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양수 원장 /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연구원


핵심기술 고도화·우수인력 양성 ‘시급’

수도시설 효율적 구축 관리는 21세기 국가경쟁력과 직결
세계 10대 물기업 보유국, 오래 전부터 물산업화 추진
향후 재투자와 인력확보 실패하면 안정적 공급기반 상실

   
■ 세계 물산업 동향 세계 물산업은 19세기 이후 많은 양의 물을 음용 및 산업용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실용화하면서 성장하였고, 19세기말 오염된 물이 전염병의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상하수도의 보급이 시작되었다. 특히 20세기로 들어서면서 인구의 증가 및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등을 통해 크게 성장, 연간 약 500조 원 이상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특히 세계 물시장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프랑스는 19세기 중반부터 전문기업이 지자체와 위탁계약을 맺어 상하수도 공급을 시작, 이후 100년간 물시장이 확대되면서 대형 물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현재 프랑스 최대 물기업인 베올리아는 37개국, 수에즈는 32개국에 진출해 2002년 말 기준 각각 1억 명 이상의 서비스 인구를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도 물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투자소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21세기 최대 유망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2년 현재 약 11억 명이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 상태이며, 26억 명은 기초시설위생 시설이 미비하다고 보고했다. 더욱이 선진국에서도 상하수도 시설의 재투자 시기 도래 및 환경에 대한 욕구가 증가되고 있고, 세계 굴지의 기업인 GE나 지멘스, 다우케미칼 등이 물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어 경쟁을 통한 물산업의 발전이 예상된다.

                                       세계 10대 물기업 현황

순위
기 업 명
(본사 소재)
물기업 브랜드
최근 매출액
(억 원)
서비스 인구
(만 명)
해외사업
비 중
전년 대비
증 감
1
Veolia Env.
(프랑스)

 

113,262
11,496.8
80%
△ 255.7
3
RWE
(독    일)

 

26,162
4,250.0
61%
△ 3,250.0
4
Agbar
(스페인)

 

15,377
2,603.6
39%
△ 886.4
5
Sabesp
(브라질)

 

22,669
2,260.0
0%
-
6
United Utilities (영  국)

 

22,742
2,185.2
57%
△ 203.4
7
Macquarie
(호  주)

 

42,244
2,046.0
33%
-
8
FCC
(스페인)

 

6,549
1,848.0
49%
108.0
9
NWSH
(중국)

 

-
1,612.0
0%
322.0
10
ACEA
(이탈리아)

 

4,663
1,564.5
37%
20.0

특히 미 경제지인 『포춘』은 “물산업은 20세기의 석유산업과 같은 21세기의 최대 유망 산업”이라고 했으며, 세계은행은 “21세기에는 물산업이 연간 수 천억 원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미국에서는 물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설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IT(Information Technology)·BT(Biology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 등 연관 기술의 발달로 인한 물산업의 High-Tech화 등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

■ 세계 10대 물기업 물기업은 상하수도 산업화를 추진한 국가들에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1853년부터 위탁경영을 도입한 프랑스는 세계 10개 물기업 중 1, 2위인 베올리아와 수에즈를 보유하게 되었고, 스페인 역시 1911년부터 위탁경영을 도입해 아그바(세계 4위)와 FCC(세계 8위)를 성장시켰다.

또한 공기업도 물시장에 참여하면서 전문 물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사베습(세계 5위)과 이탈리아의 아체아(세계 10위)는 현재도 공기업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의 민간기업인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즈(세계 6위)와 테임즈워터(세계 7위)는 1973년부터 1989년 공기업 단계를 거쳐 민영화가 되었다. 이외 중국의 NWSH(세계 9위) 경우는 1990년대 초부터 외자유치를 촉진해 성장하게 되었다.

세계 10대 물기업의 주요특징은 첫째, 수자원, 상수도, 하·폐수, 고객관리 등 통합수자원 관리를 추구하며 둘째, 자국시장에서 1천만 명 이상의 서비스인구 확보를 통해 위험부담이  큰 해외사업 진출에 자국 시장 기반을 경쟁력으로 작용시킨다.

