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수도 110년 역사의 교훈과 앞으로의 과제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사)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우리나라의 수도는 1908년 뚝섬부터 11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상수도 보급률의 증가와 정비가 계속 개선되어 현재는 98.3%의 국민이 수돗물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를 둘러싼 정세는 악화되었고,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사고, 폭우로 인한 시설의 피해, 대도시의 갈수(渴水), 상수원수 수질의 악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국민생활 향상에 따라 맛있는 물과 안전한 물에 대한 요구 등 급수 서비스의 요구수준이 한껏 높아져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상이라고 본다.

상하수도 분과 자문위원회에서 제시한 방침에서는 현재의 상수도 정비의 방향에 관한 기본적인 자세를 첫째, 모든 국민이 이용 가능하게 하며, 둘째, 안전성이 높고, 셋째, 안전한 수도라고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전국 평균 보급률은 98.9%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나 누수율 또한 10.6%로 낮지 않은 수준이다. 수도관 노후 등에 따른 누수로 무려 6억8천만㎥ 버려져 연간 6천억 원이 손실되는 실정이다. 농어촌 및 도서지역의 보급률은 92.7%에 불과하며, 상대적으로 상수도 보급률이 낮은 이런 지역에서는 주로 우물물, 지하수, 빗물 등이 음용수로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인성 병원균 또는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지하수 오염의 급증과 더불어 물 사용량의 증가로 인한 생활용수 부족현상이 뚜렷이 나타나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농어촌 및 도서 지역에서는 인구 밀도가 낮아 관리가 부실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겠으나 앞으로는 상수원수로서 수도로의 전환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본다.

전국적인 수돗물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에 걸맞은 수원 개발이 충분치 못하고, 갈수의 영향을 받기 쉽다. 또 현재의 정수처리시설은 대부분이 1970∼1990년대의 고도 성장기에 설치된 것이어서 시설의 규모도 협소해졌고 노후화도 심하다.

상수원의 수질은 각 지역의 호소(댐)에서는 부영양화(富營養化)가 진행되어 상수원수에 맛과 냄새(이취미)가 발생하는 등 전국에서 매년 냄새나 맛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하천이나 호소에서는 고도사업의 하이테크화 등으로 새로운 각종 화학물질을 사용하게 되어 유류 유출사고나 미량 유해화학물질이 상수원수로 유입되는 등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수질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 상수원수가 오염에 취약한 곳은 정수처리시설의 개선과 더불어 고도처리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나 좀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물을 일단 탱크에 모았다가 급수하는 5층 이상의 빌딩 등 특정한 건물에서는 유지관리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위생 관리를 정기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수돗물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건물에 직결 급수시스템이 도입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수에서부터 가정용 수도꼭지까지 관리할 수 있는 물관리 일원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워터저널』 2018년 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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