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호소 안전의 첫 걸음,  퇴적토사 정책수립 시급”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사)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우리나라의 여름철 강우는 대체로 6월말에 시작하여 7월말에 끝나고 1개월 간의 장마기간 동안 태풍과 함께 집중호우가 동반된다. 최근 기상재해 현황을 보면 대부분 6∼9월의 여름철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최대 발생빈도를 보이는 기상재해는 집중호우와 태풍이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홍수로 저수지, 댐 구조물이 산사태나 퇴적토사량의 증가로 붕괴되는 사고가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저수지는 주로 흙댐(Earthfill dam) 형식으로 건설되어 있어 월류와 침투현상이 발생할 경우 붕괴에 취약하다.

국내외 댐·보 저수지의 붕괴 사례를 살펴보면 세계적으로는 20세기 들어 약 200건 이상의 댐 붕괴 사고가 발생하여 댐 하류지역에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강릉 장현저수지와 동막저수지가 붕괴된 바 있고 고령군 상류부 오봉저수지와 성주댐의 경우 붕괴 직전까지 도달하여 하류부에 붕괴위험에 따른 큰 혼란이 야기되었다.

특히, 충주댐도 1990년대 남한강 유역에 집중 강우로 두 시간 이상 더 비가 내렸으면 댐이 붕괴될 뻔 했다. 1990년 9월 11일에는 남한강 및 북한강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팔당호 수위가 29m까지 올라가 댐이 붕괴될 뻔 했으나, 다행히 콘크리트 댐이라 붕괴는 면했다.

우리나라의 저수지 및 댐의 관리현황을 보면, 한국수력발전용 댐 8개, 양수발전용 댐 13개, K-water 다목적댐 16개, 생활·공업용수댐 4개, 홍수조절용 댐 2개, 한국농어촌공사관리 농업용 저수지 3천372개, 지자체 시군구 관리 농업용 저수지 1만4천105개, 상수원댐 39개로 총 1만7천569개에 이른다,

농어촌공사나 지자체 관리 농업용 저수지 중 만들어진지 50년 이상이 된 것은 1만2천148개소(69.5%)로 퇴적토사가 계속 퇴적되어 그 양을 조사하여 준설도 하고 수량도 확보하여 댐이나 저수지가 붕괴되는 일이 없도록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태풍, 게릴라성 폭우, 홍수에 의해 세계적으로 하상계수가 가장 큰 우리나라는 산사태나 퇴적토사가 매년 쌓인다. 특히, 올해에는 전국적으로 게릴라형 폭우가 많이 발생했다. 이에 호수마다 온통 쓰레기가 범람하고 있다. 이 쓰레기를 빠른 시일에 처리하지 않으면 호소에 축적되어 댐 붕괴의 원인이 되고 녹조가 더 빠르게 번성하게 된다. 지난 8월 26일 폭우로 발생한 대청호 쓰레기 대란은 상수원 관리에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따라서 전국 호소와 저수지의 퇴적조사량과 준설량 조사 연구를 10년마다 조사·연구하는 것을 법제화 하여 수자원정책의 기틀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지금부터 2천500년 전 손자(孫子)는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패(百戰不敗)(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이고 부지피이지기 매전필패(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나 조차도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진다)다’라고 갈파(喝破) 했다. 우리 사회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늘 노출된다. 물관리 일원화를 계기로 하천이나 호소의 퇴적토사 준설량을 조사·연구하여 안전문제가 되는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여 준설하는 정책기틀을 만들어 댐·저수지 안전 선진국이 되자.
 

[『워터저널』 2018년 9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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