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봄철 가뭄에 철저히 대비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사)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일부 영동·경북·남부지역에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속초지역에서는 비상급수를 실시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런 시기에 UN이 정한 올해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의 주제는 ‘물을 위한 자연(Nature for Water)’으로, 물문제 해결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의 탐색이 주요 내용이다. 세계 각국은 물의 중요성, 이용 및 관리, 홍보, 국민들의 물 아껴쓰기 실천 등을 강조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 우리나라의 전국 강수량 평균은 1천307.7㎜(과거 평균 대비 74%)로, 영동 및 남부 지역 중심으로 비가 적게 내리는 추세다. 또 기상청의 기온 분석에 따르면, 2017년 1월에서 10월까지 평균 기온이 상승하여 197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의 20세기 평균 기온인 14℃보다 우리나라가 0.84℃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갈수기는 12∼2월, 평수위는 4∼5월, 10∼11월이며, 홍수기(우수기)는 6~9월이다. 올 겨울철 강수량은 45.0㎜로, 평균 75.1㎜ 대비 61%로 비가 적게 내렸다. 이에 전국적으로 비가 적게 온 지역은 개천이 마르고 댐이나 저수지가 최저수위까지 내려가, 일부 시·군에서는 비상급수를 실시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과거 우리나라는 가을철 수확 후 봄철이 되면 지천(池川) 및 지하수 보존을 위해 물을 10㎝가량 대어두었다. 이렇게 하면 플랑크톤 등 저서생물을 비롯해 붕어, 미꾸라지도 잘 살 수 있으며, 증발량을 방지하고 봄철 농사를 짓는 데 큰 효과를 볼 수가 있다. 다시 겨울철이 되면 논에 얼음이 얼어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고, 눈이 쌓여 봄철 수자원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요사이 겨울철 남산, 관악산, 북악산, 청계산, 수락산 등 수도권의 유명한 산은 물론, 차령산맥과 소백산맥 등 두 개의 큰 산맥이 지나는 충청도의 높은 산에도 눈이 보이지 않아 전국적으로 산이 건조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산림생태계에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또 댐 상류지역에 강우량이 적다 보니 지하수가 부족해져 봄철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하수를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농촌지역에 노로바이러스가 더 많이 발생하여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평창에서만 32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의 위생조치로 상당 부분 개선되기는 했으나, 먹는물 관리에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여러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관리 일원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물이 풍부한 지역의 물을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통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물 걱정하지 않는 물관리 선진국이 되기를 기원한다. 

[『워터저널』 2018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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