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꽃사랑 혼이 흔들리는 만남』

박대문 지음 / 신세림출판사 발간 / 224쪽 / 15,000원

 
시인 박대문이 『꽃 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에 이어 4년 만에 네 번째 꽃시집 『꽃사랑 혼이 흔들리는 만남』을 출간했다.

시인은 전국 곳곳은 물론 우리 식물도감에는 있지만 북한 땅에 자라고 있어 차마 볼 수 없는 우리 꽃을 찾아 연변 일대와 백두산, 몽골, 러시아 사할린, 일본을 다녀왔다. 낯선 땅에서 산들꽃을 찾아 헤맬 적마다 시인은 묵묵히 사진을 찍고 글을 남겼다. 그 발자취가 직접 촬영한 148점의 사진과 148편의 시로 고스란히 이번 시집에 담겼다.

시인이 풀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환경부 과장, 국장(환경정책국장, 대기보전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지내며 오랜 시간 몸담았던 공직을 떠나 무료와 암울한 시간을 보내던 중의 일이다. 꽃의 화려한 겉모습만 보다가 점점 감춰진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다는 시인. 풀꽃만이 지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이들에게도 생(生)이 있고 그 한살이가 하나의 생애(生涯)이며 우리 인간의 삶과 같다는 것을 깨달은 후, 시인은 그 과정서 느낀 것을 오롯이 기록하고자 펜을 들게 되었다.

시인은 10여 년이 넘는 긴 세월을 산들꽃과 함께 하면서 이들이 전해주는 생의 전략과 삶의 지혜, 주어진 삶의 완성과 종족의 대(代) 이음을 위한 조건 없는 순응과 꽃가루받이를 위한 무한 변신, 생을 위한 끊임없는 적응과 처절한 투쟁을 보면서 생명체의 위대함과 생의 존엄스러움을 배웠다고 말한다. 하여 시(時)라 하기에는 미흡하고 겸연쩍지만 그간 살아온 내 삶의 궤적이고 세월의 흔적이며 귀하고 소중한 산들꽃과 오간 소통의 기록이기에 감히 시집이라는 이름을 빌려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시인이 오랜 시간 산들꽃과 나눠온 교감은 이번 시집에 실린 ‘첫 사랑’에서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다. “꽃을 좋아하는 이, / 탐을 낸다. / 꺾어 들고 싶어한다. // 꽃을 사랑하는 이, / 혼을 본다. / 차마 꺾지 못한다. // 혼이 흔들리는 만남 / 사랑이란 / 이런 것인가 보다.” 이를 두고 시인은 꽃을 찾아 헤맨 지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풀꽃 그리움이 깊어가더니만 이제는 ‘영혼마저 흔들리는 꽃 사랑’에 푹 빠진 모양이라고 술회한다.

이시환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 한 권으로 작품의 중심 소재가 된 각종 꽃·나무 등의 생태를 확인할 수 있고, 그들에 대한 시인만의 느낌·생각·감정·의식 등이 씨줄 날줄이 되어서 나타난 한 필의 부드러운 비단을 통해서 부여된 생명의 의미와 그 아름다움을 체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평했다. 


박대문 시인

•경제학 박사, 생물분류기사(식물)
•행정고등고시 합격(22회)
•환경부 환경정책국장·대기보전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1급관리관)
•경기대 겸임교수, 한양대 강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강원풍력㈜ 대표이사
•대관령풍력㈜ 대표이사
•현대시문학 등단(2008년)
•제8회 현대시문학상 수상
•동방문학 동인

 [『워터저널』 2018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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