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술·동국대 의대 예방의학실 교수 오염된 간이상수도로 수인성 전염병 등 ‘빈발’학교 등에서 세균성이질 집단발생 2000년 이후 급증 추세

‘간이상수도’란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간이한 수도시설에 의하여 급수 인구 100명 이상 2천500명 이내에게 정수를 공급하는 일반수도를 말하며, 1일 공급량이 20㎥ 이상 500㎥ 미만인 수도 또는 이와 비슷한 규모의 수도로서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정하는 수도(수도법 제3조 9항)를 말한다.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가 관할지역 주민의 음용수 등을 제공하기 위하여 원수를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처리할 수 있는 침전지·여과지·소독시설 등의 정수시설을 갖춘 수도시설을 말한다. 다만, 소독시설을 제외한 정수시설로서 수질이 양호하여 그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정수시설에 대해서는 소독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수도에 의하여 음용을 목적으로 공급되는 물에는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되었거나 오염될 우려가 있는 물질,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기물질 또는 유기물질, 심미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 기타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 등이 함유되어서는 안된다.

Ⅰ. 수인성 전염병

수인성 전염병은 물을 매개로 한 전염성 질환으로 주로 분변→경구에 의한 소화기계 전염병으로 세균, 바이러스, 원충 등이 있다.

1. 세균

세균성이질 세균성이질균에 감염되면 발열, 구토, 오심, 복통, 후중기 등을 동반하는 설사가 특징인 급성 감염성 장관질환으로 분변에서 경구(음식, 식수, 직접접촉, 파리)로 전파되며 10∼100마리 정도의 적은 균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 1∼7일의 잠복기를 가지지만 보통 3일 이내이며, 전염기는 급성감염기로부터 대변에서 균이 발견되지 않는 기간, 즉 발병 후 4주 이내이다. 드물지만 보균상태가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1998년 경주시에서 발생한 세균성이질에 관한 역학조사 자료를 보면, 9월 24일 모화초등학교에서 설사증세가 집단으로 발병한 후, 9월 28일 설사환자 84명 중 6명에게서 세균성이질균이 검출되었고, 10월 24일에는 92명(모화초등학생 73명, 교직원 1명, 모화리 주민 18명)으로 모화지역 전체로 확진하였다.

경주시 모화초등학생 및 지역주민의 설사증 유행은 음용수가 오염된 것이 원인이었는데, 학교 오수조의 누수에 의한 지하수 및 간이상수도오염이 원인으로 밝혀져 2개의 오수조 누수를 확인하고 교체하였다. 또 안강중학교에서는 화장실 물(지하수)로 양치질한 후 설사 증세를 보이는 등 전국적으로 오수조 누수에 의한 세균성이질 발병이 우려된다.
쪾장티푸스 장티푸스는 설사와 지속적인 발열, 중증의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상대적 서맥, 비종대, 몸통의 장미진(rose spots) 등을 유발하는 전신성 세균성 질환으로 재발이 5∼20%로 비교적 흔하며, 2∼5% 정도는 무증상 만성 보균자가 된다.

파라티푸스 파라티푸스균은 장티푸스균과 마찬가지로 환자나 보균자의 변이나 오줌 속에 배출되며, 파리·바퀴 등의 곤충을 매개로 한 음식물이나 균에 오염된 식수에 의해 경구 감염된다.
2002년 부산광역시 금정구 지역에서 216명이 발생했는데 역학조사 결과 범어사 계곡수를 원수로 하는 간이상수도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어 간이상수도를 폐쇄시켰다.

장출혈성 대장균증 1982년 미국에서 출혈성 장염이 처음 확인되었으며, 1996년에는 소간, 1997년 미국산 쇠고기, 1998년 햄버거 등에서도 검출되었다. 이 균에 오염된 고기를 섭취한 경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장출혈성 대장균증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경우 등 수인성 전파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수돗물에서는 염소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수돗물 이외의 물을 식수로 사용할 경우 동물의 분변 등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증상으로 설사증, 혈변 등이 있고 합병증으로는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 혈전성 혈소판 감소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증은 1998년 우리나라 최초로 환자가 보고되었으며 이후 1999년 2례, 2000년 3례, 2001년 9례, 2002년 8례, 2003년 56례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2001년 울주군의 사례를 보면 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브리오 패혈증 국내에서는 1980년 처음 인지하여 매년 4∼115명 발생하고 있으며, 치사율은 5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건강이상자(간장질환자, 당뇨병 환자 등)가 날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원래 있던 상처 부위나 벌레 물린 곳이 균에 오염된 바닷물이나 소금기가 있는 물과 접촉, 또는 어패류를 손질하다 다치거나, 낚시 중 고기에 찔린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살모넬라증 200여종의 혈청형이 있는 살모넬라증은 자연 숙주인 설치류 병원균의 분포가 많고 균에 오염된 동물성 식품이나 감염동물의 분변에 오염된 음식물, 식수를 먹음으로서 분변-경구 감염된다.

