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지구온난화로 집중호우·태풍 등 자연재해 빈발” 경고

본지, ‘수해 예방’ 연중기획 보도 예정

지난 2월초 UN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금세기 지구의 기온을 올리고 △홍수와 가뭄,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를 악화시키며 △극지방의 얼음을 녹이고 △앞으로 수천년 간 기후시스템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태풍,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1960년대 매년 평균 1천억 원 대에서 1990년대 6천억 원대, 2000년 이후에는 2조7천억 원대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5∼17일 서울·경기·강원도 일원에 쏟아진 폭우로 한강 잠실 고수부지가 물에 잠긴 장면.
특히 세계기상기구(WMO)의 마이클 자로드 사무총장은 지난달 19일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열린 총회에서 “앞으로 지구온난화 때문에 집중호우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며, 허리케인과 사이클론이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기상이변 따른 피해 막대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달 21일 발표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후가 크게 변하면서 지구촌 전체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이제는 기상이변이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일상사’가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해 7월 내린 폭우로 피해를 입은 강원도 인제군 수해현장.
실제로 우리나라의 태풍,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1960년대 매년 평균 1천억 원 대에서 1990년대 6천억 원대, 2000년 이후에는 2조7천억 원대로 확대됐다.

이 보고서는 “2002년 8월 말 발생한 태풍 ‘루사’와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루사’에 의한 재산피해는 총 5조4천696억 원에 사망자 124명, 실종자 60명, 이재민 8만8천625명이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매미’는 모두 4조7천810억 원의 재산피해를 초래하고 사망 117명, 실종자 13명, 이재민 1만975명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 인제군 내린천변에 자리잡은 인제읍 고사리 고사취수장이 산사태로 벽과 기계설비가 모두 쓸려 내려가 천장과 기둥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특히 지난해 한반도의 7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강원·충북지역에 내린 ‘물폭탄’같은 폭우로 인해 70여명이 사망·실종됐고, 이재민도 5천 명이 넘었다.

북한 지역의 홍수피해는 더욱 심했다. 영국 더럼대학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데이비드 페틀리 교수는 지난해 11월 25일 「미국의 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양덕군 일대 지역 위성사진을 관찰한 결과 태풍 ‘빌리’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 명 이상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천수질 크게 악화…물관리 ‘비상’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은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는 물론 하천 수질을 크게 악화시켜 식수오염을 유발시키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06년 전국 하천수질 현황’에 따르면 전국 194개 하천의 목표수질 달성률이 35.6%를 기록, 2005년 42.3%보다 6.7% 포인트나 떨어져 하천 물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 지난해 7월 16일 안양천 둑 유실로 서울 양평동 지역이 물바다가 되어 이 지역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한강은 2002년 이후 목표수질 달성률이 55%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7월 집중호우에 따른 토사 유출, 8월의 극심한 가뭄, 빗물오염이 반복되면서 13% 포인트나 하락한 42% 수준에 머물렀다.

북한강 상류지역은 지난해 7월 강수량이 전년 대비 3.7배로 증가하면서 조사 대상 5개 구간 중 1곳만이 목표수질을 달성했고 낙동강은 9개 구간 중 6개 구간, 금강은 11개 구간 중 2개 구간만이 목표수질을 달성했다. 이에 비해 영산강과 섬진강만 수질이 다소 호전됐다.

서울시와 수도권 주요 상수원인 팔당과 대청호 등 본류 구간은 목표수질 달성률이 41.9%로 2005년 45.2%보다 3.3% 포인트 떨어져 먹는 물의 질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강은 2002년 이후 목표수질 달성률이 55%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13%포인트나 하락한 42%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소양호 탁수현상은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아 정부가 긴급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하천 수질은 집중호우 시 토사유출·빗물오염 등으로 오염이 심화되고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면 유량이 적은 하천 지류의 경우 수질이 급격히 악화돼 수개월간 지속된다. 정부는 이미 1993년부터 2005년까지 13년간 ‘4대강 물관리종합대책’ 예산으로 28조6천억 원을 투입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추가로 32조 원을 더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집중호우와 같은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파괴력 또한 기존의 경우보다 강력할 것으로 전망돼 수질개선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안일한 수방행정, 수해피해 키워

물론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를 완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어느 곳도 없다. 그러나 지난여름 강원도 인제·평창, 서울 양평동 등 수해지역을 둘러본 결과 △무분별한 난개발 △하늘만 쳐다보는 수방(水防)행정 △늑장대처 △허술한 복구로 인한 수해 재발 등 인재(人災)였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우리 모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예방에 주력한다면 인명·재산피해만은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에 『워터저널』은 2007년을 ‘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상이변에 따른 지구촌 피해현황 △정부  수방정책의 문제점 △수해복구지역 재점검 △선진국 수해예방 사례 등을 연중기획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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