼을 출범시켰다. 국가 통합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을 도출하기 위한 범국민 포럼으로서 지난해 9월부터 6회에 걸친 유역별 순회토론회 등 총 60차례 이상의 회의를 가졌다.

김은경 장관, “물관리 정책의 새로운 지평 기대”

통합물비전 포럼, 환경부, 국토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이 주관한 이번 제3차 전체회의에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 손병석 국토부 차관, 허재영 포럼 위원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 250여 명이 참석했다.

▲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3차 전체회의가 1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렸다. 사진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개회사 모습.

이날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 2월 물관리 일원화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지난 연말에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이뤄졌으며, 현재 국회에서 물관리 일원화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가오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처리를 통해 물관리 일원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올 한해는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 대한민국 물관리 정책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한 해가 될 것이며, 따라서 우리도 새로운 통합물관리 정책을 준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병석 국토부 차관은 환영사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강우의 시간적·지역적 편차를 더욱 심화시켜 국지적 홍수와 극한 가뭄 등이 빈발하고 있다”면서 “예로부터 치수와 이수가 국가를 유지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져 온 만큼 이제는 단순히 수자원의 효율적인 이용뿐만 아니라 수질·수량·수생태·재해 예방의 균형점을 찾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물관리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유역 거버넌스를 통해 이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물관리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은 현 시점에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활동하던 전문가들이 물관리 정책의 발전을 위하는 마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만큼 의미 있는 대안들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수현 사회수석, “유역별 통합관리 체제로 전환”

허재영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위원장은 “지난 6개월간 전문가 180여 명이 다양한 관점에서 치열하게 논의한 끝에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 냈다”면서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물관리 정책이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정표가 이제야 세워졌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수량과 수질로 나뉜 과거의 터를 뛰어넘어 상생과 공존,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물관리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올 한 해 진행될 포럼은 더욱 치열한 토론과 협의의 시간을 거쳐서 세부 정책과제와 이행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반영해 현재 도출된 핵심전략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은 “통합물관리는 단순히 정부 내 부처 이관의 문제가 아니라 그간 물관리에 있어 질적·양적으로 거두었던 성취를 한 단계 더 높이자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유역별 통합관리라는 큰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여전히 특정 지역에서는 질적·양적으로 도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뭄과 물부족, 수질과 수량관리 등에 따른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많은 투자를 통해 물 관련 산업과 시스템을 보다 선진적인 체제로 도약시키기 위해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3차 전체회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허재영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위원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

통합물관리 5대 목표·25개 핵심전략 발표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 5개월간의 활동결과를 정리하고, 2018년 분과별 운영방향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재영 포럼 위원장의 오프닝으로 시작된 주제발표에서는 △국가 통합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추태호 부산대 교수) △법·제도 분과위원회 운영결과(김성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강유역 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장석환 대진대 교수) △낙동강유역 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박재현 인제대 교수) △금강유역 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이상진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영산·섬진강유역 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정재성 순천대 교수) △2018년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운영계획(고대현 환경부 통합물관리 준비 실무팀장) 등 총 7건의 발제가 있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정책 분과위원회의 추태호 부산대 교수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을 수량, 수질 분야 공동의 국가 통합물관리 비전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속가능한 국토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간과 자연을 함께 고려하는 물관리 정책의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또한 추 교수는 그간 포럼에서 도출한 △물순환 건강성 확보 △수요와 공급의 조화로운 통합 △유역기반의 통합적인 물관리 △주민참여 협치(거버넌스) 확립 △지속가능 행정·재정 체계 구축 등 5대 비전 목표와 핵심전략 25개를 소개했다.

「물기본법」 통해 물관리 전 분야 통합 관리

이어 두 번째 발제에서는 △「물기본법」(안) △물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 △수리권 현안문제 △물관리 비용체계와 개선방향 △물비용부담금 제도현황 및 개선방안 △유역 거버넌스의 현황 및 개선방향 △국내 상수도 관리체계의 개선방향 △물환경 정보의 통합관리방안 등 법·제도 분과위원회에서 주요 논의되었던 7개 주제가 소개됐다.