1996년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에서 84세 할머니의 생일 잔치에 참석한 일가친척 및 지역 주민 59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살모넬라증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29명이 설사증세를 보였다. 질병이 발생한 지역 12곳의 지하수를 채취하여 조사한 결과 9곳(75.0%)에서 기준치 이상 검출되어 보균우나 보균자의 분변이 지하수로 흘러들어 오염된 지하수로 음식을 장만, 식기 세척 등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여시니아증 주로 가축에 존재하며, 사람은 우연히 감염된다. 분변→경구 경로로 전파되는데,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과의 접촉, 대변에 오염된 계곡수나 약수, 음식물의 섭취로 전염된다.

1987년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급성신부전 환자 6명이 약수, 계곡수에 의해 감염되었고, 1993년 여시니아의 증세를 보인 144명중 대변 15균주, 약수물 11균주를 분리 배양하였고 2001년 부산 금정구에서 수인성이 유행한 바 있다.

캄필로박터 설사증 분변→경구로 감염되며 주로 돼지와 닭에서 많이 분포하고 있어 조리가 불충분한 닭고기, 돼지고기 섭취에 의해서 발생한다. 충남 유성의 양계단지 마을에서 오염된 우물에 의한 집단 설사증 발생과 2001년 6월에는 서울 강북구의 모중학교에서 설사증이 유행한 바 있다.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소, 개, 돼지, 들쥐, 집쥐, 족제비, 여우 등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하고,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균이 배출되어 늪, 계곡수, 연못 등의 오염된 물에서 작업하는 사람의 미세한 피부상처를 통해 균이 옮겨져 전파되며 주로 농촌 추수기 전후 (7∼11월)에 20∼70대의 농업종사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감염후 보통 4∼19일(평균 10일)간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결막 충혈이 생기며 때때로 황달, 신부전증, 빈혈, 피부출혈이 나타난다.

2. 바이러스

A형 간염 A형 간염은 오염된 식수, 굴 등 날 음식 섭취에 의해 발생하며, 분변 등에 의한 경구감염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A형 바이러스의 자연숙주가 사람이라는 특성 때문에 환경변화에 잘 적응한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A형 간염 발생이 현저하게 감소되었고, 최근 1990년대 중반 이후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항체의 양성율이 약 5%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A형 간염 감염사례가 적었으나 1996년이래 어른과 어린이에서 유행이 보고되고 있다. 유행 원인은 항체 양성율 저하에 기인한다. 1999년 12월 말∼2000년 초에 경기도 일부 지역 군부대에서 125명이 발생하였는데 인근 여러 지역 지하수 오염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무균성뇌막염 대한소아신경학회에서 1993년에 유행한 무균성뇌막염을 전국적으로 실태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벚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 바이러스가 발병 원인의 80%를 차지하고 주증상으로 설사와 두통을 동반하며, 수돗물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여 물과 관련성을 시사하고 있다.

3. 원충

와포자충증(크립토스포리듐증) 1976년에 인체감염이 최초로 보고되었으며 전파경로로는 사람과 사람, 동물과 사람, 분변→경구로 전파되며 주증상으로 수양성 설사, 복통, 발열, 구역, 구토가 있다.

이 병원균은 염소소독 방식의 식수소독이 별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상수도용 소독약에 내성이 있어 끓여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국내에서는 유행이 없었으나 1995년 백혈병 환자 1명, 에이즈 환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1993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시민 160만명이 와포자충증 충난(Oocyst)이 수돗물에 노출되어 40만명(25%)이 발병하여 에이즈환자 100여명이 사망했다. 집중호우와 해빙 후 정수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경우 1996년 사이타마현 오코세군에서 주민 1만여명이 충난이 함유된 수돗물에 노출되었다. 취수장 상류의 분변에 들어있던 충난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 것을 처리되지 않은 채 다시 상수원으로 유입돼 상수원수의 탁도 변화로 정수처리 과정 중 응집제의 주입량을 조정하지 못하여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4. 수인성 전염병 예방요령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배변 후나 외출 후, 음식을 만들기 전, 식사 전에는 손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 둘째, 물과 음식물은 철저히 끓여 먹고, 조리한 음식은 신속히 섭취하여야 한다.
셋째, 칼, 도마, 행주, 식기 등 주방기구류들은 소독을 하거나 삶아서 사용해야 하며, 어패류 등 날 음식류는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하며, 먹을 경우에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넷째, 개인간 접촉을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고리나 손잡이는 소독하여 사용하고, 개인용품을 주고받지 않는다. 핸드폰, 장난감, 문구류를 주고받는 행위나 환자와 손을 잡는 행위는 금지해야 한다.