셋째, 해외사업 확대 및 국제 증시 상장 등 세계화를 추구하며 넷째, 물 분야 고객 확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다섯째, 핵심역량인 사업관리에 주력하고 나머지는 외부조달의 형태로 수직적 통합을 약화시켜 나가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여섯째, 지역 공공 서비스 분야인 전기, 가스, 쓰레기, 통신, 대중교통, 물류 등과 함께 관련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 국내 수도산업의 현실 우리나라의 수도는 광역상수도, 지방상수도, 하수도로 분리되어 있다. 지방상수도와 하수도 사업은 164개의 지자체별로 공무원조직이 직접 운영하고 있고 수처리 단계별로 관리주체가 분할되어 있다. 현재 수도보급률은 90.1%, 하수도보급률 81.4%이며, 광역상수도(원수, 정수)의존률은 전국 평균 38.7%, 시·군 단위 56.2% 정도이다.

   
국내 수도산업은 지자체의 낮은 투자 순위로 인해 기존 시설의 재투자가 부족,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어 계속 방치되면 공급기반의 붕괴로까지 연결돼 경제적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사진은 수자원공사 성남 광역정수장 전경.
우리나라 수도산업은 오는 2011년이면 신규 확장 중심의 인프라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발굴되지 않으면 수도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한 지자체가 사업자와 규제자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지규제적 모순과 전문성의 부족으로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며, 더욱이 기업의 자율성과 거버넌스가 미흡한 현재의 체제로는 국민의 불신 해소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지자체별로 수도사업이 수행됨에 따라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되어 있으며, 중소 시·군은 전문인력과 재원의 부족으로 운영관리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수도산업은 지자체의 낮은 투자 순위로 인해 기존 시설의 재투자가 부족,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어 계속 방치되면 공급기반의 붕괴로까지 연결돼 경제적 손실이 초래되고 있다.

또 정년 퇴임 등으로 기존의 전문인력이 이탈되고 있으나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에 우려를 낳고 있다. 아울러 오는 5월 EU와의 FTA 협상 및 10월 예정된 국제표준화기구의 상하수도 서비스 국제표준화 제정 등 시장개방을 앞두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 결과적으로 국제 환경 변화에 취약한 문제점이 있다.

■ 수도산업 육성 필요성 수도산업은 국가경제상 비중이 GDP의 1.24%로 파급효과가 큰 기간산업이다. 이런 수도시설의 효율적 구축·관리는 21세기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며, 이로 인해 적기·적정 재투자로 경제적으로 최적인 시설상태로의 유지가 필요하다.

또 물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해 경쟁력 있는 인력기반을 구축, 전문가 중심으로 질적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운영기반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선진국 진입에 따른 수요 고급화에 대응하고 ISO의 상하수도서비스 국제표준 도입에 대비, 국내 서비스 수준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불리한 물사정을 극복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그동안 정부의 R&D 투자로 물관련 연구인력 및 기술개발 기반 성숙돼 있다. 또한 세계 최대 물시장인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리적, 문화적 접근성 유리 등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여건들을 활용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토종 물기업 육성으로 다국적 기업의 국내시장 잠식을 방어해야 하며 한정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 물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문 물기업 중심으로 물산업의 지속성장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 정부의 물산업 육성정책 물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2월 국무회의에서 ‘물산업 육성방안’을 의결했고, 당해 12월까지 ‘물산업 육성 5개년 추진계획’을 수립 연구했으며, 지난 3월 물산업 육성 TFT를 구성·운영,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전으로는 물산업 강국을 구현하고 목표로는 10년 내에 20조 원 규모의 산업으로 육성과 세계수준의 스타 기업을 세계 10위권 이내에 2개 이상의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중점 과제로는 △상하수도 서비스업의 구조개편 추진 △상수도 인프라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핵심기술 고도화 △우수인력 양성 △수출역량 강화 등이다.