법·제도 분과위원회의 김성수 연세대 교수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물관리 체계의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철학과 원칙, 방향에 따라 물관리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규정하는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3발제부터 제6발제까지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섬진강 유역의 통합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이 발표됐다. 우선 한강유역은 전 국토의 32%, 인구의 55%를 차지하는 메가시티의 특징을 가진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도시화로 불투수면이 확대되면서 도시침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물 관련 인프라는 양호한 편이나 개발과 규제로 인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한강유역 분과위원회의 장석환 대진대 교수는 ‘물길따라 하나되는 풍요롭고 건강한 환경’을 한강유역의 비전으로 삼았으며, 5대 비전목표로 △한강권역 협치(거버넌스) 구축 △메가시티의 통합물관리 개선 △통합물관리를 통한 현황 개선 △갈등관리 및 제도개선 △통합모니터링 및 정보화 등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 김은경 환경부 장관, 손병석 국토부 차관,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및 포럼위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강, 하천 훼손비율 높고 생태 복원비율 낮아

현재 낙동강유역은 개발사업 중심의 정책 시행으로 인해 물순환 건전성이 악화되었고, 구미공단과 같은 산업단지에서 수생태 악화 물질이 배출되면서 생태계 교란이 발생했다. 게다가 낙동강 상수원에서 퍼클로레이트 등의 유해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창녕함안보의 유해 남조류 수가 급증하면서 안전한 먹는물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낙동강유역 분과위원회의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건강하고, 안전한, 맑은 물이 굽이굽이 흐르는 상생과 공존의 낙동강’을 낙동강유역의 비전으로 삼았다고 발표했다. 비전목표로는 △지속가능한 유역통합관리 체계 확립 △수요관리 중심의 수자원 관리 △생태계 건강성 제고 및 다양성 확보 △유역맞춤형 거버넌스 구축 및 활성화 △물관리 재정 및 비용부담체계 마련 등 5가지를 소개했다.

이어 이상진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역이 하나되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금강’을 금강유역 비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금강유역은 하천 훼손비율이 가장 높으나 생태 복원비율은 가장 낮고, 4대강 보로 인한 수질악화, 수생 생물의 서식지 손상, 수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충남서북부지역은 상습적인 가뭄으로 매년 제한 급수를 시행할 만큼 물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금강유역 분과위원회는 5대 비전목표로 △건강한 물순환 체계 확립 △수자원 다변화를 통한 먹는물 효율적 관리 △수량과 수질을 고려한 수생태 건강성 증진 △유역단위 통합 물관리 기반 구축 △참여형 유역 거버넌스 확립 등을 설정했다.

포럼 운영기간 연장해 구체적 정책과제 마련

영산·섬진강유역 분과위원회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영산강·섬진강·제주권역의 지혜로운 통합물관리’를 비전으로 삼고, △수량, 수질, 수생태, 방재 통합관리 △건전한 물순환체계 확립 △기후변화를 고려한 홍수, 가뭄 등 재해예방 △수질·수생태 건강성 향상을 위한 통합물관리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축에 의한 통합적 물관리 △제주권역의 제주형 통합물관리 등을 비전목표로 정했다.

5대강 중 수질이 가장 열악한 영산강은 여름철이면 녹조가 반복 발생하고 있지만 유량이 적어 수질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섬진강은 부유물질이 증가해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하구의 하상 저하와 유량 감소에 따른 해수 역류현상으로 염해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영산·섬진강유역 분과위원회의 정재성 순천대 교수는 영산강의 녹조예방을 위한 환경대응용수 활용방안 및 섬진강 하구 염해 저감 방안 등에 대해 올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발제자인 고대현 환경부 통합물관리 준비 실무팀장은 ‘2018년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운영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2018년도 통합물비전 포럼은 각 분과에서 자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필요 시 별도의 용역을 통해 포럼과 연계하여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정책분과 및 법·제도분과는 올해 6월까지, 4개 유역분과는 올해 12월까지 운영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특히 유역분과의 경우, ‘유역별 물관리 포럼(가칭)’으로 전환하여 유역의 물문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구체적인 현안 과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취재·정리 = 최해진 기자]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3차 전체회의에서 발표된 ‘국가 통합물관리 비전 및 핵심전략(안)’ 및 ‘법제도 분과 운영결과’ 내용은 2018년 3월호에 게재됩니다.

[『워터저널』 2018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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