Ⅱ. 중금속 오염에 의한 건강장해


인체에 건강장해를 일으키는 중금속으로는 6가크롬(Cr+6), 비소(As), 알루미늄(Al), 납(Pb), 카드뮴(Cd), 수은(Hg), 불소(F) 등이 있다. 6가크롬은 피부염, 비점막염, 간염을, 비소는 어지러움, 근육통, 피부암 등을 유발시키며, 알루미늄은 치매, 면역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또 납은 뇌기능 및 학습능력 저하를, 카드뮴은 피로, 위장장해, 요통 등을 유발시킨다.

비소(Arsenic) 중독 1055∼1970년의 915년 사이 구리광산과 제련공장의 오염폐수가 식수원인 우물로 유입하여 칠레북쪽 안토타가스타 지역에 비소오염으로 470만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중독증상으로는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세를 띠는 것은 물론 신경마비, 지각이상 등의 신경 증세가 심하고 탈모 및 색소 침착 등의 피부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WHO에서는 물의 비소표준을 0.05㎎/ℓ로 정하고 있다.

불소 불소는 토양, 물, 동식물 등에 다양하게 존재하며 먹는 물 불소농도의 최대허용치는 1.5ppm으로 주로 충치예방, 치약, 축산, 목재저장, 살충제로 사용된다. 불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섭취하게 되면 생체조직의 칼슘이용 방해, 혈액응고 요인 변화 유발, 심각한 심장장애, 뼈와 치아의 구조 변화, 우울증 유발, 뼈와 신경계를 손상시키는 ‘뼈불소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Ⅲ. 유해물질에 의한 건강장해


대표적인 유해물질에는 질산성 질소, 1.1.-디클로로 에틸렌, 사염화탄소, 벤젠, 에틸벤젠, 페놀, 총 트리할로메탄, 크실렌, 유기인제 농약 등이 있다.

질산성 질소는 유아 청색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벤젠은 백혈병 및 조혈기관 장해를, 에틸벤젠은 기형 및 암을 유발시키고, 수돗물 소독시 발생하는 총트리할로메탄(THM)은 암을 유발시킨다.

특히 페놀은 농도가 1ppm이 넘으면 중추 신경장해 및 암 유발 등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데, 1991년 3월에 발생한 구미 두산전자 페놀방류로 대구지역 상수도가 오염돼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페놀은 상수도 소독제인 염소와 결합할 경우 클로로페놀로 변해 심한 악취를 일으킨다.

메트헤모글로빈증 메트헤모글로빈증은 질산성 질소가 함유된 물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하며, 도시보다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농촌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경우 139명을 대상으로 사례조사를 실시한 결과, 89mg/ℓ 이상 농도의 질산성 질소가 함유된 물을 마신 사람들은 사망률이 10% 증가되었다고 한다. 또한 독일에서도 100mg/ℓ 이상의 질산성 질소가 함유된 물을 음용한 사람들이 발병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증상을 ‘청색증’이라고 부르는데 1993년 1월 25일 서울에서 유아청색증이 발병하여 조사한 결과 지하수에 nitrate 농도가 298.7㎎/ℓ로, 거름으로 사용한 계분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산으로 오염된 지하수에 분유를 타서 유아에게 먹임으로써 나타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처음 발견한 1945년 미국 아이오와에서는 샘물을 먹은 영유아에게 메트헤모글로빈증이 집단적으로 발생했다. 1949년과 1950년에 실시된 조사에서 278건의 증례와 39건의 사망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1945년 첫 사례이래 약 2천건 이상의 질산염 중독으로 인한 메트헤모글로빈증이 보고되어 있는데 치사율은 약 1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쪾트리클로로 에틸렌 70년대 말 미국 워번시에서는 산업폐기물에 함유된 트리클로로 에틸렌에 의해 식수가 오염되어 백혈병이 집단 발병하였고, 이로 인해 사망율이 크게 증가하여, 변호사에 의해 9년간 민사소송이 이루어졌다. 이 사고는 ‘시빌액션’이란 제목의 영화와 책으로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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