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워터레짐』-유역관리론

그간의 물관리 겉으로 드러난 자연과학적 측면에만 치중해 한계
물이용 주체의 권리와 책무, 참여와 협력 등 사회과학적 접근 필요


▲ 오종극 지음 / 이례테크 / 441쪽 / 17,000원
통합물관리 시대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물관리에 대한 책이 발간됐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물에 대해 겉으로 드러난 현상, 즉 자연과학적 측면에만 치중했다. 수질과 수량정책의 이원화로 유역 차원에서 수질·수량·수생태를 통합적으로 연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컸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수질과 수생태, 수요관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합물관리 시대를 열어갈 시작점에 서 있다. 물관리에도 이제는 물이용 주체의 권리와 책무, 참여와 협력 등 사회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워터레짐』에서 ‘레짐(regime)’은 ‘체제’ 또는 ‘제도’라는 뜻으로 보통 가치나 규범, 규칙들의 총합을 의미한다. 즉 물관리를 하나의 체제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은 물관리를 통일된 가치와 규범, 행동양식에 따라 인류·정의·거버넌스·갈등·정치·지속가능성 등 6가지 주제로 다루고 있다.

제1부 ‘물과 인류’는 크게 3장에 걸쳐 생명의 물, 물과 인류 문명, 유역에서의 정책이슈 등에 대해 설명한다. 태초 우리 인류의 자연 속에서의 삶을 시작으로 정착과 문명화, 제국의 탄생과 도시의 발달, 서구의 출현과 현대사회로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물을 인류 문명사에 비추어 살펴봤다.

제2부 ‘물과 정의’는 정의론의 관점에서 물과 관련한 권리(수리권)와 책무(물환경 보전)에 대해 살피고 있다. 상생의 이치, 원칙, 독트린, 국제규범 등에 따라 물을 정의하고, 전유(專有)·연안(沿岸)·유수(流水) 등 유형별 물 분배방식과 그 역사를 되짚어본다. 또 책무의 관점에서 물의 분배와 관련한 여러 원칙을 소개하고, 공유 유역관리론을 설명하며 유역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제3부는 ‘물과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물관리는 점차 정부와 개발 중심의 물관리에서 유역과 보전 중심의 물관리로 바뀌고 있다. 이와 같은 유역의 참여와 협력, 생태계 보전 등에 기반한 물관리는 유역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할 때 가능하다.

▲ 『워터레짐』 저자 오종극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그러나 유역의 자주권만 보장한다고 해서 물관리가 잘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제4부에서는 ‘물과 갈등’을 주제로 갈등관리법에 대해 다뤘다. 물 갈등의 원인과 발전 메커니즘, 물의 갈등관리론을 설명하고 실제 분쟁사례로 한강·낙동강·금강 등 유역 내 갈등을 소개했다.

아울러 제5부는 ‘물과 정치’라는 주제로 물 정치와 관련한 통찰력 깊은 견해를 제시하고 제6부에서는 물과 지속가능성 대해 설명했다.

저자인 오종극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은 1989년 공직에 첫 발을 내딛은 후 한평생을 환경, 특히 물과 관련한 업무를 해왔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 제17대 한강유역환경청장,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오종극 위원장은 “물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과 유학, 연수과정에서 수집한 자료에 기초하여 이 책을 썼다. 통합물관리 시대를 맞이한 지금, 물관리에 권리와 책무, 참여와 협력 등 사회과학적 접근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서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워터저널』 2018년 9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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