   
▲ 국내 수도사업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기업간의 직·간접적인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기술개발을 하도록 하고 소비자가 알기 쉬운 성과평가제도를 도입, 산업환경 조성 및 제도 정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진은 수자원공사가 글로벌 물기업이 되기 위해 지난 3월에 준공한 ‘상하수도 연구·교육센터’에 설치된 막여과시설.
국내 수도사업 발전방안에는 △효율적인 수도산업 거버넌스 구축 △전문기업과 연관산업의 공동발전 △투자유인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 △핵심기술 고도화 및 우수인력 양성 △해외 물시장 진출역량 강화 △물산업 육성기반 법제화 등이 있다.

첫 번째, ‘효율적 수도산업 거버넌스 구축’으로 사업자와 규제자간의 명확한 분리가 필요하다. 전문기업은 사업을, 지자체는 규제하는 업무를 담당해 상하수도를 통합, 지자체간 사업 광역화 등 함께 추진해서 사업자와 규제자를 명확하게 분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사업자간 경쟁체제 형성이다. 전문기업간의 직·간접적인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기술개발을 하도록 하고 소비자가 알기 쉬운 성과평가제도를 도입, 산업환경 조성 및 제도 정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부 차원의 감독기구 신설 및 지자체들의 규제역량 보완과 소비자의 참여 확대 및 대표기구 설립 등 역할을 강화해서 정부와 소비자를 통한 기능 보완을 해서 효율적인 수도산업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전문기업은 수도사업의 경영관리 및 서비스 공급을, 연관 산업은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 설비, 기자재 등 공급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한편, 평가기준 및 절차 등 기술중심 계약제도 활성화하고 각종 제도를 도입시키고 수도산업 전문업체를 양성해 자유로운 기술경쟁을 통해 여관산업이 발전하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공동발전 협의체를 구성·운영하여 수도산업과 연관 산업의 공동발전을 위해 상시 협의하여 국내시장 확대 및 해외시장 공동진출 방안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투자유인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이다. 전문기업의 투자가 수반되는 상하수도 위탁시장을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지방상수도 운영효율화 사업의 경우 기존시설에 대한 재투자를 5배 이상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또 개·대체 기준 수립, 유수율 관리 강화 등 재투자를 유도하고 정부의 상하수도 인프라 투자 확대 및 산업폐수 관리체계 선진화 등을 통해서 상하수도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미래시설 개량비용까지 감안하는 선진국형 요금으로 전환을 해서 안정적인 장기투자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네 번째, 핵심기술 고도화 및 우수인력 양성이다. 연구개발 역량 확충을 위해서 마스터플랜 및 기술로드맵(TRM)수립을 추진하며‘물산업기술 연구조합’설립해 핵심기술 연구개발 촉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술연구, 특허, 학술논문 등 연구성과에 대한 DB를 구축하고 우수인력 양성기반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다섯 번째, 해외 물시장 진출역량 강화이다. 해외진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해외 물산업 정보 포털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해외시장 개척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며, ‘물산업해외진출협의회’를 운영해 상시적, 종합적인 정보교환과 대형 프로젝트 컨소시엄의 구성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진출 교두보 확보를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물 분야에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자원외교와 연계한 물산업 해외진출 추진을 위해서 자원개발 공기업인 한국전력,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업진흥공사, 석탄공사 등과 공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 물산업 육성기반 법제화이다. 물산업 육성과 수도산업 거버넌스 효율화를 위한 법적근거, 지원조직, 재원, 정보체계 등 마련할 필요가 있다.

■ 결 론  우리나라의 물산업 발전과 물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수도 사업의 각 주체가 되는 정부, 사업자, 관련업체, 학계, 연구기관간의 역할분담과 공동발전을 통해서 국내 물산업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물산업 핵심 기술을 개발, 나아가 해외 물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